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세월호 침몰’ 소신있는 스타들 발목 잡는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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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4-21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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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권혁기 기자 = 지난 16일 오전 8시 52분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쪽 20㎞, 해상 물살이 빠르기로 유명한 ‘맹골수도’에서 침몰된 청해진해운 여객선 세월호에는 경기 안산 단원고 학생 325명을 비롯해 476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174명만이 구조됐다. 18세 청소년들에게 닥친 참극에 온 국민의 슬픔은 크기만 하다.

연예계 역시 애도를 표하고 있다. 사고 이후 영화 제작보고회는 대부분 연기됐다. 지상파방송 3사는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 방영시간대에 뉴스특보를 대체 편성했다. 가수들은 예정됐던 신곡 발표와 쇼케이스, 콘서트를 취소했다. 류현진, 김광현 등 스포츠선수들 또한 기부에 동참했다.

사뭇 다른 풍경도 있다. 실종자 가족 및 유가족들과 슬픔을 함께하려는 스타들의 발목을 잡는 기업들이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드라마 '상속자들'로 스타덤에 오른 배우 이민호와 박신혜는 지난 18일 롯데면세점이 주최하는 ‘한류스타가 출연하는 패밀리 콘서트’에 출연했다. 행사 연기를 요청했으나 롯데면세점 측은 ‘이 공연을 보기 위해 입국한 1만 2000여 명의 외국인 팬들이 주말 출국하기 때문에 연기할 수 없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결국 이민호와 박신혜는 참석했고 행사는 추모 형식으로 축소 진행됐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로 중국발 한류의 선두가 된 김수현과 전지현도 일찌감치 정해진 해외일정을 소화할 수밖에 없었다. 두 사람은 18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삼성전자 갤럭시S5의 론칭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삼성전자 측은 “행사 취소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 입장에서 예정된 행사의 취소에 따른 이미지 타격 및 경제적 손실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특히나 외국 기업, 팬들이 연관된 일정은 국제적으로 민감할 수 있다.

하지만 각국의 수뇌들이 세월호 참사에 지원을 약속하고, 세월호에 탑승한 중국인 4명이 실종된 상태에서 현지 팬들과 기업들의 이해를 이끌어내지 못한 부분은 아쉽기 그지없다.

진정한 팬들이 과연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의 나라에서 일어난 재난상황을 ‘나 몰라라’ 할지…, 애도에 동참하고자 하는 스타들의 행사 취소가 기업 이미지에 먹칠을 할 일인지는 재고해 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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