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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18 W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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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원상 컬럼] 트럼프의 '바람'과 나그네의 외투

    이솝 우화에서 북풍과 태양은 지나가는 나그네의 외투를 누가 먼저 벗기는지 내기를 한다. 차가운 북풍은 힘을 믿었다. 매서운 바람으로 압박하면 상대는 굴복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였다. 바람이 거셀수록 나그네는 외투 깃을 더 단단히 여몄다. 외투를 벗긴 것은 강압이 아니라, 이익이 분명해 보이는 따뜻한 햇볕이었다. 강제는 저항을 낳고, 자발적 행동은 보상이 보일 때 나온다는 오래된 진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다시 세계 경제를 향해 ‘관세의 북풍’을 불고 있다. 그는 관세를 &ldq

  • [아주사설 | 기본·원칙·상식] 애경 2080치약 금지 성분 논란, 공포가 아니라 리스크 관리의 문제다

    애경산업의 2080 치약 일부 수입 제품에서 국내 사용이 금지된 성분 ‘트리클로산’이 검출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해당 제품에 대한 회수 조치와 함께 수입 과정 및 해외 제조소 관리 실태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결과, 검출된 농도는 인체에 위해를 초래할 가능성이 낮다는 전문가 의견도 함께 제시됐다. 이번 사안을 바라보는 데서 가장 경계해야 할 태도는 두 가지다. 하나는 금지 성분이 검출됐으니 곧바로 위험하다고 보는 과도한 공포이고, 다른 하나는 위해 가능성이 낮으니 문제없다는 안일한 결론이다.

  • [아주사설 | 기본·원칙·상식] 어린 불장난으로 평화로운 마을을 불태울 수는 없다

    국가 간 긴장은 언제나 작은 불씨에서 시작된다. 문제는 그 불씨가 의도된 계산의 산물인지, 아니면 무책임한 판단의 결과인지다. 최근 한국에서 이륙한 무인기가 북한 영공을 침범한 사건을 둘러싼 논란은 이 질문을 다시 우리 앞에 놓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 사안에 대해 “북한에 총을 쏜 것과 같다”고 표현하며, 국가기관 연루 가능성까지 포함한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다. 이 발언은 과격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상식의 언어에 가깝다. 주권 국가의 영공을 무단 침범하는 행위는 그 수단이 무인기든 총알이든 본질적

  • [AJP 데스크 칼럼] 세계 정치, 다보스에서 길을 찾을 수 있을까

    스위스 동부의 작은 산악 마을 다보스는 원래 세계 권력의 무대가 아니었다. 결핵 요양지로 알려졌던 이곳은 ‘일상에서 벗어난 공간’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선택됐다. 세계경제포럼(WEF) 창립자 클라우스 슈바프가 다보스를 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경과 이해관계에서 한 발 물러나 정치와 자본, 학계와 시민사회가 자유롭게 생각을 교차시키는 장소. 다보스는 힘을 겨루는 곳이 아니라 생각을 정리하는 공간으로 설계됐다. 반세기가 흐른 지금, 그 다보스는 전혀 다른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올해 포럼의 중심에는 도

  • [아주사설 | 기본·원칙·상식] 헌혈 오픈런은 신호였다…이제는 '보상 있는 시스템'으로 답해야 한다

    국내 혈액 보유량이 적정 기준을 밑돌며 혈액 수급에 경고등이 켜졌다. 현재 혈액 보유량은 4.4일분으로 권고 기준인 5일분에 못 미친다. 특히 10대와 20대 젊은층의 헌혈 참여가 10년 새 급감하면서 혈액 수급 문제는 일시적 부족이 아닌 구조적 위기로 접어들었다. 최근 인기 디저트를 제공한 헌혈 이벤트에 ‘오픈런’ 현상까지 벌어진 것은 이 위기의 성격을 분명히 보여준다. 시민의 자발성이 살아 있다는 증거이자, 동시에 무엇이 사람들을 실제로 움직이는지 확인된 사례다. 문제는 이 신호를 어떻게 해석하느냐다.

  • [아주 인문학적인 동방서평] 다석 류영모, 다섯 개의 창으로 보다

    한 사상가를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 권의 전기로는 부족하다. 한 사람의 삶은 하나의 얼굴로만 남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다석 류영모처럼 말보다 삶으로 사유했고, 제도보다 인간을 먼저 생각했던 인물이라면 더욱 그렇다. 다석은 철학자이면서도 농부였고, 종교인이면서도 교단 밖에 있었으며, 스승이면서도 끝내 자신을 앞세우지 않은 사람이었다. 그래서 다석을 다룬 전기들은 자연스럽게 하나의 이야기로 수렴되지 않고, 여러 갈래의 시선으로 갈라진다. 이 다섯 개의 전기적 주제는 다석을 입체적으로 드러내는 다섯 개의 창

  • [기원상 컬럼] 정용진의 '놀이터'와 소시민 가족의 주말

    주말이면 갈 곳이 마땅치 않았던 평범한 맞벌이 가족의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예전 같으면 대형 놀이시설은 입장권부터 부담이었고, 외식은 한 끼로 끝내야 했다. 결국 주말은 늘 비슷했다. 집 근처 공원을 한 바퀴 돌고, 마트에서 장을 본 뒤 귀가하는 코스. 아이는 금세 지루해했고, 부모는 쉬었다는 느낌조차 들지 않았다. 요즘 이 가족은 토요일 아침이 되면 자연스럽게 차 키를 든다. 목적지는 쇼핑몰이다. 그러나 장바구니를 채우기 위한 이동은 아니다. 아이는 서점과 도서관을 오가며 시간을 보내고, 부모는 카페와 라운지에

  • [아주사설 | 기본·원칙·상식] 쿠팡 보상안 논란, 분노가 아니라 규칙이 필요하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보상안을 두고 강한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피해자에게 지급된 5만 원 구매 이용권이 사실상 자사 영업 수단으로 활용됐다는 지적이다. 보상이라는 이름으로 이용자를 다시 플랫폼 안에 묶어두는 방식이 책임 있는 대응인지에 대한 질문은 정당하다. 다만 이 사안을 ‘분노’의 문제로만 다뤄서는 본질에 다가갈 수 없다. 감정적 경고는 일시적 신호일 수는 있어도 기업의 행동을 지속적으로 규율하는 시스템이 될 수는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분노의 강도 경쟁이 아니라 왜

  • [아주사설 | 기본·원칙·상식] 생산적 금융, 은행에 떠넘길 문제가 아니다

    이재명 정부가 핵심 국정과제로 내세운 ‘생산적 금융’이 기대만큼 작동하지 않고 있다. 연초 기업대출이 이례적으로 감소했고, 금융권은 연체율 상승과 환율 불안, 자본비율 압박을 이유로 몸을 사리고 있다. 이를 두고 “규칙이 미비해 자금이 흐르지 않는다”는 진단이 나온다. 그러나 문제의 본질은 규칙의 공백이 아니라 역할의 혼선에 있다. 먼저 분명히 해야 할 기본 원칙이 있다. 민간 은행의 본질적 기능은 예금자의 돈을 지키는 신용중개다. 연체율이 오르고 환율 변동성이 커져 자본비율(CET1)이 압박

  • [아주사설 | 기본·원칙·상식] 검증 실종된 이혜훈 청문회…의혹 검증의 장은 열려야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후보자 출석도 없이 자료 제출 공방 끝에 파행을 빚었다. 야당은 자료 제출이 전체 요구의 15%에 불과하다며 “이런 상태로는 제대로 된 청문회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고, 여당은 자료 부실을 이유로 청문회를 열지 않은 전례는 없다며 즉각 반발했다. 결국 청문회는 시작조차 하지 못한 채 멈춰 섰다. 문제의 핵심은 분명하다. 인사청문회의 목적은 후보자를 보호하거나 배제하는 데 있지 않다. 국민을 대신해 공직 후보자의 자질과 도덕성, 정책 역량을 검증하는 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