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일 안 하고 '노는 사람' 처벌법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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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4-27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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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업연령기 성년 대상…임산부·장애인 등 제외

  • 입법화 가능성 낮아…"국민의 자유 제한 안 돼"

러시아 제2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의회가 일정 기간 동안 노동을 회피하고 있는 사람을 처벌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라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사진= 아이클릭아트]


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야는 “상트페테르부르크 의회가 적당한 일자리가 있는데도 6개월 이상 노동을 회피하고 있는 사람을 처벌하는 개정안을 포함해 일련의 연방법 개정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개정안에 따르면 대상은 취업연령기의 성년이며 특히 일을 하고 있더라도 등록하지 않는 이른바 비공식 노동자들을 ‘기생 인구’로 취급한다. 다만 임산부, 14살 미만의 자식을 둔 여성, 장애인을 보호하고 있는 사람 등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했다.

발의자인 안드레이 아노힌 의원은 “노동은 모든 시민들의 신성하고 중요한 의무로 받아들여져야만 한다”면서 “‘기생인구’를 처벌하려면 노동이 시민의 의무라는 점을 명시하도록 헌법을 수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법안에 관한 반발이 거세 입법화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러시아 국가두마(하원) 헌법·국가건설위원회의 알렉산드르 아게예프 제1 부위원장은 “이번 개정안은 시민권을 제약하는 것일 수 있으며 특히 요즘처럼 노동시장이 복잡한 상황에서는 시기상조”라며 “헌법을 수정하고 개정해야 할 필요는 있지만 이는 국민의 권리와 자유를 고양하기 위한 것이라야지 그것을 제한하기 위한 것이어서는 안 된다”고 일축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앞서 러시아 시사주간 ‘아르구멘트이 이 팍트이(논거들과 사실들)’는 지난 16일자 인터넷판에서 “국제유가 하락과 서방의 대(對)러시아 경제 제재 등으로 러시아에 전국적으로 감원 열풍이 불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잡지는 러시아 노동부 자료를 인용해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3개월 동안 실업자가 14만2000명 늘었고 이와 별도로 10만4000명이 무급 휴가 중이라고 전했다. 그 결과 현재 러시아의 경제활동인구 7580만명 가운데 7140만명이 취업중(임시직 포함)이며 440만명이 실업자라고 이 잡지는 설명했다. 이 수치는 정부 통계로 실질적으로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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