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수장으로 돌아온 'OB' 임종룡…외풍·낙하산 우려 속 쇄신·내부화합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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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근미 기자
입력 2023-02-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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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내정자 [사진=아주경제 DB]

'OB'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다시 돌아왔다. 금융당국 압박에 따른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 도전 무산 이후 '내부인사'와 '외부인사'로 나뉘어 치열하게 진행된 우리금융 차기 수장 경쟁에서 강력한 내부 후보들을 제치고 우리금융을 이끌 차기 수장으로 낙점된 것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현 정부와 금융당국 압력을 통해 내려온 '낙하산'이라는 오명과 더불어 민간 금융회사임에도 우리금융이 여전히 외풍에 취약하다는 독립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게 됐다. 임 내정자는 과연 이러한 논란을 딛고 우리금융에 산적한 과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을까. 

◇ "대규모 횡령·사모펀드 사건까지 가시밭길 연속"···신뢰 회복 '내부통제 개선' 특명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올해 초부터 한 달여간 진행된 차기 회장 후보 선정 과정 결과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을 차기 회장으로 추천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임 신임 회장 내정자는 오는 3월 25일 임기가 끝나는 손태승 회장으로부터 지휘봉을 넘겨받게 된다. 임추위는 임 내정자에 대해 "대내외적으로 불안정한 금융환경 리스크를 타개하면서 우리금융이 당면한 문제를 풀어낼 수 있는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임 내정자가 향후 3년간 이끌게 된 우리금융은 최근 수년간 녹록지 않은 상황을 유독 자주 맞닥뜨려야 했다. 대표적인 것이 은행원 700억원 횡령 및 사모펀드 불완전판매 사태 등이다. 이처럼 문제가 드러난 내부통제 시스템을 혁신적으로 개선해 고객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실제 우리금융 임추위는 "조직을 혁신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객관적인 시각으로 조직을 진단하고 주도적으로 쇄신을 이끌 수 있는 인사가 적합하다"며 관료 출신 외부인사에 힘을 실은 배경을 밝히기도 했다. 

또한 우리금융은 지난해 완전민영화 이후 그룹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강하고 미래 비전 재설계가 필요한 상황이다. 우리금융은 현재 타 금융지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은행 부문 포트폴리오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과거 NH농협금융 회장 재임 시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해 그룹 핵심 계열인 NH투자증권으로 성장시킨 임 회장의 경험이 우리금융 포트폴리오 다각화 측면에서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감 어린 시각도 있다.

◇ '대혼란' 조직 내부 추스르기 과제도···금융당국발 외풍·관치 '꼬리표 떼기' 숙제

우리금융은 또한 사모펀드 중징계 관련 소송과 최근 손 회장의 3연임 이슈를 둘러싸고 금융당국과 유독 잦은 대립각을 세워왔다. 이 과정에서 우리금융에 대한 금융당국의 압박 수위 발언은 하루가 다르게 강해졌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5일 "사고와 관련해 앞으로 제도를 어떻게 바꾸고, 무엇을 잘못했다는 발표는 하지 않고 자꾸만 소송을 이야기하는 것은 바람직한 대응 방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우리금융에 대한 불편함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이복현 금감원장 역시 우리금융 회장 선임 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금융위원장 등을 거친 관료 출신이면서도 민간 금융회사 수장을 맡은 바 있는 임 내정자는 앞으로 금융위, 금감원 등 당국과 어떻게 관계를 개선할 지에 대한 과제를 안게 됐다.

문제는 회장 선임 절차부터 드러난 거버넌스 문제를 임 내정자가 어떻게 개선할지에 대한 것이다. 특히 정부와 금융당국이 '거버넌스 문제'를 지적하며 거론한 금융회사 내부통제 개선 문제는 회장 선임 경쟁에서 줄곧 '모피아 낙하산·관치' 논란을 몰고 다녔던 임 내정자 스스로도 자유롭지 못한 상황. 과연 그 꼬리표를 뗄지 여부도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한편 '외부인사'인 임 내정자가 우리금융 조직을 빠르게 장악하고 내부 화합을 이뤄낼 것인가도 중요한 대목으로 꼽힌다.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진행된 우리금융 수장 경쟁은 구심점이던 손태승 회장 대신 외부인사를 수장으로 맞는 것으로 결론나면서 조직 재편을 둘러싼 초기 내부 갈등과 혼란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향후 조직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모른다는 임직원들의 불안감을 빠르게 잠재우고 조직을 추슬러 화합을 이끌어내는 것이 중장기적으로 우리금융의 경쟁력 제고에 있어서도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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