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기 용량의 기준은? 삼성전자vs불만제로 '논쟁'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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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10-14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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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불만제로, 삼성전자 세탁기 관련 본지 보도에 반론제기

삼성전자와 MBC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 ‘불만제로’가 ‘세탁기 용량의 진실’을 두고 치열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 7일 방송된  불만제로 ‘세탁기 용량의  진실(속편)’편에 대해 삼성전자가 보도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면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는 본지 보도에 대해 불만제로 측에서 반론을 제기해왔다.

이에 아주경제는 ‘세탁조·모터 크기와 세탁력의 상관관계’에 대해 상이한 주장을 펼치는 양측의 주장을 들어봤다.  

◆세탁력과 세탁조 크기의 관계는?

불만제로는 2007년 9월 국내 가전업계가 ‘용량이 다른 드럼세탁기에 같은 크기의 세탁조와 모터를 사용한다’는 내용을 담은 프로그램을 방영했다. 그리고 2년 뒤 이들 업체의 실태 점검에 나섰다.

그 결과 불만제로는 12Kg 제품의 용량은 유지한 채 10Kg 제품의 세탁조와 모터 용량만 줄였다고 밝혔다. 세탁력의 척도인 세탁조 크기를 오히려 줄이고, 용량이 다른 제품에 같은 모터를 사용해 소비자를 기만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세탁성능은 세탁조와 모터 성능 외에도 출력·전류량·드럼 모양·세탁프로그램·세탁수류 등 다양한 요소에 의해 결정된다”며 “새로운 10Kg 제품은 세탁조 용적과 모터 크기를 줄여 생산원가를 절감하고 부피를 줄이면서도 새로운 메커니즘인 순환 펌프를 세탁조 내에 설치해 세탁력은 늘리고(0.01 증가) 소비전력을 줄였다(18.2% 감소)”고 설명했다. 

그러나 불만제로 제작진은 “삼성전자 제품은 2년 사이 12Kg 제품은 세탁력이 0.08 증가했지만 용적을 줄인 10Kg의 세탁력은 정체했다”며 “세탁력 지수 0.01은 오차범위인만큼 세탁력이 좋아졌다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세탁조 크기와 세탁능력이 비례한다는 것은 학계에서도 통용되는 정석”이며 “삼성전자도 대용량 세탁기 출시할 때마다 통크기를 늘렸다는 사실을 판매에 활용해왔다”고 설명했다.

◆모터 용량이 세탁력의 척도?

아울러 불만제로는 삼성전자가 새롭게 출시한 15Kg과 17Kg 드럼세탁기에 동일한 모터를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불만제로 담당 PD는 “10여 개 이상의 삼성전자와 LG전자 대리점 직원들은 하나같이 15Kg와 17Kg 제품에 사용되는 모터의 힘이 다르다고 설명했다”며 “하지만 양 제품에는 동일한 모터가 적용됐고 소비자들은 이 사실을 모르고 30만~40만원이 비싼 17Kg 모델을 구매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에 삼성전자 관계자는 “각 용량별로 전부 다른 모터를 사용하면 원가 절감이 어려워 결국 소비자에게 높은 가격에 제품을 공급해야 한다”며 “따라서 표준적인 부품 사양을 그룹핑해서 설계하는 노하우를 확보, 생산원가를 절감하는 것이 기술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17kg 제품은 15kg 제품과 같은 사양의 모터를 사용하지만 운전 알고리즘 등이 달라 전기사용량, 물 사용량 등이 다르고 세탁력도 더 높다”고 전했다.

◆취재방식의 공정성은?

한편 삼성전자는 불만제로의 취재방식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했다. 2년 전 취재에 응했던 삼성전자 직원은 “인터뷰에서 잘못된 사실을 전했지만 이를 다시 정정해 확인자료를 제작진에 전달했다”며 “하지만 불만제로는 정정자료를 반영하지 않고 해당 인터뷰 장면만을 활용해 삼성전자가 거짓말을 한 것 같은 인상을 줬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전화 취재 과정에서도 “불만제로가 2년이 지난 지금에도 세탁조와 모터가 세탁기 용량의 전부라는 인식을 유지한다면 촬영에 협조할 수 없다는 취지의 답변 가운데  일부 내용만 발췌했다”며 “이 때문에 삼성전자는 정당한 사유 없이 소비자가 궁금해 하는 사실에 대해 아무런 정보도 제공하지 않은 악덕기업으로 비춰졌다”고 비판했다.

이에 불만제로는 “녹취 사실을 고지했고 이는 녹취록에 담겨있다”며 “삼성이 공식 인터뷰를 거절해 사전 취재협조 통화 내용을 녹취한 것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알렸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개인의 음성권 보호를 위해 음성변조 작업을 거쳤고 방송된 내용은 삼성의 공식적인 입장과 일치하는지 거듭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양측의 진실게임 ‘법정’서 가려지나?

양측이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면서 이들의 진실 공방은 법정으로 넘어갈 것으로 보이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불만제로 제작진에 정정보도를 요구했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소송에 나설 것”이라며 “인터뷰 내용 등을 편집해 이미 정해놓은 결론에 끼어 맞추는 보도 행태에 실망했다”고 전했다.

이에 불만제로 담당 PD는 “취재 내용이 사실과 다르지 않은 만큼 정정보도 요청에 응할 수 없다”고 맞섰다.    

아주경제= 이하늘 기자 eeh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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