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상규 칼럼] 서로의 급소를 쥔 미국과 중국
19세기 초 영국은 중국으로부터 차와 비단, 도자기를 대량으로 수입했다. 하지만 영국 상품의 대중국 수출 규모는 크지 않았다. 중국으로 은이 계속 유입되자, 영국 상인들은 인도산 아편을 중국에 팔아 무역 불균형을 메우기 시작했다. 1839년 청 정부가 아편을 몰수하고 폐기하며 불거진 갈등은 결국 전쟁으로 번졌다. 이것이 바로 경제적 이해관계에서 비롯된 ‘아편전쟁’이다. 180여 년이 지난 지금 세계 1·2위 경제대국인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에 ‘전쟁’이라는 말이 따라붙는다.
-
[임병식 칼럼] 영화 '암살자들'이 던진 질문, 역사가 답해야
논쟁 중인 영화 《암살자들》을 봤다. ‘재미있게 잘’ 만들었다. ‘재미있다’는 건 역사적 사실을 잘 짜깁기(편집)함으로써 몰입하게 했다는 의미다. 또 많은 이들이 감독 의도대로 영화적 상상력을 사실로 믿으니 성공(?)했다는 뜻이다. 영화를 본 지인은 “묘하게 설득당한다”는 감상평을 내놓았다. ‘표현의 자유’로만 봐주기에는 한참 선을 벗어났다. 당시 정권은 막강한 권력을 행사했다. 국면 전환이 필요했다면 얼마든 다른 카드를 사용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
[전문가 기고] 삼성전자·하이닉스 호황에도…개인투자자는 왜 힘든가
요즘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라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천문학적 영업이익과 주주환원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투자자들은 주식투자로 힘들어하고 있다. 오랫동안 부동산과 예금에 편중된 자산으로 운용하던 개인들이 최근 들어 주식투자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부적절한 투자방법과 행태로 인해 자산의 지속가능한 성장이 위협받는 실정이다. 지난해 기준 한국의 주식시장 회전율은 201%로 미국의 약 3배, 일본의 1.7배에 달한다고 한다. 특히 2020년 이후 개인투자자 유입이 증가하면서 평균 주식
-
[중국 성어로 세상 읽기] (78) 입장 바꿔 생각하라 - 역지사지(易地思之)
제목부터 범상치 않은 영화 '암살자(들)'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암살자(들)'은 1974년 광복절 경축식장에서 발생한 박정희 대통령 저격사건을 모티브로 하여 각색한 팩션이다. 팩션(faction)이 사실(fact)과 허구(fiction)의 합성어인 데서 알 수 있듯, 팩션 영화는 어느 정도의 영화적 상상력을 필요로 한다. 사실과 허구를 여하히 잘 섞고 개연성 있게 만들어 영화적 재미를 극대화하느냐에 영화의 흥행 여부가 달려있다 보니 감독은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위태롭게 넘나들 수밖에 없다. '암살자(
-
[전문가 기고] 청년, 문화를 만나다…객석 한 자리가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꾼다
젊었을 때 나는 내가 배우가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대학 입시에서 뜻을 이루지 못한 뒤 우연히 연극을 배우는 곳을 찾아가게 됐다. 남 앞에 나서는 것도 어려워하던 청년이었지만 연기를 할 때는 내 안에 있는 것을 드러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연극을 만났다. 1962년 연극 '소'로 처음 무대에 섰을 때는 너무 떨려서 어떻게 해냈는지 지금도 잘 기억나지 않는다. 한 번 무대에 서고, 또 한 번 서다 보니 어느덧 65년째가 되었다. 돌이켜보면 청년 시절 무대와 객석에서 받은 울림이 내 평
-
[서정목 칼럼] '實話'로 관객 끌고, '픽션'으로 책임 피하고
1974년 8월 15일 국립극장 연단에서 발생한 총격과 육영수 여사의 서거는 대한민국 현대사에 깊은 상흔을 남긴 국가적 비극이다. 당시 수사와 재판을 거쳐 문세광이 범인으로 처벌되었고, 그에 관한 사법적 판단도 확정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후 이 사건을 둘러싸고 여러 의혹과 해석이 줄곧 제기되어 왔다. 문제는 이러한 주장들이 단순한 역사적 논쟁의 차원을 넘어 영화와 예술적 창작이라는 형식을 통해 다시 대중 앞에 등장하는 순간이다. 검증되지 않은 의혹이나 음모론을 자극적으로 재구성하여 관객의
-
[이병종 칼럼] 카니 총리가 말하는 중견국 연대는 가능한가?
가능성이 얼마나 있는지는 모르지만 캐나다의 마크 카니 총리가 노벨 평화상 후보에 올랐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금년 초 다보스 포럼에서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강압적인 관세 및 합병 압박에 대항해 중견국의 연대를 강조하고 규칙에 기반한 다자적 국제 질서를 주창했기 때문이다. 포럼에서 그의 연설에 대해 모든 참석자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로 화답했고 그 이후로 그는 국제 무대의 수퍼스타로 부상했다. 단지 수사에 그친 것이 아니라 미국의 보복 관세에 대해 똑 같은 보복 관세로 대응하는 용기를 보였고 유럽
-
[정성춘 칼럼] 피지컬 AI를 향한 일본의 도전
최근의 일본경제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은 산업기술종합연구소, 그리고 공작기계 세계 2위인 DMG모리정기와 건설기계의 거물 코마쓰 등과 손을 잡고 피지컬 AI를 육성하기 위한 전례 없는 관민 합동 프로젝트에 시동을 걸었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전국의 제조 현장에서 가동되는 수많은 산업용 로봇, 건설기계 그리고 공작기계에 주민등록번호와 같은 공통 ID를 부여하고, 이를 통해 파편화되어 있던 제조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대량 수집하는 것이다. 이렇게 수집된 제조현장의 데이터는 산업용
-
[전문가 기고]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실제로 얼마나 될까?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쉬운 답이다. 하지만 틀린 답이기도 하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실제로 얼마나 될까? 수백조 원일까? 그보다 더 많을까? 수십 년간 한국의 정책 당국과 기업, 투자자들이 고민해 온 문제지만, 놀랍게도 그 답을 정확히 아는 사람은 없다. 한국 주식이 오랫동안 비교 가능한 해외 시장보다 낮은 가치로 거래돼 왔다는 근거는 충분하다. 그러나 시장 전체의 가치평가 격차는 문제가 존재한다는 사실만 보여 줄 뿐이다. 무엇이, 얼마나, 왜 저평가되는지까지 정확히 설명하지는 못
-
[신율 칼럼] 음모론 경계한다면, 진상 규명 서둘러야
추석 연휴가 끝났다. 예전 같으면 추석 밥상 민심을 다룬 기사가 쏟아졌을 법한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과거에 비해 추석이나 설이 여론에 미치는 영향이 줄었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추석 연휴 전후의 여론조사를 보더라도 명절을 계기로 민심이 크게 달라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2017년 이후 한국갤럽의 자체 정례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는 추석 전후의 대통령 지지율 격차가 크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큰 변화가 나타난 것은 2017년과 2022년으로, 추석 전후 지지율이 각각 8%p.와 6%p. 변동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