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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JP 데스크 칼럼] 기억은 의무다 — 용산에서 만난 증언의 윤리
80여 년이 지났다. 그러나 인간성에 대한 폭력은 여전히 과거형이 아니다. 홀로코스트 이후에도 세계는 조용히, 때로는 노골적으로 같은 잔인함을 반복해왔다. 아프리카에서, 중동에서, 미국의 거리에서, 국경을 넘어 북녘 땅에서도 인간의 존엄은 여전히 시험대에 오른다. 역사는 끝나지 않았다. 다만 장소를 바꿔 나타날 뿐이다. “죽은 자와 산 자를 위해 우리는 증언해야 한다.” 홀로코스트 생존자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엘리 위젤의 이 말은 문장이 아니라 명령에 가깝다. 기억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라는 뜻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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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상컬럼] 최태원 회장의 'AI 지휘봉'과 아르고호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아르고호(Argo)는 당대 최고의 영웅들이 모여 탄 배였다. 헤라클레스의 힘, 오르페우스의 음악, 각자의 능력은 모두 뛰어났다. 그러나 이 배가 끝내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었던 이유는 노를 젓는 영웅이 많아서가 아니었다. 하늘의 별을 읽고 항로를 정하는 사람, 즉 방향을 아는 항해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기술과 재능은 충분했지만, 그것을 어디로 이끌 것인지는 전혀 다른 문제였다. 지금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산업을 둘러싼 경쟁 구도도 이와 닮아 있다. 메모리(HBM), 패키징, 전력, 데이터센터, 소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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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사설 | 기본·원칙·상식] 멕시코 대통령의 BTS 공연 요청, K-컬처 외교의 위상을 보여주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 외국의 아이돌 그룹을 위해 공식 서한을 보내는 장면은 흔치 않다. 멕시코 대통령 클라우디아 셰인바움이 한국의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멕시코 추가 공연 개최를 요청하며 한국 정부에 서한을 보낸 일은, K-컬처가 이제 문화 현상을 넘어 외교적 자산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번 요청의 출발점은 단순하다. BTS의 멕시코시티 공연을 원하는 청년층 수요는 약 100만 명에 달하지만, 실제 공급되는 티켓은 15만 장에 불과하다. 수요와 공급의 극심한 불균형은 사회적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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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사설 | 기본·원칙·상식] 전북대 피지컬 AI 실증 랩, 제조 AI의 '말'이 아닌 '몸'을 만들다
국가 전략은 구호로 완성되지 않는다. 검증된 현장과 반복 가능한 시스템이 있을 때 비로소 전략은 힘을 얻는다. 전북대학교에 문을 연 ‘피지컬 AI 실증 랩’이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인공지능을 제조업에 접목하겠다는 선언은 많았지만, 실제 공장에서 로봇이 함께 일하고 공정이 멈추지 않으며 비용과 시간이 줄어드는지를 입증한 사례는 드물었다. 이번 실증 랩은 그 간극을 메운다. 양오봉 전북대 총장은 개소식에서 “대학이 연구를 넘어 산업 현장의 문제를 직접 해결하는 실증 플랫폼이 돼야 한다&rdq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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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상 컬럼] 마법사의 빗자루와 AI
디즈니 애니메이션 ‘마법사의 제자’에서 늙은 마법사가 외출하자, 게으른 제자는 물 긷는 일을 피하려고 꾀를 낸다. 스승의 주문을 훔쳐 빗자루에 마법을 건다. “빗자루야, 물을 날라라.” 효과는 즉각적이었다. 빗자루는 지치지도 않고 물을 퍼 날랐고, 제자는 낮잠을 즐겼다. 생산성은 폭발했다. 그러나 곧 재앙이 시작된다. 물이 가득 찼는데도 빗자루는 멈추지 않았다. 제자는 멈추는 주문을 몰랐기 때문이다. 도끼로 빗자루를 쪼개 보지만, 쪼개진 빗자루들이 다시 일어나 두 배의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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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사설 | 기본·원칙·상식] 관세를 협상 무기로 쓰는 미국, 한국은 원칙과 체계로 대응해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국회가 한·미 무역 합의 이행에 필요한 법적 절차를 마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한국산 자동차·목재·의약품 등에 대한 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유럽과 캐나다에 이어 한국까지 거론된 이번 발언은, 관세가 다시 한 번 동맹국을 상대로 한 정치적 압박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미국의 관세 정책은 더 이상 개별 통상 분쟁의 차원이 아니라 전략적 협상 도구로 성격이 고착화되고 있다. 시장 반응은 일단 차분했다. 원·달러 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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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사설 | 기본·원칙·상식] '폭풍 SNS' 시대, 대통령의 말은 어디까지 정책인가
집권 2년 차에 접어든 이재명 대통령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정책 현안에 대한 직접 메시지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부동산, 자주국방, 에너지, 인공지능(AI)까지 국정의 핵심 의제가 대통령의 SNS를 통해 빠르게 제시되며, 국정 소통 방식의 변화가 분명해졌다. 이는 단순한 홍보를 넘어 정책 방향과 문제의식을 국민에게 직접 전달하려는 통치 방식의 전환으로 읽힌다. 이 같은 흐름은 세계적으로도 낯설지 않다. 미국의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은 대공황 시기 라디오 ‘노변 담화(Fireside Cha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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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사설 | 기본·원칙·상식] 사법개혁, 사람의 문제인가 시스템의 문제인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을 맡았던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더불어민주당의 사법개혁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했다. “휴먼 에러가 있다면 휴먼을 고쳐야지 왜 시스템에 손을 대느냐”는 그의 발언은, 사법부 내부에서도 개혁의 방향을 둘러싼 깊은 고민이 존재함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 문제 제기는 그대로 수용하기보다 한 단계 더 확장해 성찰할 필요가 있다. 사법의 위기를 개인의 윤리 문제로만 환원할 수 있는지, 아니면 그 오류를 반복 가능하게 만든 구조 역시 함께 점검해야 하는지가 핵심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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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상 컬럼] 이재명 정부의 '24시간 메신저 국정' 실험
최근 정부 안팎에서 회자되는 장면이 있다. 대통령과 장관, 청장들이 참여하는 텔레그램 단체대화방이다. 이름은 ‘국무회의 확대’. 회의실도, 공식 결재 라인도 아닌 이 공간에서 국정 현안이 오가고, 질문이 던져지며, 답변이 즉각 돌아온다. 밤과 낮의 경계는 흐릿하다. 이 방의 마지막 참여자는 이재명이었다. “반갑습니다 여러분.” 이 인사 이후 국무회의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벗어났다. 새벽에도 대통령의 질문이 올라오고, 장관과 청장들은 실시간으로 답한다. 부처 간 이견이 있는 사안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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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JP 데스크 칼럼] 강훈식의 캐나다·노르웨이 행, 방산 수출이 아니라 국력의 시험대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26일 이재명 대통령의 전략경제 협력 특사 자격으로 캐나다로 출국했다. 방위산업 협력 강화를 위한 이번 일정의 핵심은 총 60조 원 규모에 달하는 ‘캐나다 초계 잠수함 프로젝트(CPSP)’ 수주 지원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이용철 방위사업청장이 동행했고, 한화오션을 비롯해 현대차그룹, HD현대 등 주요 기업 관계자들도 함께 움직였다. 특사단은 이어 노르웨이를 방문해 방산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형식은 수출 외교지만, 실질은 한국의 방산 역량과 자주국방 능력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