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코리아, 외국인 노동자 엑소더스] <상> 비용은 늘고 일손은 주는 이상한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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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4-23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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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강규혁 기자 =지난 2월 김대경 영동복층유리 대표이사는 중소기업인과 고용노동부 장관과의 간담회에서 50인 이하 소기업에 대한 외국인력 고용한도 확대를 건의했다.

외국인근로자 고용허용인원이 고용허용한도 또는 신규 고용허가한도 등으로 제한돼 있어, 외국인력이 더 필요한 영세 중소기업이 외국인력을 활용하지 못해 경영상 애로가 크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날 중소기업인들이 현장과 서면을 통해 방하남 장관에게 건의한 18개 의견 중 1/3인 6개가 외국인력 및 노동자와 관련된 내용이었다. 중소기업 현장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이 차지하는 비중과 중요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같은달 한국섬유산업연합회는 국회에서 포럼을 개최하고 심각한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외국인력 공급 확대를 요청했다.

제조업의 외국인력 공급 규모는 매년 축소되고 있는 상황에서 도입 규모를 확대해 섬유패션산업의 부족인력을 일정부분 해결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인력난이 심한 중소기업들을 위해 내국인 고용인원 대비 외국인력 고용허용 인원 조정도 요구했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한국을 떠나고 있다. 

지난해 말 통계청이 발표한 '2013년 외국인고용조사 결과' 국내 상주 외국인 취업자 수는 76만명으로 전년 대비 3만 1000명(3.9%) 감소했다. 방문취업자와 비전문취업자의 쿼터가 줄어들면서 생긴 현상이다.

실제 이 기간 비전문취업자의 수는 기존 23만 9000명에서 22만 6000명으로, 방문취업자 수 역시 28만 7000명에서 23만 4000명으로 5만명 넘게 감소했다.

자연히 이들 저임금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중소기업들의 일손 부족 현상은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 말 한국고용정보원이 발간한 '외국인 고용 현황과 시사점'에 따르면 국내 기업 전체의 외국인 인력 부족률은 각각 2011년과 2012년의 7.9%와 8.0%보다 커진 8.7%를 기록, 최근 3년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문인력으로서 국내에 들어오는 외국인 노동자의 수는 소폭 증가했지만 비전문취업(E-9)과 방문취업(H-2)에 대한 쿼터제가 도입으로 취업 후 자국으로 돌아가는 이들이 늘면서 부족인원 폭이 커졌기 때문이다.

더욱이 외국인 노동자의 평균 임금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통계청 등 자료에 따르면 임금 100~200만원 노동자와 100만원 미만 노동자는 줄어든 반면, 200만원 이상 근로자는 2만명 이상 증가했다. 300만원 이상 받는 고소득자의 수도 5만명을 넘는다.

특히 5명 또는 10명 미만의 영세 사업장들의 어려움은 극에 달하고 있다. 이들 업체의 내국인 인력부족률은 대기업은 물론 일반 중소기업에 비해서도 월등히 높다.

"외국인 노동자 없어지면 우리나라 근로자들 일자리 늘어나서 좋을 거 같습니까?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에요. 우리같은 영세업체들은 외국인 노동자들 없으면 가동 차질이 아니라 공장 자체가 안 돌아갑니다. 답이 없어요"

인천 남동공단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한 중소기업인은 이러한 추세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중소기업 인력 미스매칭은 비단 최근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젊은 세대가 중소기업 기피한다고 하지만 그건 그 윗세대들도 마찬가집니다. 외국인 노동자들 대다수가 1주일에 50~60시간씩 일해요. 그렇지만 노동시간 비례해 임금수준 맞춰주긴 힘든 게 사실입니다. 정부가 현장의 현실을 파악해서 정책을 진행해줬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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