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빅3, 2분기 영업손실 4조7000억원 ‘사상 최악’(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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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7-29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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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각사 제공]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시장의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국내 빅3(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조선사들의 2분기 실적이 일제히 공개됐다. 이들 조선3사의 영업손실은 총 4조7000억원 수준으로 조선역사상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29일 조선3사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연결기준 잠정 실적 공시를 통해 올해 2분기 영업손실이 3조318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적자규모가 확대됐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조6564억원, 당기순손실은 2조4816억원으로 전망했다.

현대중공업도 이날 공시를 통해 연결기준 2분기 영업손실은 1710억원을 기록하며 7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1조9461억원, 당기순손실은 2424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중공업은 2분기 연결기준 1조5481억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1조4395억원, 당기순손실은 1조1550억원이다.

대우조선해양의 이번 분기 실적은 해양플랜트에서의 원가 증가와 장기매출채권의 미회수, 자회사 손실 등이 이유다. 특히 노르웨이의 송가 오프쇼어(Songa offshore)로부터 수주받은 반잠수식 시추선의 인도지연이 결정타를 날렸다. 업계는 척당 5억 달러인 공사계약금보다 약 40% 이상 추가 공사비용이 들어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선주측과의 협의(Change Order, 주문변경)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추가비용은 고스란히 공사손실충당금로 설정된 상태다.

또 자회사인 루마니아 망갈리아 조선소에서 대규모 적자가 기록됐고, 풍력부문 계열사의 부실 또한 적지않은 영향을 끼쳤다. 현재 산업은행을 중심으로 한 실사단이 지난 21일부터 실사에 나선 상태로 결과는 이르면 다음 달 말에서 9월초에 나올 전망이다.

대우조선해양은 “극지용 반잠수식 해양시추선인 송가 리그(Songa Rig) 프로젝트와 같은 미경험 해양프로젝트 건조 과정에서 공정지연 등으로 투입원가가 증가해 손실 규모가 확대됐다”면서 “2010년 이후 해양 프로젝트가 대형화, 고사양화, 고난이도화 되는 상황에서 이를 턴키공사(EPC)로 수주함에 따라 발주사와 건조사 모두 기존에 경험한 적이 없는 혼란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혼란은 조선사의 건조비용 상승과 손익 악화로 이어졌다”면서 “설계에서 발주사와 조선소간의 혼란은 생산과정에서 일정지연과 재작업으로 이어졌고, 인력 부족으로 미숙련 작업자까지도 투입돼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조선업계와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대우조선해양의 손실은 대부분 청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정 사장의 의지에서 드러나는데 그는 “주주와 금융시장, 고객, 내부 구성원들이 느끼는 혼란을 조기에 해소하고 회사 재무 개선을 시급히 이룰 것”이라며 “이를 위해 잠정 파악된 손실을 회계 원칙에 따라 이번 2분기에 모두 반영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한 바 있다.

삼성중공업도 나이지리아의 에지나 FPSO(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면서 큰 폭의 적자를 기록했다. 앞서 지난 1분기에도 에지나 프로젝트에서 3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바 있어 삼성중공업이 그간 누적된 부실을 이번 대우조선해양의 빅배스(Big Bath)에 맞춰 대부분 털어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회사측은 “지난해 1분기에 대형 해양프로젝트의 손실이 예상돼 충당금을 설정하고 조기 정상화를 추진해 왔다”면서 “하지만 해양 EPC 프로젝트의 경험 및 역량 부족으로 인한 설계 물량 증가, 자재 발주 지연 등으로 추가 공정지연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협소한 공간에서 작업이 이뤄져 생산효율 저하가 예상보다 크게 나타났다. 이로 인해 생산 공수가 급증하면서 손실 폭이 커졌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3조원대의 영업손실을 감수하면서 부실을 털어냈던 현대중공업도 인도를 앞두고 막바지 작업중인 호주 고르곤 프로젝트에서 발생한 손실과 지난 2012년경 수주한 반잠수식 시추선에서의 손실 등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회사는 “조선부문 반잠수식시추선 등 특수선박 인도지연으로 인한 추가비용이 발생했고, 해양부문 해외 현장 설치공사비 증가와 일부 공사의 공정 지연, 선박 2000척 달성기념 특별격려금과 퇴직위로금 등 967억원의 일회성 비용 발생 등이 영향을 끼치며 적자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이번 조선업체들의 대규모 적자는 반잠수식 시추선을 포함한 해양플랜트 전반의 문제”라면서 “한 번에 너무 많이 수주한 것이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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