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경영 불안성' 커진다…비용 절감 사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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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 기자
입력 2022-10-10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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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카드사들의 비용 절감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올 상반기까진 실적 선방에 성공했지만, 하반기부턴 경영환경이 급격히 나빠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됐다. 불필요한 유·무형 자산을 정리하는 동시에, 고정지출도 최소화하며 ‘마른 수건짜기’에 몰두하고 있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8개 신용카드사(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BC카드)의 상반기 말 국내 영업점 수는 총 182개로, 작년 말(197개)보다 15개가 줄었다. 하반기에도 이러한 흐름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영업점 운영에 투입되는 비용부담이 상당한 데다, 업무의 디지털 전환도 가속화되고 있는 만큼 다수의 영업점 운영은 사실상 무의미하다는 판단이다.
 
임직원 수도 줄여가고 있다. 8개 카드사의 임직원 수는 작년 말 1만2325명에서 올 상반기 말 1만2166명으로 159명이 줄었다. 하나카드의 경우, 총인원이 739명까지 쪼그라들었다. 임직원이 가장 많은 신한카드(2559명)와 3배 이상 차이가 벌어졌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업체 입장에서) 고정지출 축소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 가장 먼저 건드리는 게 바로 인건비”라며 “하반기부터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보다 보수적인 지출 태도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결과”라고 말했다.
 
불필요한 판매 및 관리비(판관비) 역시 최소 수준에서 늘어났다. 광고선전비의 경우, 작년 상반기 1057억1100만원에서 올 상반기 1104억9100만원으로 4.5%가량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접대비도 50억9200만원에서 53억1000만원으로 4.2% 늘었다. 모두 6월 말 기준 물가상승률인 6%에도 채 못 미친다. KB국민카드와 현대카드의 경우, 임직원 복리후생비를 각각 11억7800만원에서 8억9000만원, 168억3300만원에서 160억4400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한 직접적인 원인은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다.
 
최대 악재는 기준금리가 인상하면서 급격히 오른 자금 조달 금리다. 카드사의 경우 수신(예·적금)기능이 없어, 여전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확보해야 하는데 이 금리가 연 5% 수준을 훌쩍 뛰어넘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7일 기준 AA+ 등급의 여전채 금리는 5.641%까지 뛰었다. 연초(2.42%)보다 2배 이상 올랐다.
 
카드채 신용 스프레드도 점점 벌어지고 있다. 이는 회사채가 국고채보다 약세를 보인다는 뜻으로 기업의 자금 조달이 그만큼 어려워졌다는 것을 뜻한다. 같은 날 3년물 카드채 신용 스프레드는 1.354%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연초만 하더라도, 이 수치는 0.568%포인트 수준에 그쳤다.
 
그렇다고 해서 영업환경이 좋은 것도 아니다. 카드사 수익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신용판매(신판)’와 ‘대출’ 모두 상황이 부정적이다. 신판의 경우, 반복되는 가맹점수수료 인하로 인해 수익성이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대출 사업 역시 현금서비스(단기대출)와 카드론(장기대출) 모두 금리가 크게 뛰면서 수요가 줄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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