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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자의 영화 이야기⑥ | 인간·문화·자연] 조선의 충신 김종서와 책사 한명회의 대비된 죽음
“신, 김종서는 죄인입니다.하여 저승을 가지않고, 저승의 문턱에서 조선땅을 50년째 내려보고 있었습니다.이제사 무릎꿇고, 성군이신 세종대왕과 지극히 온화하셨던 문종 폐하, 그리고 어린 나이에 나라의 무게를 짊어지셨던 단종 전하 앞에 고합니다. 소신은 세 분 성상을 지켜내지 못했습니다. 불충에 불충입니다.” 김종서는 칼을 쥔 자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칼을 막아야 할 사람이었습니다. 함길도의 대호(大虎)라 불리며 북방을 지켰고, 여진을 토벌하며 국경을 굳혔던 장수였습니다. 그는 조선의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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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서 칼럼] '곡괭이 장사'의 AI 버블 타기
기술 신시대의 서막인가, 거대한 신기루인가? 전 세계 증시는 지금 엔비디아와 오픈AI가 쏘아 올린 인공지능(AI)이라는 거대한 파도에 올라타 있다. 이는 단순한 자산 가격의 상승을 넘어 인류의 생산 방식과 투자 패러다임을 뿌리째 흔드는 혁명적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하지만 축제의 화려한 조명 뒤편에서는 '수익 없는 투자'에 대한 공포가 소리 없이 번지고 있다. '금은 누가 캐든 곡괭이 장사는 돈을 번다'는 논리로 무장한 AI의 인프라인 하드웨어 공급자들의 독주는 과연 영원할 수 있을까?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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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자의 영화 이야기⑤ | 인간·문화·자연 ] '왕과 사는 남자' 서로 다른 길을 걸은 수양대군, 세조와 금성대군
영화 '왕과 사는 남자'를 보고서 극장을 나서는 길, 관객의 눈가가 젖어 있다면 그것은 단지 비극적 결말 때문만은 아니다. 우리는 그 안에서 한 인간이 끝까지 인간으로 남으려 했던 장면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권력의 승패가 아니라 품격의 승패를 묻는 영화. 그 중심에 선 인물이 바로 금성대군이다. 조선의 계보는 분명하다. 성군 세종이 나라의 기틀을 세우고, 장남 문종이 그 질서를 이어받았다. 그리고 문종의 아들, 어린 단종이 왕위에 올랐다. 그러나 역사에는 늘 균열이 있다. 둘째 아들 수양대군, 훗날 세조가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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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환 칼럼] '외국인 지방참정권' 개편, 주저할 이유 없다
2025년 1월 말 기준으로 지방선거 투표권을 가진 외국인이 14만명을 넘어서는 등 지방참정권을 갖는 외국인이 계속 늘어남에따라 외국인에게 선거권을 부여할 때 상호주의를 도입하여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어 왔다. 올해 6월 초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시행될 예정이어서 특히 야권에서 현행 외국인 참정권 제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애초 외국인 참정권 논의의 배경에는 1990년대에 한국 정부가 일본 정부에 재일 한국-조선인의 참정권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선제적으로 이를 한국 거주 외국인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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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글로벌 'K-'에 드리워진 그림자
높은 대외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올해 들어 수출이 예상 밖의 호실적을 거두고 있다. 지난 2월 20일까지 누적 잠정치 기준 약 30%나 증가했다고 하니 실로 놀랄 만한 일이다. 내수 경기가 장기간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는 우리 경제 현실을 고려하면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다만 이런 수출 호조세가 언제까지 유지될 것인지는 의문이다. 국내 수출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반도체 산업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수요 폭발과 더불어 2030년까지 연평균 15% 이상 성장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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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자의 영화 이야기④ | 인간·문화·자연] '왕과 사는 남자' 지고지순한 사랑으로 '왕을 지킨 여자들'
권력은 번쩍이지만, 사람의 정은 오래 남는다. 영화'왕과 사는 남자'는 그 오래 남는 것을 붙든 작품이다. 왕을 지킨 두 여인, 궁녀 매화와 정순왕후 송씨의 삶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비로소 인간이 무엇으로 사는지 묻게 된다. 영화는 어린 단종, 곧 단종 이홍위의 숨결에서 시작된다. 아직 왕이기보다 아이에 가까운 소년 왕자. 매화는 그 아이의 곁에 선다. 새벽이면 가장 먼저 일어나 작은 손을 씻기고, 차가운 물에 놀라지 않도록 제 손으로 물을 덥힌다. 버선발을 맞춰 신겨 주고, 어깨에 흘러내린 곤룡포 자락을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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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희 칼럼] AI 확산에 흔들리는 '사'자 직업
오픈AI가 2022년 11월 30일 챗GPT를 공개한 지 불과 3년 조금 더 지났다. 이 짧은 기간에 생성형 AI가 디지털 공간에서 텍스트, 이미지, 코드 등 콘텐츠를 생성하는 정보 혁명이 일어나고, 많은 일자리가 사라지면서 동시에 새로운 직업이 창출되고 있다. 또한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는 현실 세계의 물리적 환경에서 직접 행동하는 휴머노이드 등이 공개되면서 피지컬 AI에 의한 제조업 혁명을 예고하고 있다. AI로 인해 급변하는 세계에서 한국개발연구원(KDI) 한요셉 연구원의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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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철 칼럼] 美 상호관세 위법…상황 오판하면 안보와 경제에 치명타
새해가 시작한 지 이제 겨우 두 달이다. 하지만 세상은 바뀐 것이 없고 좋아질 기미보다 나빠질 징조가 더 많아 보인다. 정확하게 꼬집으면 확실성보다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경제 주체들의 불안감이 가중된다. 모두가 앞으로의 세상이 어떻게 바뀔 것인가에 대해 걱정한다. 우리의 일상에서 더 중요한 것은 바뀌는 것보다 바뀌지 않는 것에 대해 통찰력을 가지려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바람과는 다르게 세상은 예측할 수 없는 돌발변수들이 끊임없이 등장한다. 결국 세상에서의 경쟁과 승부는 변하지 않는 것과 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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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노 칼럼] 탈 많은 부동산 정책…'시간 일관성'이 성패를 가른다
부동산 정책의 시간 일관성(time consistency) “지금 집을 팔아야(사야) 하나? 지금이 아니면 언제 파는(사는) 게 좋은가?”라는 지인들의 질문에 필자가 우물쭈물하면 “에이, 경제학 공부했다면서 그것도 몰라?” 하는 무안한 핀잔이 돌아오기 일쑤다. 그러나 변명거리는 있다. 과문한 탓인지 모르지만 부동산을 연구하는 경제학과를 두고 있는 대학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도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부동산이 경제학의 연구 대상에서 사라진 이유에 대해 설득력 있는 주장이 있다. 미국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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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기고] 보이스피싱(스캠사기), 피의자들끼리도 속이는 스캠
작년 캄보디아 스캠단지에서 국제공조를 통해 다수의 한국인이 검거되면서 보이스피싱 범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졌다. 정부는 스캠사기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청와대에 검거 실적을 직접 보고하는 등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캠사기는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으며, 피해자는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범행에 가담한 인력 역시 꾸준히 처벌받고 있는 실정이다. 필자는 한국과 태국에서 로펌을 운영하면서 스캠사기의 본거지를 수차례 경험했고, 현지에서 직접 피의자들을 변호하는 등 그 면면을 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