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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 제도의 본질과 한계
이재명 정부의 첫 사면을 둘러싸고 찬반 논란이 날카롭다. 사면권은 대통령의 헌법상 권한이지만, 사면권의 오남용도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조국 전 대표, 윤미향 전 의원, 최강욱 전 의원 등이 사면 대상자로 거론되는 것도 논란을 더욱 뜨겁게 만들고 있다. 사면 제도의 뿌리는 군주국가 시절 왕의 대권의 하나로 인정되던 은사권(恩赦權)이다. 민주화 이후 왕의 대권이 대부분 사라졌지만, 사면권은 아직도 대부분의 국가에서 국가원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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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무역협정' 과도한 공포 벗어나야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 한국과 미국의 무역협상이 마무리되는 느낌이다. 아직 불확실한 것이 많지만 다른 나라들과 미국이 무역협상을 타결하면서 드러나는 몇 가지 공통점을 보면 한·미 간 무역협정도 그 틀 안에서 크게 벗어나 보이지 않는다. 첫째는 상호관세율이 영국 10%를 제외하면 가장 낮은 수준인 15%로 확정되었다는 점이다.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 같은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대부분 19% 혹은 20%를 부과받은 것에 비하면 상당히 낮은 상호관세율을 적용받았다. 둘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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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는 피했지만 …무용지물 된 한미 FTA
서진교 GS&J 인스티튜트 원장 한·미 관세 협상이 8월 1일 상호관세 부과 시한을 앞두고 전격 타결되었다. 핵심은 미국이 우리 수출품에 부과하려던 25% 상호관세를 15%로 낮추고 대신 우리는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 및 펀드 조성과 1000억 달러의 미국산 에너지를 구매하는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 협상 결과를 놓고 여야 간 시각 차이가 크다. 한쪽에서는 과도한 투자로 인해 우리 기업의 부담이 커지고 국내 투자 공백에 따른 산업 공동화가 우려된다고 주장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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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전당대회가 보여준 '정당 민주주의' 현실
이변과 혼선 민주당 전당대회는 정청래 후보의 승리로 마무리되었다. 이번 결과는 ‘이변’으로 평가될 만하다.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에 보다 가까운 인물로 여겨졌던 박찬대 후보가 패배했기 때문이다. 주목할 점은, 박찬대 의원이 의원들 사이에서는 상당한 지지를 받았음에도 패배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지역위원장들의 당원들에 대한 영향력이 약화되었음을 의미한다. 긍정적으로 해석하면, 이는 당원 중심의 당내 민주화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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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아는 자, 나설 때도 물러날 때도 안다
새로운 정권이 출범한 바로 이 정권교체기에, 우리는 다시 익숙하고도 불편한 장면을 마주한다. 예나 지금이나, 보수정권에서나 진보정권에서나 국회 청문회장에서 고개를 숙이거나, 어딘가 뻔뻔, 내지 순진무구한 표정으로 마이크 앞에 선 공직 후보자들은 여전하다. 그리고 단골 메뉴도 위장전입, 부동산 투기, 자녀 입시 비리, 병역 기피, 탈세, 논문 표절, 연구비 유용, 이중 국적, 갑질 의혹 등 변함이 없다. 놀라운 건, 시간이 흐를수록 드러나는 의혹은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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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글로벌 인재 잡을 적기
과거 한국 과학자들과 연구원들은 더 나은 연구 환경과 물질적 보상을 찾아 미국을 포함한 해외 학교나 기관으로 떠났다. 오랫동안 이어진 이 인재 유출(brain drain)은 한국의 부족한 과학 인프라와 경직된 교육 제도 문화 때문이었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이제 한국은 연구개발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서서히 두각을 나타내고 있고 국내 대학과 기업들도 점차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과거에 유출되었던 많은 인재들이 한국으로 돌아오고 있으며, 이 추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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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관세 협상 타결의 의미
미일 관세 협상이 타결되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7월 23일 미일 간의 협상이 타결되었음을 알렸다. 그리고 일본에서도 각종 언론 매체를 통하여 미일 간 협상 타결 소식이 전해졌다. 그런데 정작 합의된 내용이 명확하게 전해지지 않아서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일본 언론을 통해서 전해진 미일 관세 협상 타결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먼저 상호 관세율은 기존 세율 15% 미만인 품목은 기존 세율과 합하여 모두 15%로 한다. 기존 세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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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떨어진 학력 …'학업성취도평가'가 보내는 경고
지난 7월 7일 한 교육단체 포럼에서 'PISA 최상위 국가의 성취도 추이 비교와 시사점'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그리고 지난 21일 중3과 고2 학생의 '2024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가 발표되었다. 이 포럼과 발표에서 공통 관심사는 학업성취도 변화 추이와 기초학력 부진이다. 국제학업성취도평가 중 우리나라가 참여하는 대표적이 두 가지 시험은 PISA(Programme for International Stu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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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 운전대, '이들 손'에 다시 맡길 수 있나
미국이 제시한 상호관세 부과일이 임박했다. 72번째 정전협정일에 언론 지면은 평화 아닌 관세협상 기사로 가득하다. 연일 ‘승전’ 분위기를 띄우는 북한과 달리 트럼프 2기 들어 ‘미지(未知)의 워싱턴’을 상대하는 한국은 여유가 없다. 관세협상과 별개로 동맹의 가치는 가치대로 견지해나가야 한다. 이는 한·미간 새 FTA 체결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과거 한국이 북·미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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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0억달러 국부펀드, 성장률 8% 꿈 인도네시아 경제 구할까
지난 7월 16일 인도네시아는 미국과 관세 협상을 마무리 지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협상 결과에 대해 자신이 프라보워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직접 소통해 성사시킨 중요한 합의라고 자평했다. 트럼프와 통화하며 박장대소하는 장면을 인스타그램에 올린 프라보워 역시 매우 유쾌한 대화였다고 밝히며 협상 타결 소식을 전했다. 양국 정상 모두 협상 결과에 만족을 표했지만 이를 전달하는 방식에서는 미묘한 온도 차가 드러났다. 트럼프는 이번 협상이 미국을 위한 최상의 결과이며, 2억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