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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5.27 WED
아주칼럼
  • [이학노 칼럼] 삼성전자 '성과급 갈등'이 남긴 과제들

    로마의 개선장군이 승리의 퍼레이드를 벌일 때 장군의 뒤에서 귓속말로 끊임없이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를 속삭이는 사람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메멘토 모리. ‘너의 죽음을 떠올려라’ 정도의 말이라고 하는데, 지금은 네가 잘나가지만 너 또한 언젠가 죽을 터이니 교만해지지 말라는 경고이다. 어려울 때를 대비하라는 말로, 이런 경구를 남긴 로마는 그래서 위대한 문화를 꽃피웠는지 모른다. 어렵사리 파업의 고비를 넘긴 삼성전자의 성과급 갈등. 지방선거를 불과 2주 앞두고 협상력을 극대화하

  • [전병서 칼럼] 잡은 고기 나누다 다음 고기 놓친다

    메모리 초호황의 설계자는 한국이 아니다 1년 전 만 해도 한국 메모리 반도체 이대로 가면 망한다고 했다. 지금은 사상 최대 영업이익이다. 그러나 한국 메모리 반도체의 드라마틱한 반전에 환호하기는 이르다. 이 호황의 설계자가 한국이 아니기 때문이다. 미·중 AI 군비경쟁이 뿌린 투자 폭탄, 미국이 중국에 씌운 반도체 금수(禁輸)조치의 반사이익이 만들어준 선물이다. 우리가 잘 해서가 아니라 남들이 싸워준 덕에 고기가 그물 안으로 스스로 걸어 들어온 것이다. 운(運)을 실력(實力)으로 착각하는 순

  • [박병환 칼럼] 中어선의 불법조업은 시급한 국가안보 문제다

    꽃게잡이로 생계를 유지하는 연평도 등 서해 5도 어민들의 한숨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우리 어민들은 북방한계선(NLL)이 가깝다는 이유로 조업에 제한을 받지만 중국어선들은 NLL을 넘나들며 우리의 수산자원을 싹쓸이하고 있다. 중국어선들은 남해와 동해에서도 연중 불법으로 조업하고 있는데 해경의 단속은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는 수준이다. 지난 수십년 동안 정부나 정치권은 중국어선의 불법 조업 대응에 있어 미온적이었고 언론은 해경이 중국 어부들의 공격으로 목숨을 잃는 참극이

  • [전문가 기고] '그냥 웃자고 한 말'에 담긴 무게, 조롱의 책임

    비웃거나 깔보면서 놀리는 행위, 즉 조롱(嘲弄, Ridicule)이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서 가장 가성비 좋은 오락거리가 됐다. 스마트폰 화면을 몇 번 넘기기만 해도 누군가의 실수, 외모, 혹은 평범한 일상이 '밈(Meme)'이라는 이름으로 박제돼 대중의 웃음거리로 소비된다. "그냥 웃자고 한 말에 왜 죽자고 달려드냐"는 얄팍한 변명은 조롱을 일삼는 이들의 방패가 되었다. 남의 결점을 빗대어 공격하는 것이기에 풍자(諷刺, Satire)와 조롱은 한 끗 차이처럼 보이지만, 그 본질은 완전히 다르다. 풍

  • [전문가 기고] 용산공원, 보다 넓고 깊게 살려내자

    경의선 철길 주변 지역의 변화는 놀랍다. 철도 지하화로 지상에 공원이 생기자 다소 황량했던 철로변 동네 분위기는 산뜻해졌다. 개성 있는 가게들이 들어선 아기자기한 골목길엔 별명들도 붙었다. 이제는 ‘둥지내몰림’을 걱정하게 된 지경이다. 새로운 산업·기술·문화의 변화는 이렇듯 도시 구조를 바꾼다. 용산공원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한 세기 넘게 금단의 땅이었던 이곳은 기술 발전이나 개발동력 차원을 넘어 시민권 신장과 동북아의 지정학적 변화까지 맞물리며 변화의 계기를 맞

  • [김영윤 칼럼] 한·러 관계, 더 늦기 전에 다시 설계해야 한다

    북방 유라시아 시대를 향한 한국의 전략적 전환이 절실한 때다. 북·중·러 삼각관계는 빠르게 재편되고, 북한은 러시아와 사실상 군사동맹 수준으로 밀착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과의 전략경쟁 속에서 준(準)동맹적 협력 구조를 굳혀가고 있다. 이 같은 지각변동 앞에서 한국은 한미동맹이라는 단일 축에만 의존한 채, 러시아와의 관계를 사실상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 방치가 단순한 외교적 소홀함이 아니라, 한국의 미래 전략 전체를 제약하는 구조적 위험으로 변하고 있다는

  • [박승찬 칼럼] '동상이몽'의 미중정상회담…숨은 함의는?

    전 세계가 주목한 미·중정상회담이 예상했던 대로 공동성명이나 합의문도 없이 마무리되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귀국 이후 정상회담이 대성공이라고 자평했지만, 대부분 언론 매체와 전문가들은 중국의 외교적 판정승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미국 언론들도 ‘이번 정상회담은 중국의 초강대국 이미지만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된 셈’이라고 혹평했다. 정상회담을 통해 향후 3년 이상 미·중관계의 전략적 방향을 위해 제시된 ‘건설적, 전략적 안정관계’ 수립도 결국 미국이 더

  • [전문가 기고] 한우, 자원순환형 산업을 이끄는 중심 축

    최근 환경단체와 일부 언론을 통해 보도된 “한국인 1인당 육류 소비 온실가스 배출량이 제주도행 항공편을 21회 탑승한 것과 같다”는 주장은 대중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한 자극적 메시지였다. 밥상 위의 고기 한 점이 마치 기후위기를 가속하는 주범인 것처럼 인식되면서 국내 축산업계는 환경 문제의 중심에 놓이게 됐다. 그러나 통계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이는 교묘하게 뒤틀린 기준의 오류이자 과학적 사실을 외면한 억울한 누명임이 드러난다. 이에 필자가 속한 한국축산식품학회는 과학적 근거와

  • [이백순 칼럼] 호르무즈와 대만해협의 '두 먹구름'  

    현재 세계 원유 수송로의 길목인 호르무즈에서는 해협 봉쇄라는 전대미문의 현상이 두 달째 지속되고 있다. 국력이 강성할 때 미국은 전 세계 해양을 7개 함대를 투입해 지배하고 관리해 왔다. 그 당시 막강한 소련이라도 미국이 관리하는 해양 수송로를 봉쇄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미국은 이란전에 한때 3개 항모전단을 투입하고 ‘장대한 분노(Epic Fury)’ 작전으로 이란 해·공군의 80%를 궤멸시켰다고 장담했다. 지금 초토화된 이란 해군이 틀어막고 있는 이 해협을 미 해군이 뚫지 못하는 일이 벌어

  • [전문가 기고] 재생에너지 100GW 시대, 탄소중립을 이루어내기 위한 생존방안

    정부의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 의지는 분명해 보인다. 2030년까지 100GW라는 도전적 목표는 단순한 선언을 넘어 에너지 전환의 속도를 끌어올리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다만 ‘도전적’이라는 표현에는 그만큼 달성이 쉽지 않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는 또 다른 경직성 전원인 원전과 맞물리며 전력망에서 수요·공급의 균형을 맞추는 일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밖에 없다. 재생에너지 확대 과정에서는 전력 사업자의 수가 지속적으로 늘고, 기존과 성격이 다른 새로운 사업자들도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