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親美 발언, ‘중국’ 잃고 ‘보수’ 얻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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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7-30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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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태평양 너머 미국을 방문 중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발언에 연일 한국 정가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이번 방미 일정을 ‘정당 외교’라고 강조했지만, 김 대표가 10여명의 적잖은 수행단을 이끌고 집권여당 수장으로서 사실상 ‘차기 대권 행보’에 나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때문에 김 대표가 현지에서 쏟아낸 발언의 저의(底意)를 두고 향후 정치적 이해득실을 따져볼 법하다.
 

미국을 방문 중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8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 레이번 하원의원회관에서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을 만나 환담을 나눴다.[사진제공=새누리당]


무엇보다 가장 화제를 모은 것은 이른바 “중국보다 미국” 발언이다. 워싱턴 주재 특파원과의 만찬에서 김 대표는 “우리에게는 역시 중국보다는 미국”이라며 “미국은 유일한, 대체 불가능한, 독보적인 동맹이라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며 고 말했다.

그는 우드로윌슨센터 연설에서도 “한·미 관계는 전면적인 관계이고, 한·중 관계는 분야별 일부의 관계”라고 했다.

김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이전 정부에 비해 한층 친중(親中) 노선을 취하고 있는 박근혜 정부에게는 다소 껄끄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국민적으로 친중 보다는 친미(親美) 정서가 큰 점을 볼 때, 김 대표 입장에서는 얻은 게 더 많아 보인다. 미국과의 우방을 강조한 ‘안보 프레임’을 확실히 해 국내 보수층을 끌어안기에 성공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 30일 ‘리얼미터’가 미국과 중국의 상대적 중요성에 대한 국민인식을 조사한 결과, 미국과의 관계가 더 중요하다는 응답이 과반(50.6%)으로, 중국과의 관계가 더 중요하다는 응답(37.9%)보다 12.7% 높았다.

문제는 김 대표의 이번 발언이 전략적 모호성으로 실리를 추구해야 하는 게 외교의 기본이란 점에서 ‘정당 외교’를 한다면서 실언을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김 대표가 향후 대중관계에서 이번 발언이 불필요하게 빌미로 잡힐 것이란 우려도 제기한다.

앞서 김 대표는 지난해 10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한중관계의 중요성을 역설한 바 있고, 2013년 1월 박 대통령 당선인 특사단장으로 방중 했을 때도 “한국으로서는 미국과 중국 중 어디가 더 중요하다는 말을 하기가 그렇다”라고 말한 바 있어, 집권여당 수장이 오락가락한다는 비난도 들린다.

김 대표는 이 같은 논란에도 친미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김 대표는 나흘간의 워싱턴 행보를 끝내고 29일(현지시간) 뉴욕 콜럼비아대 강연에서도 종전 70주년을 언급하며 “지난 70년의 역사는 한국과 미국의 관계가 ‘혈맹’으로 발전한 역사”라며 또 한 번 “대체 불가능하며, 독보적이고 유일한 동맹”이라며 한미동맹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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