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모녀 살해' 김태현, 첫 공판 열려…"모든 혐의 인정하지만…동생과 어머니 살해는 우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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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현 기자
입력 2021-06-01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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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일 열린 첫 재판에서, 김태현 측 법률대리인이 취재진들의 질의에 응답하고 있다.[사진=안동현 기자]

서울 노원구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로 수감 중인 김태현(25)은 1일 첫 재판에서 "피해자 여동생과 어머니 살해는 계획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1일 오전 11시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오권철 부장판사)는 5개(살인·절도·특수주거침입·정보통신망침해·경범죄처벌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속된 김태현에 대한 심리를 진행했다.

공판준비기일 동안 4차례 반성문을 낸 것으로 알려졌던 김태현은 이날 공판에 직접 출두했다. 법정에 필요한 증거목록을 조율하는 공판준비기일과 달리 공판기일에는 피고인이 원칙적으로 직접 법정에 서야 한다. 이날은 김태현에 대한 첫 공판기일이 열린 날이다.

김씨의 변호인은 "처음부터 첫 번째, 두 번째 피해자를 살해할 계획은 없었다고 한다"며 "첫 번째 피해자를 살해한 것은 우발적 살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피해자 A씨가 함께 게임하던 친구들에게 자신의 험담을 한다는 생각에 빠져 배신감과 분노에 사로잡혀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됐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범행 후 도주하지 않고 자살하려고 했던 점도 참작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 3월25일 밤 9시8분 즈음 서울 노원구 중계동의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A씨를 살해할 목적으로 택배원으로 위장해 집 안을 침입해, 먼저 집에 있던 A씨의 여동생을 살해했다. 이후 집 안에 차례차례 들어온 A씨의 어머니와 A씨를 연달아 살해했다.

검찰이 이날 밝힌 공소사실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1월 23일 A씨를 씨를 집까지 바래다주겠다고 고집했고 A씨가 이를 거절하면서 말다툼을 벌였다. 이후 A씨가 관계를 끊으려 하자 김씨는 스토킹을 시작했다.

또 범행 당일 A씨는 집으로 돌아와 상황을 확인하고 김씨가 흉기를 내려놓도록 회유하고 김씨와 몸싸움을 벌이는 등의 저항을 했던 것이 확인됐다.

이날 법정을 지켜본 유가족들은 재판 가운데 격한 슬픔과 분노의 감정을 표출하기도 했다. 유가족들은 검사가 공소사실을 발언하는 가운데 흐느꼈고, 재판부가 김씨가 그간 4차례 반성문을 제출한 사실을 말하자 "진실을 얘기해"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또한 유가족은 "사람 3명을 죽여놓고 자기는 살고 싶어 반성문을 쓰고 있다는 자체가 너무 어이 없다"며 "인간도 아니고 인간쓰레기조차 아니다"라며 김씨의 반성문에 대한 격한 반응을 드러냈다.

이어 A씨의 고모인 김모씨는 "김태현은 온 국민이 경악을 금치 못하는 살인마"라며 "사형제도가 다시 부활할 수 있게끔 해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이날 법정에는 시작 전부터 여러 취재진들과 방청객들이 붐비며 이 사건에 대한 높은 사회적 관심을 드러냈다. 코로나19로 인해 28명으로 입장이 제한 된 이날 법정에는 10여명의 유가족과 10여명의 기자단이 출입 권한을 허가 받았고, 나머지 빈 자리에 한해 일반 방청객이 선착순으로 입장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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