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요지부동 담뱃값 올해는 인상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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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9-02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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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아이클릭아트]


아주경제 전운·조현미 기자 =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2일 국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담배가격을 지금보다 2000원 오른 4500원 수준으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2004년 500원 인상 이후 10년간 2500원에 묶여 있는 담뱃값을 담뱃세 인상을 통해 올리겠다는 것이다.

다른 부처와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담뱃값 인상이 흡연율 감소는 물론 세수 확보에도 도움이 되는 만큼 인상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흡연정책 후진국’ 오명…흡연률 높고 담뱃값 저렴

담뱃세 인상은 국민 건강과 보건 측면에서 명분이 충분하다. 우리나라는 주요 선진국 가운데 1·2위를 다투는 세계적 흡연 대국이다. 반면 담뱃값은 다른나라에 비해 매우 싸 흡연정책 후진국으로 불린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건강통계를 보면 우리나라의 남성 흡연율(15세 이상 매일 담배 피우는 사람 비율)은 37.6%로 그리스(43.7%)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회원국 평균 24.9%과 비교하면 12%포인트 이상 웃돈다.

반면 2012년 9월 현재 유럽연합(EU)산하 담배규제위원회가 OECD 22개국의 현재 담뱃값을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가 2500원으로 가장 쌌다.

우리나라 담배가격 가운데 담뱃세가 차지하는 비중도 62% 정도로 WHO 권고값인 70%에 못 미친다.

◆담뱃값 인상, 흡연율 인하·세수확보 효과 기대

복지부가 담뱃값 인상을 추진하는 배경 가운데 하나는 가격을 올리면 흡연율이 상당히 떨어진다는 이유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2004년 담뱃세를 500원 올리자 57.8%에 이르던 성인 남성의 흡연율이 2년 후엔 44.1%로 13%포인트 이상 낮아졌다.

미국에서는 2009년 연방 담배 소비세를 61.66센트 늘리면서 담뱃값이 22% 정도 오르자 담배 판매량이 1년 새 11% 줄었다. 성인 흡연율은 2008년 20.6%에서 2010년 19.3%로 떨어지고, 특히 청소년 흡연율이 10% 이상 감소했다.

영국은 물가연동제에 따라 담배 소비세가 계속 늘어 담뱃값이 1992년부터 2011년 사이에 200% 인상됐다. 이 기간 담배 소비량은 857억개비에서 420억개비로 반토막이 났다.

세수 확보에도 큰 도움이 된다. 영국에서는 최근 20년간 담배 세수가 59억파운드에서 85억파운드로 44% 증가했다. 미국에서도 2009년 68억달러 수준이던 담배 세금이 2010년에는 155억달러로 2배 가량 늘었다.

현재 우리나라 역시 전반적으로 세수가 부족한데다 대통령이 약속한 기초연금, 4대 중증질환 보장 강화 등에 쓰일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정부로서는 주목할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담배업계 “담뱃세 오르면 서민층 부담만 커져”

담배업체들은 담뱃값 인상 논란이 10여년간 수없이 되풀이 됐기 때문에 이번에도 말만 무성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지난 10년간 담뱃값 인상 시도가 번번이 무산된 것은 흡연율을 낮춰야 한다는 논리보다 서민층 부담이 커진다는 반론이 더 거셌기 때문이다.

업계가 정부의 논리에 맞서 주장하는 초점도 서민물가다. 담뱃값 인상은 곧 담뱃세 인상을 의미한다. 담뱃세는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이 똑같은 부담하는 간접세이기 때문에 저소득층의 세 부담이 커지는 조세 역진성이 나타난다는 주장이다.

담배업계 관계자는 "담배부담금을 본래 목적인 금연사업에는 거의 지출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세금을 인상하려는 것은 서민증세·서민부담 가중으로 비춰져 반대 의견이 많이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국민들이 세금 인상에 동의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인상 이유를 우선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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