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디자이너' 피터 슈라이어 한국서 화가 데뷔 첫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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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9-19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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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갤러리현대강남서 22일부터'인사이드 아웃'전 드로잉 회화등 60점 전시

피터 슈라이어가 갤러리현대 전시장에 선시된 알펜플뤼게(알프스방향으로라는 의미)라는 표지판과 조종사 그림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갤러리현대제공/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공항근교에 살았던 아이는 조종사가 되고 싶었다. 비행기에 매혹당했던 그는 조종사가 아닌 '자동차 디자이너' 로 우뚝섰다. 세계 3대 자동차 디자이너로 꼽히는 피터 슈라이어(Peter Schreyer.59)다.
현재 기아자동차 디자인 총괄부사장으로 활동하는 그는 기아차 쏘울, K5, K7, K9, K3 등 K 시리즈의 디자인을 선보이며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인물이다.

“지금까지 내가 작업한 작품을 한자리에 모아 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어제 설치를 마치고 전시장을 둘러봤는데 감개무량하다.”
'성공한 자동차 디자이너'인 그가 자동차무대가 아닌 '미술무대'에 섰다. 되지못했던 열망, 조종사들과 비행기 그림을 화폭에 그려냈다.
지금껏 작업한 드로잉, 설치, 회화 작품 60여 점을 들고 오는 22일부터 11월2일까지 갤러리현대 강남에서 첫 개인전 ‘인사이드 아웃(Inside Out)’을 연다. 전 세계에서 처음 공개하는 전시로 그가 '순수예술가'로 첫 데뷔하는 자리다.

19일 갤러리현대 전시장에서 기자들과 만난 슈라이어는 “이 자리는 자동차 디자이너로서의 제가 아닌 한 인간으로서의 피터 슈라이어를 보여 드리는 자리”라고 강조했다.

생애 첫 개인전을 한국에서 연 데 대해 슈라이어는“이번 전시는 나의 내면을 꺼내 대중에게 인간 피터 슈라이어가 어떤 사람인지 보여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디자이너로서 성공하게 된 비결의 하나는 예술적인 부분과 기술적인 부분을 함께 지니고자 노력했던 덕분이다. 미술은 항상 내 사고안에 내재되어 그 어떠한 제한이나 억압없이 디자인이라는 영역안에서 자유롭게 작업할수 있었다."

슈라이어는 “자동차 디자인은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과정을 요구하지만 본능적이고 직관적인 면들도 필요하다”며 “순수예술은 내가 열린 사고를 갖고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일종의 훈련과도 같다”고 설명했다.

조종사가 되고싶었던 피터 슈라이더가 어린시절 추억의 파편을 화폭에 담아 생애 첫 개인전을 한국에서 연다.

할아버지가 만들어준 바퀴달린 동물원. MY ZOO.1957.

어린 시절 비행기 조종사를 꿈꿨고 1983년부터는 경비행기를 직접 조종했다는 그의 작업에는 유독 비행기나 조종사가 많이 등장한다. 사이 톰블리를 좋아하고 젊은시절 초현실주의 다다이즘에 심취했다는 그의 작품은 자유롭고 추상적이다.

'과거'는 그에게 디자인 영감의 원천이자, 미술작업의 힘이다. 화가였던 할아버지 작업실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는 그는 이번 전시에 할아버지에게 바치는 오마주와 소중한 유년기에 대한 추억도 풀어냈다.
1957년 할아버지가 만들어준 동물원 모형과 이것을 보고 그린 드로잉도 전시장에 걸었다. 또 전위재즈연주가 마일즈 데이비스로부터 영감을 받은 회화작업도 선보인다. 돌과 천쪼가리, 나사와 못, 빈티지 비행기에서 가져온 날개부분등의 오브제등 '개인적인 일기'와도 같은 작품은 해독제가 필요하지만 그의 금빛같은 추억들이 예술로 승화된 것을 느껴볼수 있다.

한국 작가 중에서는 서도호와 전광영의 작품을 좋아한다는 그는 2009년 광주 디자인 비엔날레에 초청돼 조선시대 정원의 원형을 간직한 담양 소쇄원에서 영감을 얻은 ‘레스트(Rest)’라는 작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독일 바트 레이헨할 출생인 슈라이어는 독일 뮌헨 산업디자인전문학교, 영국 런던 왕립예술학교에서 자동차디자인을 전공했다. 아우디 디자인 총괄책임자, 폭스바겐 디자인 총괄 책임자를 역임했고 독일 연방디자인 대상을 수상한바 있다.

"디자인에서는 미래와 비전에 중점을 둔다. 그림을 그릴때에는 과거와 현재의 감정과 경험을 표현했다. 내가 무엇을 해왔고, 현재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살펴볼수 있는 이 전시는 내 인생의 다음 단계로 향하는 문을 열어주고 있다." 전시는 11월 2일까지.(02)519-0800
하늘나라로 간 친구의 초상화를 전시장엔 건 슈라이어는 "이 전시를 이 친구와 함께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초상화 주인공은 동료 디자이너였던 울리히 람멜로 많은 프로젝트를 함께했고 비행경험을 나눈 형제같은 우애를 나눈 친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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