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재건축 호재...일산 아직도 저렴, 갭투자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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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관·최수연·오진주 기자
입력 2017-07-23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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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 6·19대책 한달...1기 신도시 가보니

경기 성남시 분당구 '한솔마을 주공5단지' 아파트 입구. [사진=오진주 기자]


"예전엔 5000만~6000만원 갖고 갭투자가 가능했습니다. 지금은 매맷값이 많이 올라서 1억원은 필요합니다. 그래도 1억원을 빌려서 오는 분들이 있습니다."(경기 성남시 분당구 효자촌 동아파트 인근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 

수도권 1기 신도시 아파트값이 오른 이유 가운데 주요인은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매맷값과 전세금의 차액이 적은 집을 전세를 끼고 매입하는 투자방식인 일명 '갭투자'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1990년대 초에 지어진 1기 신도시는 5~6년 후부터 순차적으로 재건축이나 리모델링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중장기 투자가치가 높은 지역으로 평가받는다. 여기에 서울 접근성이 탁월하고 학군과 편의시설 등이 잘 갖춰져 있어 전세수요가 꾸준히 유입되는 데 반해 매맷값은 서울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저렴해 실거주 수요는 물론 투자수요까지 적극 끌어들이고 있다. 
 

1기 신도시 경기도 분당·일산 아파트값 추이.[그래픽=임이슬기자 90606a@ ]


◆분당 '한솔마을 주공5단지' 리모델링 추진에 매맷값 7000만원 껑충
분당에서는 리모델링주택조합을 설립한 한솔마을 주공5단지 아파트에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23일 찾은 주공5단지에는 단지 입구부터 매매거래 시 유의할 점을 알리는 조합의 현수막과 리모델링을 반대하는 모임의 현수막이 곳곳에 나부꼈다. 현재 주공5단지는 포스코·쌍용건설을 공동사업단으로 '수직증축 리모델링'에 대한 안전성 검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미 단지 내 상가 가운데 절반은 중개업소로 채워졌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해 7월 3억4500만원에 거래됐던 이 아파트 전용 51.66㎡ 8층은 이달 4억1400만원에 거래됐다.

1994년에 입주를 시작한 이 아파트처럼 분당에는 재건축 연한 30년을 채우는 단지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이곳으로 눈을 돌리는 매수자들은 대부분 재건축이나 리모델링 등 개발 호재를 노린 사람들이다.

단지 내에 위치한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리모델링 때문에 투자하는 분들이 많아 매맷값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며 "전용 41㎡는 3억원 초반대 물건은 다 팔렸고 현재 3억3000만~3억5000만원에서 호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다만 매맷값 상승폭이 전셋값에 비해 크다 보니 이전보다 갭투자 시 금액이 더 필요해졌다. 인근에 위치한 C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지금은 1억~1억1000만원 정도 있어야 전세를 끼고 들어올 수 있다"며 "매맷값이 2000만원 정도 오를 때 전셋값은 1000만원 정도 오른다"고 말했다.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문촌12단지 전경. [사진= 강영관 기자]


◆일산 문촌·호수마을, 갭투자 영향으로 매맷값 상승
분당(0.39%)에 이어 주간 아파트값 변동률이 상승한 경기 고양시 일산(0.16%)도 1억원 이상을 갖고 있어야 전세를 끼고 살 수 있다.

일산서구 주엽동 문촌마을 주공9단지 인근에 위치한 D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용 42㎡가 최근 2억6000만원에 거래가 됐고, 지금 2억7000만원 정도에 매맷값을 부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면적 전셋값이 1억8000~1억9000만원에 형성됐다"며 "아직 일산은 서울에 비해 매맷값이 저렴한 편이라 갭투자자들이 많이 온다"고 덧붙였다.

일산의 경우 분당처럼 재건축이나 리모델링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호수마을 유원삼환3단지와 문촌마을 주공9단지는 각각 1994년과 1995년 입주를 시작했다.

E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여긴 목동이나 분당에서 재건축이 진행된 후에야 움직일 것이다. 입주자 대표회의에서도 리모델링할 때가 되지 않았냐는 이야기가 나오다가 말았다"며 "아직 1기 신도시의 시설이 튼튼해 안전등급도 통과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평촌은 매물 품귀현상··· 3개월새 호가 5000만원 상승
평촌(주간 상승률 0.16%)도 재건축에 대한 분위기는 아직 형성되지 않았지만 아파트값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

평촌신도시 관양동 동편마을 4단지 인근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매매·전세 매물이 거의 없다. 3개월 전 가격 대비 매매가가 5000만원가량 호가가 붙었다"면서 "인근 과천시 신규 아파트 분양 등 다양한 호재들이 있다 보니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인근 산본도 갭투자의 영향으로 가격이 상승세다. 산본신도시에 1993년 6월 입주한 금정동 충무주공2단지 인근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재건축 수요에 대한 목소리는 아직 없다. 소형 아파트가 많다 보니 서울과 과천 등에서 투자자들이 많이 몰린다"면서 "지난 5월 선거 때 집값이 주춤하다가 최근에 다시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1995년 4월 입주한 주공3단지퇴계2차아파트 전용 39㎡가 이달 1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1억6000만원에 전세를 놓을 생각"이라면서 "갭투자 성황을 이룬다. 며칠 전에도 그룹으로 이뤄진 투자자들이 수요조사를 하고 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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