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쇼크 이제 시작]1월 무역적자 16조원…꺼져가는 수출 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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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락 기자
입력 2023-02-0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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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업부 1월 수출입동향…지난달 수출 16.6% 줄어

  • 무역적자 역대 최대 규모…반도체·대중국 수출 부진

지난해 9월 16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와 야적장에 완성차들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올 1월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감소하면서 4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주력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크게 줄어든 가운데 에너지 수입이 늘며 무역적자 규모도 역대 최대 수준을 나타냈다. 

◆11개월 연속 마이너스···67년來 최대 적자 폭 

1일 산업통상자원부 '1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462억7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6.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입은 589억6000만 달러로 2.6% 줄었고, 무역수지는 129억9000만 달러(약 16조원) 적자를 나타냈다. 

무역수지 적자는 11개월째 이어지고 있으며 특히 월간 무역적자가 100억 달러를 넘어선 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56년 이래 처음이다.  종전 최대치인 지난해 8월의 94억3500만 달러였다. 

수출 전선에 초비상이 걸렸다. 수출은 지난해 10월 이후 4개월 연속 마이너스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0월 -5.7%를 기록한 이후 11월 -14%, 12월 -9.5%를 기록했으며 지난달에는 -16.6%로 감소 폭이 확대됐다. 

산업부는 고물가·고금리 등 글로벌 경기 둔화 지속과 반도체 업황 악화로 지난달 수출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1월 수출(554억6000만 달러)이 역대 1월 중 최고 실적을 기록한 데 따른 기저효과도 영향을 미쳤다고 부연했다. 

품목별로 반도체 수출 부진이 두드러졌다. 우리나라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는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 여파 속에서 전년 동월 대비 44.5% 감소한 48억1000만 달러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반면 자동차, 이차전지, 석유, 선박 무선통신 등은 수출이 증가했다. 지난달 자동차 수출은 21.9%, 석유체품은 12.2% 늘었다. 선박 수출도 86.3% 증가하며 높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국가별로는 반도체 수출 감소 영향으로 중국, 아세안, 미국에 대한 수출이 감소했다. 특히 대중국 수출은 지난해 6월 이후 감소세로 돌아선 뒤 8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 중이다. 감소 폭도 지난해 10월 -15.7%로 첫 두 자릿수 감소를 기록한 이후 11월 -25.5%, 12월 -27%에 이어 지난달 -31.4%로 점차 확대되는 모습이다. 

대아세안 수출은 19.8% 줄었으며 미국에 대한 수출 역시 6.1% 감소를 나타냈다. 반면 중동과 유럽연합(EU)에 대한 수출은 각각 4.0%, 0.2% 증가했다. 

지난달 수입은 전년 동월보다 0.2% 감소하는 데 그쳤지만 에너지 수입액이 급증하며 무역수지를 악화시킨 또 다른 원인으로 꼽혔다. 지난달 에너지 수입은 158억 달러로 전체 수입에서 26.8%를 차지했다. 지난 10년간 1월 평균 에너지 수입액이 103억 달러였던 점을 고려하면 1.5배 많은 규모다. 

정부는 우리나라와 경제구조가 비슷한 제조업 기반 수출 강국들에서도 무역수지 악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지난해 10월 이후 3개월 연속 수출이 줄었고, 일본은 지난해 4월 이후 9개월 연속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대만도 지난해 9월월부터 3개월째 수출이 줄고 있다. 

특히 일본은 17개월간 이어진 무역적자로 지난해 연간 적자 폭이 무려 1503억 달러에 달했다. 이 밖에 독일·이탈리아·프랑스 등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EU 국가도 무역수지 악화 또는 무역적자를 기록 중인 상황이다. 

◆尹정부 '수출 플러스' 목표 달성 갈수록 흐릿 

지난해 역대 최대 수출 달성에 이어 올해도 '수출 플러스' 목표를 밝힌 정부는 연초부터 수출이 줄고 무역적자 규모가 확대되면서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열린 재정경제금융관 간담회 자리에서 1월 무역 지표 부진과 관련해 "동절기 에너지 수입 증가 등 계절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 가운데 반도체 수출단가 급락, 코로나19로 인한 중국 경제활동 차질 등 요인이 수지 악화를 가중했다"고 말했다.

주무 부처인 산업부는 수출 부진 극복을 위해 장차관 이하 전 직원이 모두 현장을 찾아 금융·인증 등 기업이 직면한 애로 해소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대외 여건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보유한 모든 지원 역량을 결집하고 수출 지원 수단을 총동원할 것"이라며 "우리 수출기업을 위해 무역금융·인증·마케팅 등 3대 분야를 중심으로 수출 애로를 해소해 나가고 원전·방산·플랜트 등 대형 프로젝트 수주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정상 경제외교 성과를 조기에 실현해 '신 중동 붐'을 조성할 수 있도록 범부처 수출 지원 역량을 강화하겠다"며 "산업부를 포함한 모든 부처가 영업사원처럼 에너지·방산 등 8개 분야에서 확보한 양해각서(MOU) 32건과 61억 달러 규모 계약에 대한 성과 이행·확산을 모색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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