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형제의 난’ 신동빈 회장, 형 신동주 전 부회장에게 ‘완승’…실제 경영 승계까진 '첩첩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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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7-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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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동주 전 부회장 쿠테타 실패…창업주 신격호 총괄회장은 퇴진

[그래픽=아주경제 미술팀 김효곤 기자]


아주경제 정영일 기자 = 신격호(94) 롯데그룹 창업자의 장남 신동주(61) 전 일본롯데 부회장과 차남인 신동빈(60) 한국 롯데그룹 회장 간의 분쟁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일단 27∼28일 일본에서 시도된 장남의 '쿠데타 시도'는 실패로 막을 내렸다.

쿠데타가 실패한 현재 시점에서는 신동빈 회장이 한국과 일본 롯데의 외형상 '절대 왕좌'를 차지하게 됐다. 지난 2011년 2월 한국 롯데그룹 회장에 오른지 만 4년 5개월여만이다.

한국 롯데그룹은 28일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회를 열고 신격호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를 명예회장으로 추대하는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창업자인 신격호 총괄회장이 일선에서 퇴진했다는 의미다.

이번 결정이 급박하게 전개된 것은 신동빈 회장의 형인 신동주(61) 전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이 원인이다.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그룹 부회장 겸 대표이사는 지난해 12월 26일 일본 롯데 부회장은 물론 롯데상사 부회장 겸 사장, 롯데아이스 이사에서 해임됐다. 이어 올해 1월 8일에는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 직에서도 물러났다.

반면 신동빈 회장은 지난 15일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 전격 선임됐다.

따라서 이번 쿠데타는 한국과 일본을 모두 장악한 것에 반감을 가진 신동주 전 부회장이 부친을 앞세워 감행한 것이란 게 롯데 측의 주장이다.

실제로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은 누나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신동인 롯데자이언츠 구단주 직무대행 등을 포함해 친족 5명과 함께 지난 27일 전세기 편으로 일본으로 건너갔다. 그들의 일본행은 집무실이 있는 롯데호텔을 비롯해 한국 롯데그룹이 전혀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비밀리에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고령으로 거동과 말이 불편한 신 총괄회장은 이날 오후 일본에 있는 롯데홀딩스 사무실에 나타나 신동부 전 부회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손으로 차남인 신동빈 회장과 신 전 부회장을 대신해 일본 롯데홀딩스를 운영해 오던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대표이사 부회장 등 6명의 이사를 해임하라고 일본 롯데홀딩스 직원들에게 지시했다고 한다.

이 소식을 들은 신동빈 회장 등은 "신 총괄회장의 결정이 이사회를 거치지 않아 불법적"이라며 28일 정식 이사회를 열고 신격호 총괄회장을 일본롯데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직에서 물러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신 총괄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의 명예회장이라는 직책만 남기게 됐다.

이런 가운데 롯데의 후계구도와 경영권은 '오리무중' 상태로 접어들었다. 부자 간의 '해임'까지 오가면서 실제로 신격호 회장의 '후계자 의중'은 신동주, 신동빈 가운데 누구에게 있느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계와 롯데그룹 등에 따르면 일본 롯데그룹의 지주사인 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는 광윤사(光潤社)라는 기업으로 롯데홀딩스 지분 27.65%를 갖고 있다. 신동빈 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이 19.1%, 신동주 전 부회장의 지분은 이보다 조금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신 총괄회장이 나머지 지분 대부분을 가진 만큼 그의 선택에 따라 롯데그룹 후계 구도는 언제라도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재계 관계자는 "지분 정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신동빈 회장을 제외한 나머지 형제들이 하나로 뭉쳐 반기를 들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향후 지분 대결이 펼쳐질 수도 있기 때문에 당사자들은 현재 치밀한 전략을 수립하고 있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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