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화 퇴임-1] 국회법 개정안 후폭풍·선진화법 헌재 결정…핵심 관전 포인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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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5-2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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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문가진단] 법률·정치전문가 5인 “朴대통령 거부권 행사, 헌법 원리 위배”…선진화法은 팽팽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접견실에서 퇴임기자회견을 마친 정의화 국회이장이 착잡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아주경제 남궁진웅 기자 timeid@]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정치가 변해야 한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25일 떠났다. 19대 국회 후반기 입법부 수장을 맡았던 정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퇴임 기자회견을 열고 87년 체제의 부정적 유산인 1노3김(一盧三金)의 지역주의와의 결별을 촉구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낡고 익숙한 것과의 결별을 위한 개헌 논의를 주문했다. 여전히 국회 중심에 선 정 의장은 중도세력의 ‘빅텐트’를 골자로 하는 제4의 길 모색에 나설 예정이다.

‘의회주의자’ 정 의장은 취임 후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비롯해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 처리, 국회법 개정안 등 정치적 변곡점마다 정공법을 택했다. 야권에서조차 경의를 표하며 정 의장의 의회주의 정신을 높게 평가했다.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정 의장은 여의도 정치와 작별을 고했지만, 19대 국회가 풀어야 할 숙제는 적지 않다. ‘국회법 개정안’(일명 상시 청문회법)과 ‘개정 국회법’(일명 국회선진화법)이 대표적이다. 두 법안은 20대 국회 초반 정국주도권 향배의 방향타다.

◆“대통령 국회法 거부권 행사? 그게 위헌”

이날 본지는 5선 국회의원을 지낸 박찬종 변호사(아시아경제연구원 이사장)를 비롯해 노영희 변호사(법무법인 천일),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연구교수, 이재교 변호사(세종대 교수),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5명의 법률·정치 전문가와 함께 두 법안의 쟁점을 분석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여부와 맞물린 ‘상시 청문회법’의 핵심 쟁점은 △법안의 위헌성 여부 △보류 거부와 자동폐기 상관관계 △대통령 거부권 행사 시 20대 국회 재의결 권한 △국무총리의 거부권 대행의 합헌성 등이다.

상시 청문회법은 헌법 제61조(국정감사 및 국정조사)와 직결한다. 청문회 소집 요건을 제한적으로 적시한 헌법과 달리, 국회법 개정안은 청문회 개최의 주체를 기존 국회에서 상임위원회까지 확대했다. 국회 청문회의 개최 조건을 ‘소관 범위’까지 완화한 것이 월권에 해당하느냐가 쟁점거리인 셈이다. 

이에 5명의 전문가 모두 “위헌성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박 변호사는 “상시 청문회법은 헌법이 규정한 범위 내의 입법안”이라며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그것이 위헌”이라고 말했다. 서복경 교수는 “문제가 되는 현안 청문회의 경우 특정 사안의 정책과 맞물려 있는 경우가 많다. 이는 이분법적으로 구분할 수 없는 문제”라며 “청문회를 통해 대안을 모색하는 것은 입법부와 행정부의 소통 방식으로, 세계적 추세”라고 전했다.
 

국회 본청, “정치가 변해야 한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25일 떠났다. 19대 국회 후반기 입법부 수장을 맡았던 정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퇴임 기자회견을 열고 87년 체제의 부정적 유산인 1노3김(一盧三金)의 지역주의와의 결별을 촉구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낡고 익숙한 것과의 결별을 위한 개헌 논의를 주문했다. 여전히 국회 중심에 선 정 의장은 중도세력의 ‘빅텐트’를 골자로 하는 제4의 길 모색에 나설 예정이다.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tlsgud80@]


◆“‘보류거부=폐기’ 아냐”…선진화法 의견 ‘분분’

여권에서 제기된 보류 거부에 따른 자동 폐기 역시 “헌법 밖의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한상희 교수는 헌법 제53조를 거론하며 “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대통령은 15일 이내에 공포해야 한다”며 “대통령이 공포하지 않더라도 15일이 지나면 법률로서 확정된다”고 말했다. 노영희·이재교 변호사도 “보류 거부를 했다고 자동 폐기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20대 국회의 재의결 권한(대통령 거부권 행사 시)에 대해서도 모든 전문가들은 “입법부 지위는 변함이 없다. 재의결은 국회의 당연한 권리”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국무총리의 거부권 행사 여부도 쟁점거리다. 앞서 박 대통령은 2013년 11월 통합진보당에 대한 위헌정당 해산심판 청구 당시 서유럽 순방 중인 관계로 ‘전자결재’로 대신했다. 한 교수는 이에 대해 “위헌정당 해산심판 청구의 주체는 ‘정부’이지만, 거부권 행사의 주체는 대통령”이라고 꼬집었다. 

선진화법에 대해선 의견이 찬반 의견이 분분했다. 핵심은 국회법 제85조의 2 제1항(안건의 신속처리)의 ‘가중 다수결’(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이 동의해야 신속처리 법안으로 상정)이다.

박 변호사는 “헌법은 헌법 개정과 대통령 탄핵,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의 재의결 등 예외적으로만 국회의원 재적 ‘3분의 2’를 명시했다”며 “하지만 선진화법은 ‘의결’이 아닌 ‘본회의 상정’에 가중 요건을 뒀다”고 위헌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노영희·이재교 변호사 등은 “선진화법은 국회 자율권에 해당한다”라고 반박했다. 서 교수도 “헌법에는 국회 자체에 규칙제정권을 명시하고 있다”며 “이것이 위헌이라면 행정부의 자기규칙제정권과 지방정부의 조례제정권 등 기존의 룰이 깨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헌법재판소는 26일 선진화법 권한쟁의 심판에 대한 결정을 선고한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접견실에서 퇴임기자회견을 마친 후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아주경제 남궁진웅 기자 time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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