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판 흔드는 행동주의] 얼라인, JB금융 이사회 진입 고배… 집중투표제로 2라운드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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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빈 기자
입력 2023-03-30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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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기주총서 배당 확대·자사주 소각 좌절

  • OK저축은행·더캐피탈 등 사측 손 들어줘

  • 논란의 사외이사 추가선임 37% 지지 그쳐

  • 얼라인 "주주가치 제고 행동주의 계속될 것"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가 30일 전북 전주에서 열린 JB금융지주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재빈 기자]

JB금융지주 주주총회에서 주주가치 제고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지만 표대결은 사측의 완승으로 막을 내렸다. 사측의 확실한 우세가 점쳐졌던 배당안은 물론 통과 가능성이 제기됐던 사외이사 선임 주주제안도 부결됐다. 다만 주주제안에 나섰던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지속적인 주주가치 제고 활동을 예고한 만큼 집중투표제 등을 통한 2라운드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JB금융지주는 30일 전북 전주에 위치한 JB금융지주 본점에서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창환 얼라인 대표는 주총장에서 "주총 결과와 무관하게 JB금융지주 이사회가 극심한 주가 저평가 문제 해결을 위해 진지한 조치를 취할 때까지 장기적인 시각에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주주권 행사를 포함한 주주가치 제고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총회에는 다수의 기관이 찾아 주주가치 제고를 요구했다. 특히 JB금융지주가 최근 지속적으로 당기순이익을 확대하는 등 성장을 지속하고 있지만 기업가치 관리에 소홀해 주가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또 주가 저평가 해소를 위해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정용우 레인메이커자산운용 대표는 "JB금융지주의 이익은 근 10년간 크게 성장했음에도 주주는 회사만큼 이익을 받지 못했다"며 "배당 확대도 중요하지만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통해 주가를 관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이어 "전체 주식수가 줄어들면 금융지주법에 따라 대주주 삼양사가 보유지분을 매각해야 하기 때문에 사측이 자사주 매입·소각에 소극적인 것으로 풀이된다"며 "이사회는 대주주 삼양사가 아니라 전체 주주의 이익을 대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다수의 주주는 JB금융지주의 손을 들어줬다. 배당안의 경우 JB금융지주가 제안한 주당 715원이 의결권 보유주식 총수의 73.10%인 1억4207만1942주를 득표했다. 사외이사 임기를 5년에서 6년으로 연장하는 정관 변경안은 1억4843만5328주(76.38%)를 받아 통과됐다. 얼라인의 JB금융지주 지분율이 14.04%임을 감안하면 OK저축은행(10.21%)과 더캐피탈그룹(5.11%) 등 대부분의 주요주주가 사측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해외 기관들도 의결권 자문사의 권고에 따라 사측을 지지했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JB금융지주는 이날 주총에서 정확한 표결 현황을 공개하지 않았다.

사외이사 추가 선임 안건도 부결됨에 따라 얼라인은 이사회 진입 시도에서도 고배를 마셨다. 얼라인이 추천한 김기석 후보자는 이날 6695만411주를 받으며 출석 주주 대비 37.62%, 발행주식총수 대비 35.84% 득표에 그쳤다. 사외이사 추가 선임은 보통결의 안건이기 때문에 출석 주주 의결권의 1/2 이상, 발행주식총수의 1/4 이상의 찬성표를 받아야 한다. 반면 사측이 추천한 유관우, 성제환 후보자는 각각 1억5019만2482표, 1억2350만6686주를 득표하며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주총 표대결이 판정패로 끝났지만 얼라인은 JB금융지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행동주의를 지속할 방침이다. 행동주의가 단기 차익실현 전략이 아닌 장기보유와 주권행사를 통한 중장기 투자인 만큼 지속적으로 이사회 진입을 시도하겠다는 계획이다.

얼라인은 집중투표제를 도입해 내년 주총에서 이사회 진입을 시도할 것으로 추정된다. JB금융지주 정관에는 집중투표제를 배제하는 조항이 없기 때문이다. 집중투표제는 2인 이상 이사를 선임할 때 각 주주의 의결권 수를 '보유 주식 수 x 이사의 수'로 하고 이를 후보 한명에게 집중해 투표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얼라인이 JB금융지주 2대주주임을 감안하면 집중투표제로 표대결에 나설 경우 이사회 진입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이날 투표에서도 얼라인 추천 이사 후보가 38%에 달하는 찬성표를 받았던 만큼 집중투표제로 시행됐을 경우 이사회에 충분히 진입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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