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이후 한국 주식·채권시장 250조원 순유입…신흥국 3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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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6-10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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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긴축' 충격서 완전히 벗어날 수 없어

[사진= 아이클릭아트]


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한국 주식·채권시장이 흡수한 외국인 자본이 주요 신흥국 18곳 가운데 세 번째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블룸버그와 교보증권에 따르면 2010~2015년 한국 주식은 395억달러(44조2000억원), 채권 시장에서의 외국인 순유입액은 1864억달러(208조7000억원)로 조사됐다.

한국 시장으로 순유입된 총액은 2259억달러(252조9000억원)로 집계 대상 18개국 가운데 이스라엘(1조3065억달러·1463조1000억원)과 카타르(4167억달러·466조6000억원)에 이어 3위에 올랐다.

멕시코(1498억달러·167조7000억원)와 인도(1457억달러·163조1000억원), 인도네시아(1210억달러·135조5000억원), 태국(1180억달러·132조1000억원)이 한국에 이어 4~7위를 기록했다. 체코(-136억달러·-15조2천억원)가 유일한 순유출 국가였다.

금융위기 이후 경제살리기에 나선 미국, 일본,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등 주요국들이 양적완화로 유동성을 풀면서 신흥시장에도 돈이 몰렸다. 하지만 5년간 이어진 신흥국들의 ‘유동성 잔치’는 올해로 막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 특히 한국을 비롯한 신흥시장에서 ‘서든 스톱(sudden stop·갑작스러운 자금 유입 중단)’과 자금 유출이 예상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재닛 옐런 의장이 올해 안에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경쟁적으로 통화량을 늘려오던 선진국이 출구전략에 돌입하면 신흥국은 외국인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 환율폭등, 외환사정 악화, 주가폭락 등 금융시장에 충격을 받게 된다.

국제금융협회(IIF)는 올해 한국 등 신흥국에 관한 투자가 지난 2009년 이후 6년 만에 최저치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IIF는 지난달 말 발표한 보고서에서 신흥국의 채권과 주식, 직접투자 등을 포함한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유입 규모가 지난해 1조500억달러(1175조원)에서 올해 9810억달러(1098조원)로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블랙록의 아메르 비삿 펀드 매니저는 “미국 연준이 금리를 올릴 때마다 신흥시장에 심각한 압박이 가해졌다”며 “신흥시장의 대응력이 (이전보다) 나아졌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은) 여전히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고 분석했다.

한국은 경상수지 흑자와 외화보유액, 총외채 대비 단기외채 비중 감소로 금리 인상의 직접적 충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의 단기 외채는 2010년 1400억달러(156조원)에서 2015년 현재 1153억달러(129조원)로 줄어들었다. 외환보유고도 3700억 달러(414조원)로 풍부하다.

한국의 자금 유출 강도는 다른 신흥국보다 덜 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미국발(發) 긴축의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다.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돼 타격을 받을 수 있고 금리인상에 따른 가계부채도 폭증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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