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무는 고금리시대] 특례보금자리론 금리 4연속 동결…"정책금융 취지 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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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근미 기자
입력 2023-06-05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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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가 공급 중인 정책모기지상품 특례보금자리론의 금리가 또다시 동결됐다. 이달까지 총 넉 달 연속이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보다 금리가 높아지는 역전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금융권에선 특례보금자리론 상품이 정책금융이란 역할을 다하기에 미흡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그러나 일반 시중은행 상품과는 달리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주금공은 6월 한 달 동안 장기·고정금리·분할상환 주택담보대출 특례보금자리론 금리를 동결하기로 하고 상품을 공급하고 있다. 우대형 특례보금자리론은 연 4.05%(10년)∼4.35%(50년), 일반형은 연 4.15%(10년)∼4.45%(50년)의 금리가 적용된다. 저소득청년, 신혼가구, 사회적 배려층은 우대금리가 적용돼 최저 연 3.25%(10년)∼3.55%(50년)의 금리로 이용할 수도 있다. 

이는 출시 초기인 1월 초보다 0.1%포인트가량 금리가 낮아진 것으로 해당 상품 금리는 3월 이후 제자리 걸음이다. 주금공 관계자는 "최근 국고채 금리 상승 등에도 불구하고 실수요자 주거비용 부담 완화를 위해 6월 금리를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동결 배경을 설명했다. 

문제는 현 시점에서 특례보금자리론 금리가 은행권이 제공하는 주담대 상품보다 금리가 높다는 점이다. 실제 최근 은행권 주담대 금리 하단이 연 3%대로 하향 조정되는 등 특례보금자리론 금리 수준을 밑돌면서 일각에서는 정책금융상품으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민·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을 돕고 대환을 통해 대출이자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1년간 한시적으로 공급되는 정책성 상품인 만큼 당국이 강조하는 '상생금융' 측면에서도 금리 인하 동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 떨어지는 금리 매력도에 특례보금자리론 수요도 다소 주춤하는 모양새다. 출시 한 달 만에 신청액 규모만 17조5000억원에 육박하며 공급 목표액(39조6000억원)의 44%에 도달했으나 이후 신청 규모는 3월 기준 8조1000억원, 4월 5조3700억원 수준으로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다.

그러나 정책상품 특성상 자금 조달에 따른 역마진 우려와 기존 신청자들과의 형평성 문제로 금리를 낮추는 게 쉽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일반적으로 저원가성 예금을 통해 대출 재원을 마련하는 은행권과 달리 특례보금자리론 재원은 주금공이 발행하는 주택저당증권(MBS)을 통해 마련된다. 지난달 MBS 가중평균금리는 4.25~4.33% 수준으로 특례보금자리론 금리 하단보다 높다. 특례보금자리론 금리가 MBS 발행 금리보다 낮아질 경우 재원 조달 비용이 이자 수익보다 커져 역마진이 발생하게 된다. 

또한 일반 주담대와는 대출조건 등이 다른 데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미적용과 같은 특장점이 있는 만큼 이 부분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은행 주담대의 경우 대출잔액 1억원 초과 차주를 대상으로 연 소득의 40%를 넘지 못하도록 하는 DSR 규제가 적용되지만 특례보금자리론의 경우 DSR 규제에서 벗어나 있어 대출 요건에 부합할 경우 최대 5억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더 낮은금리와 더 좋은 조건을 찾아 일반 주담대로 이동할 경우 DSR 규제가 적용돼 대출한도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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