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PC가 뭐길래…IRA 세부규정 발표 앞두고 국내 기업 촉각

미국 재무부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부지침을 30일(현지시간) 발표한다. 이때 핵심은 미국 내 배터리 셀, 전극활물질(배터리 양극재·음극재) 생산 설비를 갖춘 제조사에 지급되는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Advanced Manufacturing Production Credit) 조항이다. 이는 한국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뿐만 아니라 전극활물질 업체인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퓨처엠 등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부분이다. AMPC로 북미 배터리 공장 설립 초기 투자비용 부담을 상당 부분 경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30일 투자 및 산업계에 따르면 기존에 발표된 IRA 가이드라인에 따라 배터리 셀의 경우 1킬로와트시(kWh)당 35달러를, 전극활물질의 경우 해당 업체가 발생시킨 비용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을 세액공제하는 내용을 최종 확정될 경우 국내 업체별로 수조원 규모의 추가 실적 반영이 이뤄질 수 있다. 특히 현재까지 알려진 배터리3사의 대미 투자액만 40조원(LG에너지솔루션 27조원, 삼성SDI 3조원, SK온 10조2000억원)이 훌쩍 넘는 상황이라 AMPC를 통한 투자비 회수가 중요해진 상황이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AMPC 시행으로 2026년 11조3000억원 규모의 인센티브 혜택이 전망된다. 이는 회사가 현재까지 확정한 미국 내 생산규모(293GWh)를 기준으로 계산됐다. 다만 합작사와 신규 고객사와의 인센티브 배분으로 이 금액은 달라질 수 있다. 

AMPC가 연간 실질 생산량(수율)을 근거로 지급되기 때문에 이에 따른 인센티브를 보수적으로 잡는 경우도 있다. DGB금융그룹은 오는 2025년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생산량을 156GWh로 잡았다. 이때 수율과 가동률을 각각 85%, 70%로 가정해 최종치를 93GWh로 잡았으며 이로 발생하는 AMPC 인센티브는 약 4조1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이는 한화투자증권이 같은해 LG에너지솔루션이 얻을 AMPC 인센티브를 5조6000억원으로 잡은 것과 대조적이다. 

SK온은 지난달 실적발표회에서 오는 2025년 AMPC로 얻는 인센티브를 4조원으로 추산했다. 삼성SDI는 2025년에서야 미국에서 생산 능력이 생기기 때문에 인센티브 추정이 아직 어려운 상황이다.

AMPC는 태양광 설치에도 세제혜택을 준다. 폴리실리콘은 ㎏당 3달러, 웨이퍼는 ㎡당 12달러, 셀과 모듈은 와트(W)당 각각 4센트와 7센트를 감면한다. 한화솔루션은 2024년 말 현지 공장이 다 갖춰질 경우 최대 1조원의 인센티브를 받을 거라 내다봤다. 이는 모듈 8.4GW, 셀 3.3GW, 잉곳/웨이퍼 3.3GW에 대한 세금감면 혜택을 계산한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AMPC가 종료되는 2032년엔 한화솔루션이 8조원의 인센티브를 얻을 거라 추산했다,

AMPC에서 전극활물질의 경우 상황이 아직 불명확하기 때문에 관련 기업들은 오는 IRA 세부지침 확정에 따라 투자 계획을 달리할 것으로 보인다. 

김준형 포스코퓨처엠 사장은 최근 열린 '인터배터리'에서 "미국에서 공장을 지어주길 원하는 완성차업체들이 있다. 대신 그냥 갈 수는 없고 비용 등 생각해야 할 부분이 많다. 일단은 급한 투자부터 해결하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에코프로비엠은 북미에서 2025년 연 18만톤(t)의 양극재를 생산할 것으로 예상돼 AMPC의 수혜 기업으로 꼽힌 상황. 이에 대해 에코프로비엠 관계자는 "아직 예상 문제가 나온 것일 뿐, 확정이 날 때까지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회사 차원에서 여러 대안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AMPC 조항에 상한선이 없다면 국내 배터리 셀 업체와 전극활물질 업체들의 기업가치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 북미 생산 네트워크 지도.[사진=LG에너지솔루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