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포스트] 통신판 '황의 법칙'에 KT직원들은 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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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0-27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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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과학부 박정수 기자]

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 '황의 법칙', 황창규 KT회장이 삼성전자 사장 시절 만들어진 법칙으로 반도체 메모리의 용량이 1년마다 2배씩 증가한다는 이론입니다. 황 회장은 2002년 국제반도체회로 학술회의에서 그의 성을 딴 이 이론을 주장했습니다.

10여 년이 지난 현재 황 회장은 다시금 '황의 법칙'을 만들어 보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지난 21일 황 회장은 국제 해저케이블을 관제하는 KT 부산 통합관제센터 개소식에서 비용을 낮춰 시장을 리드하는 '통신판 황의 법칙'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황 회장은 계열사 구조조정 개편안을 연말에 발표하겠다는 방침을 내놨습니다.

지난 4월 황 회장은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밤잠을 설치며 뼈를 깎는 고통스러운 결정을 내렸다"며 "추가 구조조정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러나 황 회장은 이석채 전 회장 시절인 과거에 낙하산 얘기가 많아 전문성이 없는 사람들로 소통이 안 돼 그 사람들은 자신이 다 정리했다고 말했습니다. 게다가 아무리 좋은 변화나 혁신도 오래 끌면 안 된다며 구체적인 계열사 정리 방안을 발표하는 등 전문성을 갖춘 기업이 되기 위해 지속해서 구조조정을 단행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러한 황 회장의 발언은 다시금 KT를 흔들고 있습니다. 구조조정을 둘러싼 잡음이 회사 내부에서 흘러나오는 것입니다. 더구나 이번에도 고강도 구조조정에 돌입해 임원급 물갈이 얘기도 나옵니다. 이는 KT가 올해 인사평가를 위한 매출실적을 9월 말 기준으로 확정했기 때문입니다.

통상 KT는 10~11월 말 기준으로 매출 실적을 잡아 12월 말에 인사평가가 이뤄졌는데 이른 인사평가로 구조조정을 위한 사전작업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또 이 전 회장이 비통신 부문에 힘을 실어주는 등 문어발식 확장으로 실패한 부분을 황 회장은 '싱글 KT'를 앞세워 통신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는데 여기에 인력 감축이 핵심으로 자리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현재 KT 내부에서는 실적 악화에 따른 고육지책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여전히 KT는 주요 사업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고 당장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한 지 6개월 만에 다시금 인력 재편이 이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가 새어나오면서 직원들의 불안감은 나날이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KT 측은 "구조조정에 관해 결정된 바 없다. 사실무근이다. 회장님 취임 초기에 나왔던 이야기와 같은 맥락이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공식적인 해명과 발표는 전혀 없으면서 말입니다. 게다가 KT노조와 제2노조인 새노조 양측의 주장도 엇갈리고 있어 아직 어느 쪽의 주장이 옳은지 객관적인 입증이 불가능한 상황인데도 여전히 KT는 이에 대한 정확한 견해를 밝히고 있지 않습니다.

'어용' 논란에 휩싸인 바 있는 KT노조 관계자의 대응도 놀라울 따름입니다. 9월 말 KT 구조조정과 관련해 내보낸 기사에 10월 초에 있을 KT조합원 최종 찬반 투표 등에 대한 내용을 담았습니다. 기사가 나간 당시 반발이 없었으나 일주일이 지난 뒤 찬반 투표를 했으니 기사 내용이 다르다고 수정을 요구했습니다. 시점으로 보면 문제가 없는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보도하지 말라는 내용입니다.

막대한 인력이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KT의 구조조정 시행 배경에는 공감합니다. 그러나 KT 일선 직원들은 올해 초부터 흘러나왔던 구조조정에 대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구조조정 칼바람을 지켜본 KT 직원들의 '인사 불이익'에 대한 불만도 고조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KT는 침체된 조직 분위기를 추스르고 직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구체적인 견해를 밝혀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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