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 사설 | 기본·원칙·상식] 선거 앞 출판기념회, 관행이라 해도 절제가 필요하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출판기념회가 잇따르고 있다. 정치 일정상 허용된 절차이고, 후보자가 자신의 생각과 비전을 책으로 정리해 유권자와 소통하겠다는 취지 자체를 문제 삼을 수는 없다. 그러나 출판기념회가 선거철마다 반복적으로 논란의 대상이 되는 이유 역시 분명하다. 책보다 행사, 내용보다 규모, 토론보다 분위기가 앞서는 관행이 누적되면서 제도의 취지와 현실 사이의 괴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출판기념회는 본래 책을 매개로 한 공적 소통의 자리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출마를 알리는 세 과시의 장이 되거나
-
[아주사설 | 6·3 지방선거, AI 선수를 뽑자] ③공무원은 배우는데, 단체장은 왜 예외인가
지방행정 현장에서 가장 기이한 장면은, 배우는 사람과 결정하는 사람이 분리돼 있다는 사실이다. 공무원들은 인공지능(AI)을 배우고 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앞다퉈 AI 교육 과정을 만들고, 정책 기획과 행정 서비스에 생성형 AI와 데이터 분석을 접목하는 훈련을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조직의 최종 판단권자인 자치단체장은 그 흐름에서 비켜 서 있다. 선출직이라는 이유로 학습의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이 모순은 형식의 문제가 아니다. 행정의 작동 방식과 책임 구조를 흔드는 본질적인 문제다. 공무원 조직은 점점 데이
-
[아주사설 | BTS아리랑에서 K-헤리티지 글로벌로] ③ 왜 세계는 BTS의 한국DNA를 불편해하지 않는가
방탄소년단(BTS)이 ‘아리랑’을 전면에 내세웠을 때, 일부에서는 우려가 제기됐다. “너무 한국적인 선택 아니냐”, “외국 팬들이 이해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였다. 세계는 불편해하지 않았고, 거리감을 느끼지도 않았다. 오히려 그 선택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이 반응은 우연이 아니다. 글로벌 문화 시장이 작동하는 방식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담고 있다. 세계 시장에서 ‘전통’은 종종 위험 요소로 간주된다. 설명이 필요하고, 오해의 소지가 있으
-
[AJP 데스크 칼럼] 오르는 주가, 쌓이지 않는 돈… 한국 증시의 불안한 상승 공식
2026년 2월 초 한국 증시는 겉으로 보기에는 여전히 강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코스피는 2월 6일 5,089.1로 마감하며 지난해 말 대비 20.76% 상승했다. 코스닥도 같은 기간 16.78% 올랐다. 미국과 유럽 증시가 조정을 받는 가운데, 한국은 주요국 가운데 드물게 두 자릿수 상승률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최근 흐름을 들여다보면 이 상승장이 얼마나 불안정한 기반 위에 놓여 있는지 분명해진다. 이번 주 코스피는 4,949선까지 밀렸다가 5,371선까지 치솟은 뒤 다시 5,000선 초반으로 내려왔다. 저점과 고점의 차이는 421포인트,
-
[아주 사설 | 기본·원칙·상식] 중도층이 떠나는 자리, 국민의힘은 무엇을 남겼나
6·3 지방선거를 앞둔 여론의 흐름은 분명하다.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응답이 야당보다 두 자릿수 이상 앞서고, 특히 중도층과 충청권에서 그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다. 이는 단순한 정권 초반 효과나 일시적 분위기로 치부하기 어렵다. 국민의힘이 스스로 중도층을 밀어낸 결과라는 점에서, 이번 지표는 야당에 대한 경고에 가깝다. 국민의힘은 최근 몇 달간 강성 지지층 결집에만 매달렸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관계 정리 문제, 한동훈 전 대표 제명을 둘러싼 선택, 그리고 이를 둘러싼 내부 갈등은 당의 에너지를
-
[아주 사설 | 기본·원칙·상식] 합당보다 먼저 물어야 할 것, 절차와 책임이다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추진을 담은 더불어민주당의 대외비 문건이 공개되면서 여당 내부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합당의 당위성 이전에 논의 과정과 절차를 둘러싼 불신이 먼저 폭발한 모습이다. 반청 진영은 “밀약의 증거”라며 문건 공개와 논의 중단을 요구하고 있고, 지도부는 “논의된 바 없는 문건”이라며 유출 경위 조사에 방점을 찍고 있다. 그러나 쟁점의 핵심은 유출 그 자체가 아니라, 왜 이런 문건이 당내의 충분한 공유와 공식 논의 없이 작성됐느냐는 데 있다. 정당의 합당은 단순한 조직 통합
-
[기원상컬럼] BTS는 왜 '사건'이 되는가
방탄소년단(BTS)이 지난해 전 세계 엔터테인먼트·콘텐츠 시장에서 가장 큰 사랑을 받은 팀으로 꼽혔다. 글로벌 콘텐츠 분석업체 패럿 애널리틱스가 발표한 ‘2025 연간 보고서’에서 BTS는 ‘올해의 인물 언더 30’ 부문 1위에 올랐다. 그룹 활동이 제한적인 시기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결과는 단순한 인기 순위로 설명되기 어렵다. 보고서는 BTS를 두고 “활동이 제한적인 상황에서도 반복적인 수요 급증을 만들어내며 한 해의 구심점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이 문장은 BTS를 ‘
-
[아주사설 | 6·3 지방선거, AI 선수를 뽑자] ②AI 리터러시 없는 단체장, 지방행정은 왜 멈추는가
지방행정에서 가장 위험한 순간은 정책 실패가 아니다. 판단이 사라질 때다. 정책은 실패할 수 있다. 그러나 판단 능력을 잃은 행정은 실패조차 학습하지 못한다. 그리고 그 출발점에 단체장의 AI 리터러시 부재가 있다. 인공지능(AI)은 더 이상 특정 부서의 기술이 아니다. 예산을 배분하고, 정책의 우선순위를 정하며, 행정 서비스의 방향을 결정하는 판단 구조 자체가 AI와 데이터 기반으로 재편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AI를 이해하지 못하는 단체장은 필연적으로 외부 보고서에 의존하게 된다. 문제는 ‘외주’ 그
-
[아주사설 | BTS아리랑에서 K-헤리티지 글로벌로] ② 전통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호출되지 않을 뿐이다
전통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어느 순간부터 불리지 않을 뿐이다. 사라졌다고 느끼는 순간에도 그것은 기록 속에, 기억의 바닥에, 반복되는 감정의 리듬 속에 남아 있다. 문제는 존재 여부가 아니라 호출의 방식이다. 누가, 언제, 어떤 맥락에서 그것을 다시 불러내느냐의 문제다. BTS가 ‘아리랑’을 선택했을 때 많은 이들이 이렇게 물었다. “왜 하필 지금 아리랑인가.” 그러나 질문은 거꾸로 던져야 한다. “왜 이제야 아리랑이 다시 호출됐는가.” 아리랑은 한 번도 사라진 적이 없다. 교과
-
[AJP 데스크 칼럼] 미·러 핵 군축 붕괴 이후, 한국 안보 전략은 준비돼 있는가
미국과 러시아 간 마지막 핵 군축 조약이 끝내 만료됐다. 1972년 전략무기 제한 협정으로 시작된 반세기 군비 통제의 시대가 사실상 막을 내린 것이다. 핵 경쟁을 관리해온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사라졌다는 점에서, 이번 만료는 국제 질서의 구조적 변화를 뜻한다. 2010년 체결된 이 조약은 양국의 핵탄두와 운반 수단을 제한하고, 상호 사찰을 통해 투명성을 유지해왔다. 완전한 제도는 아니었지만, 오판과 우발적 충돌을 막는 현실적 장치였다. 이제 그 장치가 사라지면서 핵 경쟁은 다시 ‘규칙 없는 영역’으로 들어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