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허창수 GS 회장의 기부가 실효성을 찾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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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2-15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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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부 장기영 기자.

아주경제 장기영 기자 = “아이고, 의미 없다.”

인기 개그 프로그램인 KBS 2TV ‘개그콘서트’의 코너 ‘선배, 선배!’에서 복학생 선배 역할의 개그맨 정명훈이 원치 않는 애교로 호의를 베푸는 여자 후배 이수지에게 내뱉는 말이다.

지난해 말 재단법인 남촌재단이 허창수 GS 회장으로부터 증여받아 보유하고 있던 GS건설 주식 33만1760주는 결과적으로 문제의 여자 후배 같은 존재다.

경영 악화에 시달리던 GS건설이 배당을 하지 않아 소외계층 지원에 사용할 수입이 줄었기 때문이다.

허 회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남촌재단은 은행 예금 이자와 GS건설 주식 배당금으로 기본재산 운영수입금으로 운영된다. GS건설이 배당을 하지 않을 경우 예금 이자만으로 사업예산을 충당해야 한다.

결국 지난해 남촌재단이 소외계층 지원사업에 사용한 고유목적사업비는 9억4000만원으로 전년 11억6500만원에 비해 2억2500만원(19.31%) 감소했다.

2011년 고유목적사업비 15억7000만원과 비교하면 6억3000만원(40.13%)이나 줄어든 규모다.

줄어든 사업비가 교육 및 장학사업에 책정됐다면 남촌재단이 지급하는 장학금으로 학교를 다니던 학생 10명 중 4명은 더 이상 학교에 다닐 수 없게 됐다는 얘기다.

소외계층에 대한 지원은 한 번에 얼마나 많은 금액을 지원하는가 만큼이나 얼마나 꾸준히 지원하는가가 중요하다는 점을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다.

허 회장은 지난달 약 40억원 규모의 GS건설 주식 13만7900주를 남촌재단에 추가로 출연해 남촌재단이 보유한 GS건설 주식은 46만9660주로 늘었다.

다행히 올해는 GS건설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흑자로 전환해 배당 가능성이 높아졌다.

GS건설이 올해 몫의 배당금을 지급하는 내년에는 10명의 학생 모두 무사히 등교할 수 있길, 허 회장의 사재 출연이 의미 없는 선행에 그치지 않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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