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두 수장 '엇박자' 왜 이러나… 입도 못 맞춘 해외 '경제 세일즈'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4-10-12 16:01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경제성장률 전망, 최경환 "3%대 후반" vs 이주열 "3% 중반"

  • 미국 금리 인상으로 자본 유출, 최경환 "없다" vs 이주열 "유출 상황 고려"

  • 금리인하, 최경환 "가계부채 질적 구조 개선" vs 이주열 "가계부채 임계치 도달"

[사진=아주경제]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한국경제 방향키를 쥔  두 수장이 한국경제정책을 대외에 설파하기 위해 나선 국제무대에서 주요 경제정책을 두고 서로 '엇박자'를 내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 금리인하에 따른 가계부채 인식,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한국의 자본유출 등에 대해 각기 다른 인식을 내비쳤다.

최경환 부총리는 올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3% 아주 후반대'라고 낙관한 반면 이주열 총재는 '3% 중반대'로 전망치를 보수적인 관측을 내놨다.

최 부총리는 "우리나라는 지난해 4% 성장했고 세월호 사태로 좀 어렵기는 하지만 올해 3% 아주 후반대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며 "내년 다시 4%대로 가면 성장세를 이어간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 총재는 세월호 사태가 국내 경제에 미친 타격이 예상보다 크다는 점을 근거로 성장률 전망치 하향조정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는 "1분기 성장률이 3.9%였는데 2분기에 예상보다 더 떨어져 3.5%를 기록했다"며 "4분기 상황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연간 성장률이 국제통화기금(IMF)이 제시한 수치에 미치지 못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조기 금리 인상에 따른 영향에 대해서도 두 사람은 견해차를 보였다.

최 부총리는 "미국이 금리를 조기에 인상하더라도 한국에서 급격히 자본이 유출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충분한 외환 보유고, 낮은 단기외채 비중, 경상수지 흑자, 견조한 재정건전성 등을 근거로 들었다.

이 총재는 "미국은 통화정책 정상화 시동을 걸었고 언젠가 금리도 올릴 것"이라며 "(한국이 기준금리를 내리면) 국제 금리가 올라갈 경우 한국에서 자본이 유출되는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금리에 대해 그간 미묘한 신경전을 벌여온 두 사람의 행보도 여전했다.

최 부총리는 재정지출을 늘리고 금리인하를 압박하는 등 단기 경기부양책을 펴는 것에 대해 "한국은 재정건전성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재정을 신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여지를 가지고 있고 다른 나라와 달리 제로금리 수준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며 "선진국에서 펼쳐온 양적완화하고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계부채가 다소 증가할 수 있겠지만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은 매우 낮은 상황"이라며 "대출 조건이 나빴던 제2금융권 대출이 제1금융권으로 전환되고 있어 가계부채의 질적 구조가 개선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총재는 "(가계부채로) 소비가 꺾이는 것을 임계치라고 본다면 가계부채는 임계치 가까이 가고 있고 이미 소비에 부담을 주고 있다"며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도 높은 게 사실이다. 금융위기 이후 다른 나라들은 부채를 좀 낮췄지만 우리는 여전히 높기 때문에 가계부채 관리를 잘해야 하는 상황이다. 가계부채는 금리만으로 대처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리면 기업심리 개선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가계부채를 확대하는 쪽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최 부총리와 이 총재간 '엇박자' 행보에 대해 전문가들은 "두 수장이 일부 견해차는 있을 수 있지만 '코리아세일즈' 국제무대에서 서로 다른 시그널을 주는 것은 외국투자자들에게 혼란을 줄 우려가 크다"며 "우리 경제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