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in Trend] 달 넘어 화성까지... 누리호 이후 우리나라 우주 장기 계획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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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우 기자
입력 2023-06-05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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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t급 달 착륙선 개발... 차세대 발사체로 2032년 발사

  • 우주산업 창출 위한 기업 육성... 민간용 발사장도 구축

  • 국제적 안보 협력 강화하고, 선도적 우주과학 임무 발굴

지난 5월 25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에서 누리호가 이륙하고 있다.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우리나라는 지난 5월 25일 누리호 3차 발사 성공을 통해 독자적인 우주 수송 능력을 확보했다. 이는 우주로 가는 길을 연 것으로, 향후 우주경제 육성을 위한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타국의 발사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고, 우리가 원하는 시기에 필요한 위성을 투입하는 등 안보 강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6G 위성통신, 한국형 GPS 등 실용적인 서비스뿐만 아니라 우주관광 등 미래 먹거리도 발굴할 수 있다.

정부는 이번 성공에 그치지 않고 2025년부터 누리호를 세 차례 더 발사한다. 반복 발사를 통해 안정성을 확보하고 신뢰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누리호 4호기는 오는 2025년, 차세대 중형위성 3호를 실어 발사한다. 차중형 3호는 500㎏급 중형 위성으로, 50㎝ 크기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고해상도 카메라를 우리 기술로 개발해 탑재할 예정이다. 2026년에는 초소형 위성 2~6호를 실은 누리호 5호기가, 2027년에는 초소형 위성 7~11호를 실은 누리호 6호기가 발사된다. 이 과정에서 민간 기업에 대한 기술이전도 가속화해, 민간 주도 우주경제를 본격화한다.

◆우주탐사 확대... 2032년 달 착륙, 2045년 화성 착륙 추진

2023년도 우주개발진흥 시행계획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올해 △우주탐사 △우주수송 △우주산업 △우주안보 △우주과학 등 5대 임무에 집중한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말 달 궤도 탐사선 다누리의 임무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가운데, 독자적인 달 착륙과 표면탐사를 위한 1.8톤(t)급 달 착륙선 개발 사업을 추진한다. 오는 7월까지 예비타당성(예타)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며, 이르면 오는 2024년에는 개발에 착수한다.

달 착륙선 예타 통과 시 사업비 6286억원을 들여 달 연착륙(소프트 랜딩) 검증선과 달 착륙선을 우리 기술로 개발하고, 2032년에는 발사를 시도한다. 2040년에는 달 기지도 확보한다. 달 기지 건설을 위한 기반으로 2025년까지 46억원의 예산을 들여 방호막 시공 기술, 에너지 하베스팅, 설비 시스템을 설계할 계획이다. 또 2024년까지 144억원을 투자해 지상환경을 위한 무인 시추장비를 제작해 남극에서 성능평가도 수행한다. 다누리가 가져온 과학 임무 성과도 여기에 반영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미국의 달 착륙 프로그램인 아르테미스 계획 참여도 본격화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아르테미스 계획 하위 임무로 상업용 달 탑재체 발사 서비스(CLPS)를 추진하고 있다. 오는 2024년에는 미국 민간 우주기업 '인튜이티브 머신'의 무인 달 착륙선을 쏘아 올릴 계획이다.

우리나라는 여기에 루셈(LUSEM, 달 우주환경 관제기)을 실어 보낸다. 루셈은 한국천문연구원과 경희대학교가 개발한 과학 탑재체로, 달 표면에서 50킬로전자볼트(keV) 이상의 고에너지 입자를 측정할 계획이다. 향후 우리나라의 달 착륙 계획을 지원하기 위해, 달 표면에 쏟아지는 고에너지 입자가 우주인이나 우주선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심층적으로 연구하기 위함이다. 이와 함께 루셈을 통해 우주 풍화작용, 지자기권과 달의 상호작용 등 과학 연구를 수행한다.

달을 넘어 화성으로 가는 길도 열 계획이다. 우선 2035년에는 화성 궤도 탐사선을 보낸다. 화성 상공에서 표면을 촬영하는 등 연구에 착수하고, 2045년에는 화성에 착륙선을 보낸다.
 

[사진=아주경제DB]

◆우주수송 역량 강화... 10년간 2조 투자해 심우주용 발사체 개발

정부는 누리호 고도화와 함께 차세대 발사체 개발 사업에 착수한다. 지난해 예타를 통과한 해당 사업은 10년간 2조132억원을 들여 대형 위성이나 달·화성 탐사선을 쏠 수 있는 발사체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현재 누리호는 달 궤도에 0.1t급 탐사선을 보낼 수 있는 반면, 차세대 발사체는 1.8t급을 보낼 수 있다. 이는 우리나라의 우주탐사 계획 수행을 위한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민간 주도의 우주경제 실현을 위한 발사장과 우주환경 시험 시설도 새롭게 구축한다. 올해 8월까지 우주산업 인프라 구축 사업 예타를 진행해, 2024년 건설에 착수한다.

우선 누리호 4차 발사를 진행하기 전, 나로우주센터의 노후 발사 설비를 개선한다. 센터 주요 시설의 내진성능 평가와 보강 설계를 올해부터 시작하고, 전력공급 설비를 개선할 계획이다. 또 발사체 추적 체계인 레인지 시스템 기술을 연구해 2024년 확보한다. 

민간 소형발사체 발사장은 나로우주센터 내에 추가로 구축된다. 내년까지 사업비 492억원을 들여 고체 연료를 사용하는 민간 발사장 인프라를 조성한다. 이와 함께 우주산업 클러스터 등 민간 산업 활성화를 위한 인프라 구축에 8537억원을 투자한다. 발사체 기술사업화 센터는 전남에, 위성제조 혁신 센터는 경남에 설치하고, 연구와 인재개발 관련 사업은 대전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우주산업 창출로 경제 활성화... 우주 소·부·장 기업 육성
 

지난 2021년 3월 발사된 차세대 중형위성 1호.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우주산업 육성을 위해 차세대 위성 시스템과 서비스 개발에도 착수한다. 우선 농림위성으로 쓰일 차세대 중형위성 4호 개발에 나선다. 여기에 쓰일 탑재체를 개발하고, 작황 모니터링 등 농업 분야에서 위성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도 조성한다. 차중형 4호는 오는 2025년 개발을 완료해, 발사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기상위성인 천리안 5호는 민간 주도로 개발한다. 현재 지구 정지궤도(적도 상공 3만5786㎞)에서 기상 관측 임무를 수행 중인 천리안 2호는 오는 2029년 7월 임무가 종료된다. 천리안 5호는 이 임무를 승계하는 위성으로, 선진국 수준의 초정밀 기상정보 수집과 예보를 지원할 계획이다. 발사와 운용은 오는 2030년으로 예정돼 있다. 신규 위성을 통해 제공하는 위성정보를 다양화하고, 정보를 실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 발굴과 운영·지원체계도 고도화한다. 이를 위해 인공지능(AI) 기반 객체 탐지 기술과 재난재해 분석기술도 개발한다.

우주 소재·부품·장비 시장도 창출한다. 이를 위해 우주분야 스타트업 육성도 지원한다. 우선 지구관측 위성용 광 모듈, 우주용 네트워크 반도체 양산, 발사체·위성용 탄소복합소재 등 우주 부품에 대한 국산화를 추진한다. 올해 개발 완료 예정인 전자부품에 대해서도 홍보 방안과 이력 관리 체계를 구축해 우리 부품 활용처도 늘린다.

우주경제 시대 전문인력 확보를 위해서 초·중·고에서 산업계로 이어지는 모든 주기도 지원한다. 우선 과학 교과 과정에서 우주 관련 내용을 최신화하고, 교사 대상 연수와 교육 콘텐츠 개발도 진행한다. 학부생과 대학원생을 대상으로는 충남대학교와 함께 위성 항법 등 학점 인정 과목을 공동 운영할 계획이다.

◆우주안보 확립 위한 위성 역량 강화... 국방·재해 예보 체계 마련

우주안보 역량 강화를 위한 위성 개발도 지속 추진한다.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해 군용 정찰 위성을 확보하는 '425 사업'을 지속한다. 항공기로 정찰할 수 없는 지역을 650~700㎞ 고도에서 고해상도(15~30㎝급)로 촬영해, 미사일 등을 식별하는 것이 목표다.

우주재해와 지상 자연재해에 대한 감시·예측 역량도 강화한다. 우리 위성을 통해 태양 활동을 분석하고, 우주에서 발생하는 전파재난 예측 기술을 오는 2027년까지 확보한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우주기상 예보·경보 체계를 2024년 구축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우주감시 능력을 고도화하기 위해 국방부 공군본부 우주센터와 협력한다. 우주물체 추락이나 충돌에 대비해 민군합동 대응훈련을 올해 하반기 추진하며, 한국천문연구원의 우주 잔해물 감시 레이더 등 관측 인프라도 개발할 계획이다.

우리 정부는 외교부를 중심으로 미국 등 선진국과 교류도 강화한다. 외교를 통해 우주 관련 규범을 만드는 과정에서 우리 국익을 적극 반영할 계획이다. 올해 9월에는 유엔(UN) 개방형 워킹그룹 회의에도 참석하며, 한·미 연합연습에는 우주 통합팀도 운영한다. 2024년에는 국제우주위원회 회의, 2025년에는 제19차 UN 위성항법위원회 회의를 우리나라에서 개최하고, 국제사회에서 입지도 강화한다.

◆우주과학 확장으로 선도적 연구... 외계에서 생명징후 찾는다
 

KVN 탐라전파천문대.[사진=한국천문연구원]

우주로 가는 길을 연 우리나라는 향후 우주탐사와 과학임무를 발굴하고, 장기적인 연구 프로그램도 도입한다. 오는 2030년까지 다학제 우주과학 연구역량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2040년에는 세계적인 선도형 과학임무를 주도적으로 수행한다.

우선 우주탐사 장기 전략을 수립한다. 우주경제 활성화에 따라 산발적으로 제기되는 우주탐사·과학 프로젝트 수요를 전문적으로 검토·선정하기 위함이다. 2024년에는 '대한민국 우주탐사 50년 로드맵'도 수립한다. 로드맵은 향후 50년간 이뤄질 생활상 변화를 전망하고, 이에 따른 우주탐사의 핵심 역할을 도출한다.

강원도 평창에는 KVN 전파망원경도 추가로 건설한다. 올해 전파망원경 건설과 우주측지(VLBI) 관측 시스템을 개발하고, 내년부터 성능 검증과 최적화에 들어선다. 동시에 미국, 중국, 일본, 유럽, 호주 등 해외 전파망원경과도 관측 협력을 추진한다.

지구 밖의 생명체를 찾기 위한 기본 연구도 2026년까지 진행한다. 우주생명현상 탐색과 관련해선 외계 행성을 직접 관측해야 한다. 이를 위해 우선 우주망원경 관련 기초 연구를 수행하고 영상을 확보한다. 이와 함께 달 뒷면에 전파망원경을 구축하고, 외계 행성의 기술문명 징후를 탐색하기 위한 기초 조사도 착수한다.

또한 태양계 내 행성의 생명징후 탐사를 위해 탐사 대상 선정과 탐사선 관련 연구도 수행한다. 탐사선을 직접 외계 행성에 보내기 위한 초고속 소형 탐사선 기술도 연구할 계획이다.

달과 화성 개척을 위한 초석을 위해 우주공간에 관측소도 구축한다. 최근 NASA는 우주개척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태양권 우주방사선 위험을 파악하기 위해 라그랑주 L4 지점에 우주관측소 구축 논의를 한국에 제안한 바 있다. 라그랑주 지점은 태양과 지구의 중력이 균형을 이루는 지역으로, 우주 시설을 설치하기 위한 최적의 장소다. 특히 L4 지점은 그간 인류가 진출하지 않은 지역으로, 해당 연구를 통해 우주방사선 관측 역량도 강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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