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 ‘베이비박스’ 과부하…운영 임시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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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3-17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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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저우 영아안전섬. [광저우 = 중궈신원왕]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올해 중국에서 처음 건립된 광저우(廣州) ‘영아안전섬(嬰兒安全島ㆍ중국 베이비박스)’이 과부하 상태에 걸려 임시 운영 중단 조치가 내려졌다.

18일 양청완바오(羊城晚報)에 따르면 광저우시 복지원 측은 16일 현재 광저우시에 설치된 영아안전섬에 버려진 영아의 수가 수용할 수 있는 정원수를 이미 넘어섰다며 이곳의 운영을 임시 중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올해 춘절(1월 28일) 개설한 이후 48일간 광저우시 영아안전섬에 버려진 영아는 총 262명(남아 148명, 여아 114명)으로 하루당 5명 꼴로 이곳에 버려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1세 이하의 영아는 175명에 달해 전체의 67%를 차지했고, 이들의 대부분은 선천전 질병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저우시 복지원 측은 이곳에서 보호받고 있는 영아의 생존률은 91.22%로 영아안전섬 설치가 영아의 생존률 제고 및 인권보호 실현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는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영아유기를 예방하고 아이들의 생명을 보호하자는 목적에서 몇 년 전부터 추진되고 있는 영아구조 및 보호시설인 ‘영아안전섬(보호소)’를 올해 안에 성(省)별로 최소한 2개 이상 설치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영아 안전섬’은 유기된 영아를 보호하는 베이비박스와 같은 기능을 하는 공간으로, 아무 곳에나 버려져 자칫 생명을 잃기 쉬운 아이들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한 목적에서 설치됐다. 지금까지 중국 10개 성에 25개의 영아 안전섬이 설치돼 있고, 28개 성에서 시범 설치를 계획중이다.

2011년 6월 중국에서 처음으로 영아안전섬을 설치한 허베이(河北)성 스자좡(石家庄)의 경우 설치 후 2년 8개월간 약 220명의 아이가 버려진 것으로 집계됐고, 이날 임시폐쇄가 결정된 광저우시의 경우도 설립 이후 15일간 무려 79명의 영아가 버려져 보호 시설로 넘겨졌다.

이처럼 영아안전섬에 버려지는 영아의 수가 급증하면서 영아안전섬 확대 설치가 영아유기를 종용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 또한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영아안전섬 설치 이후 일각에서는 아이를 유기하는 방식만 변화시켰을 뿐 유기를 줄이기 위한 그 실질적 목적은 전혀 실현되고 있지 않다면서 인권 보호가 아닌 인권 방임을 종용하고 있다고 지적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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