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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25 WED
아주칼럼
  • [인문자의 영화 이야기④ | 인간·문화·자연] '왕과 사는 남자' 지고지순한 사랑으로 '왕을 지킨 여자들'

    권력은 번쩍이지만, 사람의 정은 오래 남는다. 영화'왕과 사는 남자'는 그 오래 남는 것을 붙든 작품이다. 왕을 지킨 두 여인, 궁녀 매화와 정순왕후 송씨의 삶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비로소 인간이 무엇으로 사는지 묻게 된다. 영화는 어린 단종, 곧 단종 이홍위의 숨결에서 시작된다. 아직 왕이기보다 아이에 가까운 소년 왕자. 매화는 그 아이의 곁에 선다. 새벽이면 가장 먼저 일어나 작은 손을 씻기고, 차가운 물에 놀라지 않도록 제 손으로 물을 덥힌다. 버선발을 맞춰 신겨 주고, 어깨에 흘러내린 곤룡포 자락을 조

  • [이재희 칼럼] AI 확산에 흔들리는 '사'자 직업

    오픈AI가 2022년 11월 30일 챗GPT를 공개한 지 불과 3년 조금 더 지났다. 이 짧은 기간에 생성형 AI가 디지털 공간에서 텍스트, 이미지, 코드 등 콘텐츠를 생성하는 정보 혁명이 일어나고, 많은 일자리가 사라지면서 동시에 새로운 직업이 창출되고 있다. 또한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는 현실 세계의 물리적 환경에서 직접 행동하는 휴머노이드 등이 공개되면서 피지컬 AI에 의한 제조업 혁명을 예고하고 있다. AI로 인해 급변하는 세계에서 한국개발연구원(KDI) 한요셉 연구원의 보고서('

  • [김상철 칼럼] 美 상호관세 위법…상황 오판하면 안보와 경제에 치명타

    새해가 시작한 지 이제 겨우 두 달이다. 하지만 세상은 바뀐 것이 없고 좋아질 기미보다 나빠질 징조가 더 많아 보인다. 정확하게 꼬집으면 확실성보다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경제 주체들의 불안감이 가중된다. 모두가 앞으로의 세상이 어떻게 바뀔 것인가에 대해 걱정한다. 우리의 일상에서 더 중요한 것은 바뀌는 것보다 바뀌지 않는 것에 대해 통찰력을 가지려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바람과는 다르게 세상은 예측할 수 없는 돌발변수들이 끊임없이 등장한다. 결국 세상에서의 경쟁과 승부는 변하지 않는 것과 변하

  • [이학노 칼럼] 탈 많은 부동산 정책…'시간 일관성'이 성패를 가른다

    부동산 정책의 시간 일관성(time consistency) “지금 집을 팔아야(사야) 하나? 지금이 아니면 언제 파는(사는) 게 좋은가?”라는 지인들의 질문에 필자가 우물쭈물하면 “에이, 경제학 공부했다면서 그것도 몰라?” 하는 무안한 핀잔이 돌아오기 일쑤다. 그러나 변명거리는 있다. 과문한 탓인지 모르지만 부동산을 연구하는 경제학과를 두고 있는 대학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도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부동산이 경제학의 연구 대상에서 사라진 이유에 대해 설득력 있는 주장이 있다. 미국 경제

  • [전문가기고] 보이스피싱(스캠사기), 피의자들끼리도 속이는 스캠

    작년 캄보디아 스캠단지에서 국제공조를 통해 다수의 한국인이 검거되면서 보이스피싱 범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졌다. 정부는 스캠사기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청와대에 검거 실적을 직접 보고하는 등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캠사기는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으며, 피해자는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범행에 가담한 인력 역시 꾸준히 처벌받고 있는 실정이다. 필자는 한국과 태국에서 로펌을 운영하면서 스캠사기의 본거지를 수차례 경험했고, 현지에서 직접 피의자들을 변호하는 등 그 면면을 누

  • [박승찬 칼럼] 지방 양회로 보는 2026년 중국경제 3대 정책방향

    3월 5일 양회 전인대 개최를 앞두고 중국 전역이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전 세계도 트럼프발 불확실성과 복잡한 글로벌 지정학의 변화 속에 올해 중국 경제 향방에 주목하고 있다. 전 세계 경제성장에 있어 중국 경제 기여도가 30%에 이르니 그럴 만하다. 전인대 정부업무보고에서 2026년 중국 경제성장률 목표치와 중점육성 산업 그리고 재정·통화정책 방향이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중국 경제 성장률 목표치는 이미 지난 1월~2월 초에 걸쳐 개최된 31개 성·시&mid

  • [전문가 기고] 하청의 사망사고 원인은 '위험의 외주화'가 아니라 '위험의 격차'

    일터에서 발생하는 사망사고는 매년 증감을 반복하며 완만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현장에서 체감할 만한 변화는 아니다.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발표한 2024년 산업재해 통계에 따르면 사고 사망자 수는 전년보다 15명 증가한 827명이었으며 건설업과 떨어짐 사고,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사고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중소 규모 사업장에 사망사고가 집중된다는 사실은 이제 새로운 분석도 아니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만의 문제도 아니다. 미국 건설연구훈련센터(CPWR)의 2024년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2

  • [인문자의 영화 이야기③ | 인간·문화·자연] '왕과 사는 남자' 엄흥도와 한명회, 한 사람의 장례와 한 사람의 권력

    역사는 권력을 기록하지만, 문명은 인간을 기억한다. 왕좌를 둘러싼 칙령과 교지는 사서에 남지만, 한 인간의 마지막을 ‘사람답게’ 지켜낸 손길은 세월을 넘어 공동체의 윤리로 되살아난다. '왕과 사는 남자'가 우리에게 묻는 질문도 결국 여기에 닿아 있다. 권력의 정상에서 세상을 내려다본 사람과, 흙의 온도에서 인간을 붙든 사람. 한명회와 엄흥도는 그 대비의 양극이다. 역사 속 엄흥도는 영월의 호장이었다. 단종이 사약을 받고 숨을 거둔 뒤, 누구도 감히 시신을 거두지 못하던 그 밤에 그는 관과 장

  • [인문자의 영화 이야기② |인간·문화·자연] '왕과 사는 남자' 빼앗긴 왕관, 그러나 지워지지 않은 이름

    역사의 물줄기를 1457년 영월로 돌려 보자. 삼면이 강으로 둘러싸인 유배지 청령포. 물안개가 낮게 깔린 새벽, 소년의 어깨는 유난히 왜소해 보인다. 그는 한때 조선의 임금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죄인의 옷을 입은 채 강물을 바라보고 있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는 바로 그 장면에서 우리를 붙든다. 왕관을 썼던 열일곱 소년, 단종. 숙부 세조에 의해 왕위에서 밀려난 그의 추락은 단순한 정치적 사건이 아니다. 그것은 한 인간의 존재를 단계적으로 지워 가는 과정이다. 우리는 그것을 폐위라 부른다.

  • [엄태윤 칼럼] 미국-이란 전면전 조짐…트럼프가 이란에 초강경 자세를 보이는 이유

    지난해 12월 이란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발생했다. 하메네이 정권이 군대를 동원하여 진압하는 과정에서 수천 명의 사망자가 속출하면서 이란의 인권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뜨거워졌다. 트럼프 정부는 이란 사태를 예의주시하면서 항공모함을 중동에 급파하여 이란 정부를 겨냥해 핵 개발을 포기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17일 이란과 2차 핵 협상을 마쳤으나, 만족할 만한 결과는 없었다. 지난해 6월 미국은 이란 핵시설을 기습 폭격했으나, 이란 하메네이 정부는 “핵을 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