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그룹, 2년4개월 만에 법정관리 끝내고 새 출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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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2-03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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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유선준 기자 =1조3000억원 규모의 사기성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발행으로 투자자 수만명을 울리며 파산한 동양그룹의 지주회사 ㈜동양이 법정관리를 끝내고 새로운 기업으로 출발하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파산6부(윤준 수석부장판사)는 3일 ㈜동양의 회생절차를 종결하기로 했다.

㈜동양은 보유하던 동양매직, 동양파워, 동양시멘트 주식 매각대금으로 채무 7074억원(회생담보권 1825억원, 회생채권 5198억원, 조세채권 51억원)을 모두 조기에 변제했다. 여기에 소송 등 사유로 지급을 보류한 33억원을 제외됐다.

이로써 2013년 9월 30일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해 다음 달 17일 법원이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한 지 약 2년4개월 만에 법정 관리를 졸업하게 됐다.

회생신청 당시 3만7000명가량의 대규모 채권자를 피해자로 만들며 파산까지 우려됐던 회사가 실질변제율 100%를 초과 달성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사례라고 법원은 설명했다.

특히 동양 사건은 대규모 채권단이 존재하고 그룹 계열사의 동시 회생신청이 이뤄지면서 절차 진행을 맡은 법원에 큰 고민거리를 안겨줬다.

법원은 개인채권자들을 중심으로 자발적으로 형성된 채권자 단체에 자문기관과 사무실을 제공하는 등 적극 지원하며 채권자 단체의 협조를 이끌어내는 한편, 결의 절차에서 최초로 OCR(광학식 문자판독기)을 도입해 3만여 명 채권자들의 찬반 등 의사표시를 정확하고 빠르게 집계하도록 했다.

또 한 명의 재판장이 관련 사건을 맡아 진행하는 등 절차적 병합을 시도하고 계열사 사이 이해 충돌을 조정하기도 했다.

이제 동양은 채무 대부분을 변제함으로써 실질적으로 무차입경영이 가능한 상태가 됐고 이에 따라 매년 발생하는 영업이익을 모두 기업가치 향상을 위한 시설투자나 주주 이익배당 등에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옛 주식 감자와 출자전환 등을 통해 현재 대주주가 없고 다수의 소액주주들로 구성됐는 데다 채무를 모두 변제하고도 5000억원가량의 여유자금을 보유해 적대적 인수합병(M&A)의 표적이 돼 있는 상황이다.

법원은 적극적인 개입에 의한 인위적인 M&A를 자제하는 대신, 소수지분만으로 경영권을 좌지우지할 수 없도록 정관변경 등으로 그런 시도를 견제하고 시장에서 경쟁을 통해 자연스럽게 대주주가 결정되도록 유도해 왔다고 설명했다.

또 상임감사의 기능을 강화하고 오수근 이화여대 교수(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장), 정동민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전 서울서부지검장), 이헌욱 법무법인 정명 변호사(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본부장) 등 명망있는 인사들을 사외이사로 선임해 현 경영진을 견제하도록 했다.

법정관리를 거친 ㈜동양이 이른바 '국민기업'으로 시장에서 계속 살아남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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