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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교 칼럼] 소나기는 피했지만 …무용지물 된 한미 FTA
한·미 관세 협상이 8월 1일 상호관세 부과 시한을 앞두고 전격 타결되었다. 핵심은 미국이 우리 수출품에 부과하려던 25% 상호관세를 15%로 낮추고 대신 우리는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 및 펀드 조성과 1000억 달러의 미국산 에너지를 구매하는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 협상 결과를 놓고 여야 간 시각 차이가 크다. 한쪽에서는 과도한 투자로 인해 우리 기업의 부담이 커지고 국내 투자 공백에 따른 산업 공동화가 우려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협상이 타결되지 않았더라면 경쟁국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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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기고] 도시계획 방법을 업그레이드할 때다
국토균형발전은 수십 년간 해결되지 않은 숙제다. 이는 기존 도시계획의 방식에 문제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수도권의 도시계획은 지방 인구와 기업 유출을 가속화하며 지방 공동화를 초래하고 있다. 수도권 내에서도 외연적 도시 확장은 원도심 공실 증가와 신도시 장기 미입주 문제를 낳고 있다. 지금의 도시계획은 전국적으로 상가 공실률을 급격히 증가시키면서 국가적 자원 낭비를 불러오고 있다. 전국적인 수요 검증, 풍선효과, 지방 산업전략, 다양성·포용성 등을 무시한 결과다. 도시계획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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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율 칼럼] 여야 전당대회가 보여준 '정당 민주주의' 현실
이변과 혼선 민주당 전당대회는 정청래 후보의 승리로 마무리되었다. 이번 결과는 ‘이변’으로 평가될 만하다.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에 보다 가까운 인물로 여겨졌던 박찬대 후보가 패배했기 때문이다. 주목할 점은, 박찬대 의원이 의원들 사이에서는 상당한 지지를 받았음에도 패배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지역위원장들의 당원들에 대한 영향력이 약화되었음을 의미한다. 긍정적으로 해석하면, 이는 당원 중심의 당내 민주화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현대 정당이 포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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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자율제조 공장으로 가는 길: 현실과 이상 사이
오전 6시, A 전자의 스마트폰 생산라인이 가동을 시작한다. 인공지능(AI)가 전날 밤전 세계 온라인 쇼핑몰의 주문 데이터를 분석해 오늘 생산할 모델과 수량을 결정했다. 생산 도중 주요 부품 공급사에서 품질 이상 신호가 감지된다. AI는 즉시 대체 공급사의 재고를 확인하고 생산 일정을 재조정해, 고객사에 배송 지연을 통보한다. 우리가 꿈꾸는 '자율제조 공장'의 모습이다. 현실과는 괴리가 크다. 대다수 국내 제조 현장은 여전히 엑셀과 전사적자원관리(ERP)에 의존한다. 20년 넘도록 가동 중인 구형 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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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화학물질 관리 역량강화 프로그램, 직업병 예방의 첫걸음
국내 유통화학물질은 약 3만3000종으로 매년 화학물질 종류, 취급사업장 수, 유통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증가 추세는 화학물질로 인한 직업병 발생 위험을 높이며 특히 화학물질 관리 역량이 부족한 소규모 사업장은 이러한 화학물질 관리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서는 그간 연구를 통해 소규모 사업장 화학물질 관리를 위한 정부 지원 사업 모델을 도출하고자 했다. 그 결과 소규모 사업장에 적합한 현장 기반 프로그램을 개발했으며 시범사업 등을 거쳐 올해부터 '화학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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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종 칼럼] 한국, 글로벌 인재 잡을 적기
과거 한국 과학자들과 연구원들은 더 나은 연구 환경과 물질적 보상을 찾아 미국을 포함한 해외 학교나 기관으로 떠났다. 오랫동안 이어진 이 인재 유출(brain drain)은 한국의 부족한 과학 인프라와 경직된 교육 제도 문화 때문이었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이제 한국은 연구개발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서서히 두각을 나타내고 있고 국내 대학과 기업들도 점차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과거에 유출되었던 많은 인재들이 한국으로 돌아오고 있으며, 이 추세는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 같은 변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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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세 정상화, 불가피한 선택이다
올해 무자본 특수법인인 한국은행이 법인세 납부 1위를 기록했다는 소식은 우리나라 세수 구조의 달라진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과거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기업이 법인세 납부를 주도했던 것과 달리 이제는 중앙은행이 법인세 최대 납부자가 되는 기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삼성전자는 2024년에 이어 2년 연속 법인세 0원을 기록했다. 고대역메모리(HBM) 수요 확대에 힘입어 21조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SK하이닉스의 법인세 납부액도 한국은행에 미치지 못했다.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상호출자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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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목 칼럼] 스스로를 아는 자, 나설 때도 물러날 때도 안다
새로운 정권이 출범한 바로 이 정권교체기에, 우리는 다시 익숙하고도 불편한 장면을 마주한다. 예나 지금이나, 보수정권에서나 진보정권에서나 국회 청문회장에서 고개를 숙이거나, 어딘가 뻔뻔, 내지 순진무구한 표정으로 마이크 앞에 선 공직 후보자들은 여전하다. 그리고 단골 메뉴도 위장전입, 부동산 투기, 자녀 입시 비리, 병역 기피, 탈세, 논문 표절, 연구비 유용, 이중 국적, 갑질 의혹 등 변함이 없다. 놀라운 건, 시간이 흐를수록 드러나는 의혹은 더 정교해지고 규모는 커지지만, 정작 후보자들의 반성과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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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춘 칼럼] 미일 관세 협상 타결의 의미
미일 관세 협상이 타결되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7월 23일 미일 간의 협상이 타결되었음을 알렸다. 그리고 일본에서도 각종 언론 매체를 통하여 미일 간 협상 타결 소식이 전해졌다. 그런데 정작 합의된 내용이 명확하게 전해지지 않아서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일본 언론을 통해서 전해진 미일 관세 협상 타결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먼저 상호 관세율은 기존 세율 15% 미만인 품목은 기존 세율과 합하여 모두 15%로 한다. 기존 세율이 15% 이상인 품목은 기존 세율을 적용한다. 15%보다 높은 품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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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섭 칼럼] '승자독식' AI 사회 …소수의 선도기업과 슈퍼인재가 이끈다
AI(인공지능)가 세상을 총체적으로 바꾸며 세계 기술패권 전쟁의 핵심이 되고 있다. 우리의 생활은 물론 사회, 산업, 경제, 안보 등 국가와 기업의 미래 명운을 좌우할 전망이다. 더 나아가 세계를 움직이는 3대 대전환인 디지털·그린·문명 대전환이 궁극적 목적으로 지향하고 있는 환경과 사회의 지속가능성, 궁극적으로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실현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수단으로 AI 대전환이 부각되고 있다. 인류 역사의 대전환점을 맞이하며 우리 국가, 사회, 기업, 국민의 총체적 변화가 필수적으로 대두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