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고개 드는 '연쇄 부실' 우려…'가계·기업' 모두 조마조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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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 기자
입력 2023-03-27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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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의 연쇄 부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가계 대출의 경우 연체 수준이 이미 위험 단계에 진입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업대출과 관련해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위험성이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향후 부실에 대비해 대손충당금 규모를 키울 것을 꾸준히 주문하고 있다. 하지만 연체율이 어디까지 치솟을지 정확히 가늠하기 힘든 상태라, 충분한 방어벽 역할을 하기는 어려울 거라는 지적도 있다.

2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작년 말 총 여신 연체율은 3.4%까지 치솟았다. 직전년도 말(2.5%)보다 0.9%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시중은행(0.25%)과 보험사(0.22%)와 비교하면, 연체율이 13배 이상 높다. 다른 금융업권인 여신전문금융회사(1.2%), 상호금융사(1.52%)와도 격차가 상당하다.

당장 발 등에 불이 떨어진 건 가계 대출이다. 가계 대출 연체율은 4.7%로 전년 말(3.7%)보다 1%포인트 상승했다. 이 중에서도 신용대출 연체율은 5.2%로, 지난 2년간 1.6%포인트나 뛰었다. 전 업권에서 연체율이 5%를 넘긴 건 저축은행 가계 대출이 유일하다. 주택담보대출도 분위기는 같다. 작년 저축은행의 주담대 연체율 증가율은 87.8%로 전 업권 중 가장 높았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의 상황이다. 올 들어서도 연체율은 꾸준한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저축은행 업계 고위 관계자는 “(저축은행 연체율이) 작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상승세로 돌아선 이후 올 1분기에도 이러한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향후 어디까지 치솟을지 정확한 가늠이 힘든 상태”라고 말했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2.8%로 가계 대출에 비해 양호했다. 하지만 부동산 PF 대출 부실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작년 3분기 말 기준 저축은행의 부동산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10조6000억원으로 5년 전보다 152.4%가 늘었다. 같은 기간 저축은행 상위 10개사의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4조5357억원에 달했다.

앞으로도 부동산 침체 기조가 이어질 경우, 이는 건전성 발목을 잡는 직격타가 될 수 있다. 이미 전국 미분양 주택은 지난 1월 7만5359호로 2012년 11월(7만6319호) 이후 10년 2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저축은행은 향후 부실에 대한 대비는 충분히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대손충당금 적립률이 113.4%로 법정 기준치인 100%를 상회했고, BIS기준 자기자본비율 역시 13.25%로 규제비율(자산 1조원 이상 8%, 미만 7%)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르다. 가계 대출 연체율이 계속 오르는 와중에, 부동산 침체가 계속되면 업권 내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봤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부동산 PF 관련 부실이 본격화하면, 저축은행에서 문제가 터져 나올 수 있다”며 “과거 부실 사태 이후 관련 대출 문턱을 높였다지만, 혹시 모를 상황을 예방하려면 금융당국이 저축은행 부동산 PF 익스포저 관리를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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