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수익 거둔 시중은행들…수수료 면제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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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기 기자
입력 2023-02-05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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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시중은행들이 최근 각종 수수료를 면제하겠다고 경쟁적으로 발표하고 나섰다. 시중은행이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의 실적을 낸 가운데 고객들이 고금리, 경기둔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자 이와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은행은 오는 10일부터 만 60세 이상 고객의 창구 송금수수료를 전액 면제한다고 5일 밝혔다. 지난달 1일 모바일·인터넷뱅킹 이체, 자동이체 수수료를 전액 면제키로 한 데 이어 수수료 면제 범위를 확대한 것이다.

수수료 면제 확대 결정은 고령층이 디지털 뱅킹을 통한 금융업무가 익숙하지 않아 창구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해 내려졌다. 이번 조치를 통해 혜택을 받는 고객은 약 25만명으로 추산된다.

앞서 지난 3일에는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모바일·인터넷뱅킹 타행 이체 수수료를 전액 면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은 오는 8일부터, 하나은행은 이르면 10일부터 모바일·인터넷뱅킹 사용자로부터 타행 이체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 역시 지난달부터 인터넷뱅킹 타행 이체·자동이체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으며, NH농협은행도 내달부터 ‘NH올원뱅크’ 전자금융 이체 수수료를 전액 면제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5대 시중은행이 모두 온라인에서의 타행 이체 수수료를 면제하게 됐다. 5대 시중은행은 지난해 말 취약차주의 중도 상환 수수료를 한시적으로 받지 않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그야말로 ‘수수료 면제’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시중은행의 이와 같은 조치는 지난해 금융권이 기록한 사상 최대 실적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5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비상장인 농협금융지주를 제외한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지난해 지배주주 기준 순이익은 16조5247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던 2021년(14조5428억원)과 비교해도 13.6% 늘어난 규모다. 4대 금융지주는 7일 KB금융을 시작으로 8일 신한·우리금융, 9일 하나금융이 지난해 실적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최근 경기가 둔화하고 금리가 솟구치면서 고객 부담이 가중되자 수수료 면제 등의 방식으로 이익을 공유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최근 1년 사이에 1.25%에서 3.50%로 무려 2.25%포인트 상승했고 이 과정에서 시중은행의 예대금리차도 자연스럽게 늘어났다.

이런 분위기는 수수료 면제를 발표한 뒤 은행권에서 나온 메시지에서도 감지된다. 이승열 하나은행장은 지난 3일 모바일·인터넷뱅킹 이체 수수료 면제 조치를 발표하면서 “어려운 시기에 가계와 소상공인의 금융 부담 완화에 도움을 드리고자 모바일과 인터넷뱅킹 이체 수수료 면제도 시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같은 날 모바일·인터넷뱅킹 타행 이체·자동이체 수수료를 전액 면제하기로 한 우리은행 측도 “금융 취약계층 고통 분담에 동참하고자 수수료 면제 방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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