현대·기아차, 쎄타2 엔진 보증기간 '10년 19만km'로 연장

-대상 차량은 2.4GDi/2.0 터보 GDi 엔진 적용 22만4240대

아주경제 윤태구 기자 =현대·기아자동차가 국내 고객 신뢰 제고를 위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쎄타2 엔진'의 보증기간을 미국과 같은 수준으로 연장하기로 했다.

12일 현대·기아차는 국내에서 쎄타2 2.4 GDi/2.0 터보 GDi 엔진을 장착한 차량의 엔진(숏 블록 어셈블리) 보증 기간을 기존 5년 10만km에서 10년 19만km로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에서 실시하고 있는 보증 기간인 10년 12만마일(19만3000㎞)과 같은 것이다.

대상 차량은 쎄타2 2.4GDi/2.0 터보GDi 엔진을 적용한 쏘나타(YF), 그랜저(HG), K5(TF), K7(VG), 스포티지(SL) 22만4240대다.

또한 현대·기아차는 기존 보증기간이 종료돼 유상으로 수리한 고객에게는 수리비, 렌트비, 견인비 등에 대해 전액 보상한다는 계획이다.

[표=현대기아차 제공]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이번 보증 기간 연장은 현대·기아자동차에 대한 고객 여러분들의 믿음과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고객 관점에서 판단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나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불거진 역차별 논란을 해소하고자는 분위기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해 미국 엔진 공장 청정도 관리 문제로 인해 미국에서 생산판매한 2011 ~ 2012년식 쏘나타의 리콜을 실시하고, 2011년식 ~ 2014년식 쏘나타의 보증기간을 연장한 바 있다. 기아차 미국 법인도 현지에서 동일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최근에는 집단 소송을 제기한 미국 소비자들에게 수리 비용 전액을 보상해주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이같은 조치를 취하지 않아 역차별 논란이 불거졌다. 이번 조치를 통해 한국 소비자와 미국 소비자는 동일하다는 원칙을 재확인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미국에서 실시된 리콜과는 분명히 다르다는 입장은 고수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미국 쎄타2 엔진 문제는 특정 생산공장(미국 앨라배마) 가공과정에서 발생한 사안으로 국내 생산·판매 차량에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여전히 일각에서는 불만을 제기하는 고객들이 상당수 남아있어 이번 보증 기간 연장을 통해 논란을 불식시킬 수 있을지 관건이다. 실제로 일부 국내 고객들은 미국 고객과의 형평성을 제기하며 리콜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에 동참하거나 직접 리콜을 신청하는 등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오로지 고객의 관점에서 결정한다는 원칙을 견지하고 향후에도 철저하게 모든 사안을 계속 점검할 것"이라며 "특히 고객 지향의 기술 개발 및 품질 확보를 통해 고객 만족도 향상에 더욱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