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트레이드 판이 바뀐다]⑥ 전문가들 "中리오프닝 기대 어려워, 수출 호황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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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조아라 기자
입력 2023-03-2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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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평택시 평택항 수출 야적장이 환한 불빛을 밝히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올해 한국 경제 교역 여건이 역대급으로 악화한 가운데 낙관론에 매몰되지 않고 현실을 직시한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는 전문가 지적이 많다.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제한적이라거나 경상수지 적자 전환 가능성이 있다는 등 우려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中 리오프닝 긍정적이나 효과는 제한적"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대표적인 낙관론이 하반기로 갈수록 수출이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정부가 기대하고 있는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중국 리오프닝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긍정적일 것으로 보지만 우리나라 경기 상황을 반등시킬 수 있을 정도로 강한 효과를 내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중국 경제 반등 폭이 예상보다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미·중 갈등 이슈 때문에 우리나라와 중국 관계에도 어려움이 있어 실질적으로 중국 리오프닝 도움을 받는 데 애로가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역학회장을 맡고 있는 박석재 우석대 경제학부 교수도 비슷한 예측을 내놨다. 박 교수는 "한국은 코로나 팬데믹 당시 정부 지원이 있었지만 중국은 정부 지원이 전혀 없었다"며 "중국은 정부가 국민을 보호해주지 않는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제로 코로나 정책 폐기 이후에도) 소비보다는 저축이 늘어나다 보니 리오프닝 효과가 기대 이하"라고 진단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그동안 중국에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수출을 많이 했는데 중국이 국산화로 방향을 전환하면서 우리로서는 수출액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고 지적했다. 

다만 반도체 수출은 하반기 이후 반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박 교수는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많이 낮아졌지만 하반기에는 공급과잉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예측돼 수출 상황이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역대 최대 수출액을 기록하며 세계 6위로 뛰어오른 성적을 유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허인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해 처음으로 세계 6위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상황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며 "대중 무역의 자연적 감소나 (국내) 규제가 우리나라 수출 확대를 가로막고 있다"고 짚었다.

이승석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도 "하반기부터 수출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난해보다 늘어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한·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경제협력에 훈풍이 불 것이라는 기대에 대해 전문가들은 인색한 평가를 내놨다.

박 교수는 "중장년층이 정치에 관심이 많지만 주 소비층은 젊은 세대"라며 "그동안 일본 젊은 층의 한국에 대한 인식이 나쁘지 않았던 만큼 일본에 우호적인 정책을 추진한다고 해서 (경제 측면에서) 가시적인 효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성 교수는 "한·일 관계가 개선된 건 긍정적이긴 하지만 경기 상황을 반전시키기에는 제약이 많다"고 언급했다.
 
"경상수지 개선 단언 어려워···적자 가능성도"
지난해부터 계속되는 수출 부진에 경상수지 흑자 유지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올해 경상수지 개선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많았다. 

허 교수는 "중국 리오프닝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우리 경상수지 개선에 도움이 될지 단언하기 어렵다"며 "무역수지도 지속적으로 악화하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경상수지 불안정성이 높다"고 말했다. 미·중 갈등 이슈도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부연구위원은 "올해 1월 경상수지가 적자로 전환한 것은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수출이 급감하면서 상품수지가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하고, 해외여행 재개로 서비스수지도 적자 폭이 4년 만에 가장 크게 확대된 영향이 컸다"고 분석했다. 그나마 경상수지 적자 폭이 작았던 건 배당소득 등 본원소득수지가 예년과 다르게 흑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경상수지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가 개선될 가능성은 당분간 없어 보인다고 했다. 이 부연구위원은 "다만 경상수지 적자 흐름이 상반기까지는 계속되다가 하반기부터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올해 경상수지 적자 전환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올해 경상수지와 무역수지에서 모두 적자를 보는 '쌍둥이 적자' 가능성에 대해선 전망이 갈렸다. 박 교수는 "올해 말로 보면 쌍둥이 적자보다는 무역수지와 경상수지 모두 흑자로 가지 않겠냐"면서도 "흑자 폭은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성 교수는 "현재 무역수지 적자는 경상수지 적자를 유발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며 쌍둥이 적자 가능성을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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