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톡스부터 휴온스까지…'간접수출' 식약처·업계 이견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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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주 기자
입력 2023-06-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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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년간 7개 기업 '품목허가 취소'…집행정지·행정소송 계속 중

[사진=연합뉴스]

국내 보툴리눔톡신 제제 판매 회사들이 국가출하승인 위반 문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국가출하승인을 생략한 제품을 국내 도매상을 통해 수출하는 이른바 ‘간접수출’의 합법 여부를 두고, 식약처는 이들 업체가 국가출하승인을 받지 않은 수출용 제품을 국내 무역업체에 유통한 것을 문제 삼고 있으나 업체들은 과거부터 이어져 온 간접수출 방식이라는 입장이다. 주요 보툴리눔 톡신 제품들이 연이어 '무허가 제품'으로 지목돼 품목허가 취소 처분을 받으면서 업계에 긴장감이 커지는 모양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전날 휴온스바이오파마가 국가출하승인을 받지 않은 보툴리눔 톡신 ‘리즈톡스주100단위’를 판매했다면서 해당 품목에 대한 허가 취소와 회수·폐기 행정처분을 내렸다. 또 동일한 품목의 수출 전용 제품이 국내에서 판매된 사실도 적발해, 제조업무 6개월 정지 처분도 부과했다.

최근 4년 동안 휴온스바이오파마와 같은 혐의로 식약처의 행정처분을 받은 곳은 총 6곳에 달한다. 

2020년 메디톡스의 ‘메디톡신’과 ‘코어톡스’를 시작으로, 2021년에는 휴젤의 ‘보툴렉스’와 파마리서치바이오의 ‘리엔톡스주’가 품목허가 취소 처분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제테마의 ‘제테마더톡신’, 한국비엠아이의 ‘하이톡스’, 한국비엔씨의 ‘비에녹스’도 품목허가가 취소 됐다. 

식약처와 업계의 마찰은 제품 수출 방식을 둘러싼 이견에서 비롯됐다. 

보툴리눔 톡신은 안전성과 유효성 확보를 위해 국내 판매 전 식약처로부터 제조·품질관리에 관한 자료를 검토 받고, 시험검정을 거쳐 제조단위별로 국가출하승인을 받아야 한다. 다만, 수출 전용 제품은 수입자의 요청에 따라 국가출하승인 절차를 생략할 수 있다. 이 경우 해당 제품은 국내에서 판매할 수 없다.

그간 국내에서 보툴리눔 톡신 제품을 제조해 국내와 해외에 판매하는 기업들은 수출 전문성을 갖춘 도매상을 활용해 왔다. 

기업들이 국가출하승인을 생략한 수출용 제품을 도매상에 공급하면, 도매상이 이를 해외 고객에게 판매했다. 이런 간접수출 방식은 외국 현지에 자체 영업망을 구축하지 못한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 시장 진출 전략으로 통용됐다.

하지만 식약처가 보툴리눔 톡신 기업들과 도매상의 거래를 문제 삼으면서 간접수출의 불법 논란이 불거졌다. 

식약처는 기업들이 수출용 제품을 국내 도매상에 넘겨준 행위를 ‘국내판매’로 해석했다. 이에 따라 도매상을 통해 제품을 수출해 온 기업들은 모두 국가출하승인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수출 방식을 두고 식약처와 기업들이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는 만큼, 당분간 국내 보툴리눔 톡신 업계의 불안감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휴온스바이오파마를 제외한 6개 기업은 행정처분 통보 직후 집행정지 가처분과 행정소송을 접수해, 임시적으로 품목 허가를 유지하면서 사업을 계속하고 있다. 향후 기업들이 행정소송에서 패소해 품목허가 취소가 확정되면, 더는 처분 대상 제품을 제조·판매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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