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이 보험을 해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 전문가들은 보험을 해지하기 전에 보험금 감액과 특약해지 등을 우선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불가피하게 보험을 해지할 경우에는 보장성 보험보다 저축성 보험을 우선 해지하고, 최근에 가입한 상품부터 해지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생명보험사 24곳의 해지환급금 규모 14조1785억원으로 1년 전(13조1980억원)보다 7.42%(9805억원) 급증했다. 이 기간 보험료를 내지 못해 효력이 상실돼 계약자에게 환급금이 지급되는 효력상실환급금도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한 8752억원을 나타났다. 이 기간 효력상실환급건수는 66만1801건에서 153만4448건으로 132%가량 급증했다.
보험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보험 해약자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보험사 관계자는 "코로나19 등으로 생활 부담이 커진 데다,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가 본격화되자 서민들이 보험을 중도에 해지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보험을 해약하기 전 보험금 감액 등 보험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우선 향후 받을 수 있는 보험금 감액을 검토해야 한다. 보험금 감액은 보험금을 줄여서 그만큼 보험료를 줄여주는 것을 말한다. 고객이 내야 하는 보험료는 범위와 기간, 보험금에 영향을 받는다. 범위가 넓을수록, 기간이 길수록 보험금이 많을수록 더 많은 보험료를 내야 한다. 예를 들어 가입 금액이 1억 원인 암 보험을 5000만원으로 줄이면 그만큼 보험료를 감액받을 수 있다.
감액 완납과 특약 해지도 보험료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보험금 감액이 보험금을 줄임으로써 보험료를 줄이는 것이라면, 감액 완납은 지금까지 쌓인 보험 환급금으로 보험료를 일시납 처리해 앞으로 남은 보험료를 내지 않는 것을 말한다. 보험금 감액은 보험료를 줄이는 것이기 때문에 보험료를 계속 내야 하지만, 감액 완납은 말 그대로 납부가 끝난 것이기 때문에 보험료를 더 이상 내지 않아도 된다. 또, 보험금 감액은 해지 환급금이 남아있지만, 감액 완납은 해지 환급금을 보험료로 납부한 것이기 때문에 해지환급금이 없다.
연장 정기보험 제도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연장 정기보험 제도는 기간을 줄여 보험료를 납부를 중단하는 것으로, 구조는 감액 완납과 동일하다. 다만, 감액 완납은 보험금을 줄여 남은 해지환급금으로 완납한다면, 연장 정기보험 제도는 기간을 줄여 해지환급금으로 완납하는 방법이다.
이 밖에도 △일시적으로 보험료 납입을 중지할 수 있는 보험료 납입 일시정지 △보험료를 자동으로 보험계약대출(약관대출)을 받는 자동대출 납입제도 △ 중도인출(유니버셜 보험) 등도 보험 해지 전에 이용할 수 있다.
도은주 보험닥터 이사는 "갑작스러운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마지막 보류인 보험까지 손해를 보고 해지하는 분들이 급증하고 있다"며 "해지하기 전에 위와 같은 방법을 활용한다면 보험 해지보다 손해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득이하게 보험을 해지할 경우에는 보장성 보험보다 저축성 보험을 우선 해지하고, 과거에 가입한 보험보다는 최근에 가입한 보험을 먼저 해지하는 것을 추천한다"며 "보험료의 일부를 주식이나 펀드 등에 투자하여 수익을 내는 변액보험 역시 경제 상황에 민감해 해지하지 않는 것이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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