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분석] "인수위 때 가출" 안철수, 또 잠행...'제2의 나경원 없다' 배수진 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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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김슬기 기자
입력 2023-02-06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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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안 연대' 관련 대통령실과 갈등...오늘 일정 전격 취소

  • "투표권 가진 당원과 국민들이 판단할 문제"

  • 나경원 불출마 사태 거울 삼아 잠적했지만..."섭섭한 마음"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등록을 마친 안철수 의원이 지난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앞에서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안철수 의원은) 인수위원장 때 사실상 가출을 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서로 공감이 잘 안 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

이른바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의 뜻)을 등에 업은 국민의힘 당권주자 김기현 의원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경쟁주자인 안철수 위원장을 겨냥해 이렇게 일갈했다.

그의 예상은 적중한 것일까. 전날 대통령실과 갈등이 수면 위로 올라오자, 안 의원은 6일 당대표 후보로서 예정된 공개 일정을 모두 순연하고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선거 캠프 측에서는 “상황점검 및 정국구상을 위해 조정됐다”고만 했다.
 
안철수, 오전 라디오 출연 후 잠행...캠프 관계자들 “거취 모른다”

아주경제가 이날 오전 내내 캠프 관계자들에게 그의 거취를 수소문해봐도, 현재 안 의원이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실제로 그는 일정 취소 공지 후 한 언론과의 전화 통화에서 “당원들이 투표권을 가지고 있으니 이제 당원과 국민들의 판단에 맡길 수밖에 없다”고만 했다. 어디서 무엇을 할지는 여전히 미정이다. 

정치권에서는 안 의원이 이날 일정을 전격 취소한 것이 앞서 대통령실과의 갈등 상황에 대해 언급을 최대한 자제하고, 사실상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고 본다. 다만 일각에서는 윤심을 얻은 김 의원보다 최근 당대표 지지율 면에서 선두를 달리는 만큼 배수진을 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일단 안 의원이 당장은 대통령실을 ‘자극’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나경원 전 의원의 ‘불출마’ 선례를 참고하겠다는 것이다. 당대표 출마를 저울질하던 나 전 의원은 이른바 ‘헝가리식 출산 장려정책’ 등을 놓고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었고, 결국 저출산위원회 부위원장과 기후대사 ‘동시 해임’ 사태 등을 겪으며 벼랑 끝에 몰렸다. 그는 자신의 해임 결정에 대해 “대통령 뜻이 아닐 것”이라고 했다가, 김대기 비서실장이 UAE(아랍에미리트) 순방 도중 이례적으로 “나경원 해임은 대통령의 뜻”이라고 표명하면서 결국 당대표 불출마를 선언했다.  

실제로 안 의원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이나 ‘윤·안 연대’란 표현을 쓰지 않겠다”면서 “(윤·안 연대는) 윤 대통령의 국정과제를 충실하게, 존중하면서 실행에 옮기겠다는 뜻이었는데 그걸 나쁜 표현이라고 생각하신다면 쓰지 않을 생각”이라고 한발 물러섰다. 그러면서 “윤핵관이란 표현도 쓰지 않겠다”고 몸을 사렸다.
 
인수위원장 때처럼 또 ‘회피형 정치’...“김기현 윤심 발언했는데, 섭섭한 마음”

다만 여당 일각에서는 안 의원이 또 한번 ‘회피형 정치’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장 시절 자신의 사람을 기용하지 않았다고 해서 인수위에 출근하지 않고 사실상 잠적한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쟁주자인 김 의원도 인수위원장 이력을 앞세워 안 의원이 ‘친윤(친윤석열)계’임을 표방하는 것이 어불성설이란 입장이다. 

김 의원은 지난 2일 언론 인터뷰에서 “인수위 기간이 어마어마하게 중요하다. 그 소중한 기간, 엄청 짧은 기간인데 그 기간 중에 인수위원장을 맡으셨던 안철수 후보가 사실 가출하셨다. 잠적을 해버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안철수 진영 측에서 마치 윤 대통령과 안철수 후보 사이에 아주 긴밀한 공감이 되고 있는 것처럼 얘기를 하면서 (윤핵관이라며) 장제원 의원을 거명하고, 있지도 않은 사실이 존재하는 것처럼 퍼뜨리니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하지만 대통령실과 친윤계 의원들의 잇딴 공격에 대해 안철수 의원 측은 섭섭하다는 입장이다. 캠프 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영우 전 의원은 “어제 대통령실의 입장에 대해서도 우리는 이해했고 공정한 선거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선대위원장인 저로서는 섭섭함이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여당의 전당대회는 모든 후보가 대통령과의 협력과 일체감을 주장한다. 김기현 후보 측도 윤석열 대통령과 일체다. 어떤 의원님은 ‘윤심은 100% 김기현 후보에 있다’라고 방송에서까지 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안 후보도 대통령과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차원에서 연대라는 표현을 한 것이고, 다른 뜻은 없다”고 부연했다.

정치권에서는 안 의원이 앞서 나 전 의원처럼 쉽사리 물러서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미 국민의당과 합당 과정에서 한 차례 당권을 양보한 만큼, 이번에 당대표로서 승리한다면 당 장악력을 확보해 내년 총선을 주도하고 총선 승리까지 이어진다면 유력 대선 후보로 부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그가 잠적 후 “결국 판단은 당원들이 하는 것”이라고 당심에 SOS를 보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당내 여론이 나 전 의원에 이어 또 한번 대통령실의 찍어내기 프레임이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확산하면 안 의원에게도 승산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나 전 의원이 불출마를 하자 나온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나경원을 향한 당심이 안 의원에게 이전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인 것도 한몫을 한다.

한 비윤계 의원은 “국민들과 당원들이 다시 한번 용산(대통령실)에서 후보 찍어내기를 한다면 김기현 의원에겐 역풍이 될 수도 있다”며 “이런 점을 활용해 안 의원도 새로운 배수의 진을 치기 위해 잠행에 들어간 것 아닐까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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