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남북] 시험받고 있는 문재인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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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5-30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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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무원 한국브라질소사이어티 부회장


지구 반대편에 있는 한국과 브라질은 정치 발전사가 비슷하다. 브라질은 1964년부터 1985년까지 군부 독재시대였으며, 우리나라도 군사정부(1961-1993년) 시절이 있었다.

또 민주화 과정을 거쳐 발전해오다 21세기 들어 첫 여성 대통령을 배출했으나 탄핵으로 정치적 혼란을 겪고 있는 등 정치 현실도 비슷하다.

브라질에서는 2011년 첫 여성 대통령이 탄생했다. 브라질의 지우마 전 대통령은 2011년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명 중 3위를 차지했다. 그는 자신의 ‘정치적 아버지’이자 국민의 영웅으로 대접받는 룰라의 절대적 영향으로 국민들로부터 큰 기대를 얻었다.

그러나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한 경기침체 장기화와 브라질석유공사의 부패 스캔들로 인해 지난해 탄핵 당했다. 직접적인 이유는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국영은행의 자금을 사용하고 돌려주지 않은 재정회계법위반 혐의였다.

이는 종전의 우파 정부에서도 관행적으로 해온 위법사항이었다. 결국 지우마 전 대통령이 탄핵 당한 것은 소통과 정치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반면 룰라 전 대통령은 퇴임 시 87%라는 경이적인 지지도를 받은 성공한 대통령으로 평가받는다. 그의 가장 큰 성공 요인은 ‘소통과 통합의 리더십’이다. 소통은 룰라 전 대통령의 가장 큰 장점이다.

그는 집권 초기에 경제정책을 수립하면서 파이를 나눌지, 아니면 키울지 고민했고,  서민을 진정으로 위하는 길이 파이를 키우는 정책이라고 판단했다. 이러한 판단을 기초로 긴축재정과 고금리 정책, 세수 증대와 연금 개혁, 노동자 복지혜택 축소를 추진했다. 노동자는 물론 기업들도 환영하지 않는 정책이었다. 반대파에 대한 설득은 룰라 전 대통령의 몫이었다. 그는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국민적 화합과 지지, 야당에 대한 설득 없이 추진하면 좋은 결과를 도출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룰라 전 대통령은 스스로 ‘대통령의 덕목은 대화와 설득에 있다’고 말한다. 그의 장점은 정부가 추진한 정책은 개인에게 불편하더라도 브라질에 이익이 된다고 믿게 만든 것이다.

한편 박근혜 전 대통령도 2013년 취임 당시에는 준비된 대통령이라며 많은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취임 후 소통과 정치력 부재로 임기 절반을 청문회 정국으로 보내다가 대선 10개월을 앞두고 지난 3월 탄핵으로 물러났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박근혜 정부의 잘못한 점들을 반면교사로 삼아 대통령 집무실을 비서들의 집무동에 설치하고, 비서관회의 모습까지 공개하며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바람직한 출발이다. 극렬하게 반대했던 우파 국민들도 이러한 조치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중추 세력인 촛불세력 중 전교조와 민노총이 문재인 정부가 내각을 꾸미기도 전에 자신들의 이익 달성을 위해 벌써부터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고 한다. 참 답답한 노릇이다. 문재인 정부가 이들의 요구에 대해 어떠한 태도를 취할지 국민들은 주시하고 있다.

아울러 선거 공약으로 내세웠던 ‘인사배제 5대 원칙’을 총리 내정자부터 위반해 임명동의 절차가 중단된 상태다. 그렇다. 박근혜 정부에서도 청문회 제도를 바꿔야지 이런 식으로는 누가 집권하더라도 조각 자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인사 문제의 조기 해결을 위해서는 소통을 통한 정치적 타협과 합의가 필요하다. 문재인 정부의 성패가 처음부터 시험 당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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