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우내환' 겪는 정몽구 회장 '옐로카드'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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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8-20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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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아주경제 윤태구 기자 = 현대차그룹이 최근 주요 임원에 대한 인사를 실시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이번 인사는 국내에서 계속 불거지고 있는 싼타페 연비 논란 사태와 노동조합의 파업, 북미 시장의 제네시스 늑장 대응과 130만대에 달하는 쏘나타 등 주요 차종의 대규모 리콜 등으로 현대차그룹 내·외부가 어수선한 상황에서 단행된 탓에 정몽구 회장의 강한 경고성 메시지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일러스트=김효곤기자 hyogoncap@]



20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최근 현대차는 이병호 미국판매법인(HMA) 부사장을 보직 해임하고, 계열사인 현대위아 부사장으로 발령을 냈다. 이 부사장은 지난 2009년 1월부터 미국판매법인에서 근무한 북미시장 전문가로 현지 업무총괄을 맡아왔지만 이번에 자리를 옮기게됐다.

일각에서는 오는 11월1일부로 현대위스코·현대메티아와 합병을 결정한 현대위아에 힘을 실어주기 위함이라고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미국 내에서 계속 불거지고 있는 현대차 리콜과 연비 과장 등 현대차 품질 논란에 대한 대응 미숙의 책임을 물은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특히나 현대차는 신형 제네시스와 LF쏘나타 등 신차 모델을 미국 시장에 차례로 투입하며, 영업 및 마케팅을 대폭 강화한 중요한 시점이라 핵심 인력에 대해 변화를 주기 부담스러운데도 불구하고 이 같은 결정을 내린 데에는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비슷한 시기에 개인적인 이유로 퇴임을 결정한 조현래 워싱턴 사무소장(상무) 역시 문책성 인사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현대차는 그동안 워싱턴 사무소를 통해 워싱턴 정·관계와 접촉 채널을 확보해 왔다. 하지만 미국 내에서 잇따르고 있는 리콜 문제에 대해 미국 정부의 강경 분위기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는 것이 문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

이는 비단 해외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현대차 국내 품질사업부장을 맡고 있는 조광래 이사는 일찌감치 현대모비스로 자리를 옮겼고, 곽석구 현대차 인도공장관리팀장(상무)과 김종무 상용수출1실장(상무), 조진현 상용부품개발실장(이사) 등은 일신상의 이유로 퇴임을 결정했다.

또한 현대차그룹은 주요 계열사 재무담당 임원에 대한 인사도 단행했다. 현대제철 한천수 재무관리실장(전무)을 기아차로 자리를 옮겨 재경사업부장 및 재무관리실장을 담당케 했다. 전임 윤기봉 전무는 중국사업부장에 임명했다. 한 전무의 이동으로 공석이 된 현대제철 재무관리실장은 주우정 기아차 재무관리실장(이사)이 전보됐다.

계열사 중에서는 현대모비스에서 가장 큰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김철수 현대모비스 부품제조사업본부 부사장을 비롯해 인희식 현대모비스 멀티미디어개발센터장(상무), 권중록 현대모비스 기술연구소 상무이사, 박윤동 현대모비스 미주부품법인(MPA) 법인장(이사대우) 등 주요 임원이 대거 퇴임을 결정했고 박찬웅 전무가 현대오트론에서, 조광래 이사가 현대차에서 현대모비스로 적을 옮겼다.

현대·기아차 중국사업본부 조직개편 등에 따른 후속 조치도 이어지고 있다. 황인수 현대차 중국경영지원실장(상무)은 중국 동풍열달기아 기획실장으로, 최민탁 현대엔지니어링 재무관리실장(상무)은 현대차(중국)유한공사로, 조진현 현대차 상용부품개발실장(이사)은 김영근 이사의 퇴임으로 빈 자리가 된 중국 동풍열달기아 구매실장을 맡는다.

이와 관련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문책성 인사와는 달리 순환보직형 성격이 짙다"며 "오히려 개인적인 이유로 퇴임을 결정하고 계열사 힘을 북돋아주기 위한 면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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