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영업익 18% 줄어든 삼성전자…"반도체 인위적 감산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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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기 기자
입력 2023-01-31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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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비 유지보수·재배치 등 '자연적 감산' 가능성 언급

  • 작년 매출 302조원 역대 최대…영업익 16% 감소한 43조원

메모리반도체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삼성전자가 지난해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반도체를 비롯해 스마트폰·가전시장까지 부진을 보이는 등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9.0% 감소하면서 전자업계가 본격적인 하강 사이클에 들어섰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반도체 분야에서 인위적 감산 없이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갈 계획임을 밝혔다. 다만 설비 재정비를 통한 '자연적 감산' '기술적 감산'에 대한 가능성은 열어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302조2314억원, 영업이익 43조3766억원을 기록했다고 31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8.1% 성장해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6.0% 감소했다. 작년 4분기만 놓고 보면 매출 70조4646억원, 영업이익 4조3061억원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0%, 69.0% 줄어든 규모다.

반도체를 비롯해 스마트폰·가전 등 사업 전반에 걸쳐 타격을 입으면서 전자업계가 본격적인 불황에 진입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만 삼성전자는 반도체 분야에서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며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예고했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이날 열린 ‘2022년 4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메모리반도체 설비투자 축소·지연 등 계획에 대한 질문에 “중장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인프라 투자를 지속해 필수 클린 룸을 확보하는 등 설비투자비(CAPAX)는 전년과 유사한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회사가 생산라인 유지보수, 설비 재배치, 선단 노드 전환 등 경쟁력 제고 활동에 집중하면서 비트(bit) 출하량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간접적인 방식의 감산에 돌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관계자는 “최고의 품질과 라인 운영 최적화를 위해 생산라인 유지보수 강화, 설비 재배치 진행, 선단 노드로의 전환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공정기술 경쟁력 강화와 조기 안정화를 위해 엔지니어링 런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설비투자 중 연구·개발(R&D) 항목 비중도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엔지니어링 런이란 공정기술 안정화, 수율 개선 등을 위해 양산라인에서 엔지니어들이 시범적으로 흘리는 웨이퍼를 뜻한다. 일종의 양산라인에서 진행하는 R&D 활동에 해당하는데 양산설비를 활용하다 보니 제품 출하량에 영향을 주게 된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기술적 감산에 나선 것은 전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이 공급과잉 상황에 놓이면서 전방산업에서 이뤄지는 재고조정이 장기화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급락하면서 반도체 업계는 공급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가격 방어에 나서야 하는 것이다. 이미 SK하이닉스 등 일부 반도체 기업은 인위적인 감산을 공식화했다.

삼성전자 측은 “D램 공급과잉 문제는 작년 4분기부터 점차 완화됐지만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고객사의 재고조정 기조로 수요 성장이 제한적이었다”며 “모바일 시장도 고객사의 재고조정 지속으로 수요가 약한 흐름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사업 외에 스마트폰, TV·가전 등 주력 사업에서 모두 부진했다. 반도체 사업은 지난해 98조4600억원의 매출과 23조82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3.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8.4% 감소했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X사업부와 네트워크사업부는 지난해 매출 120조8100억원, 영업이익 11조38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0.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6.6% 줄었다.

TV·가전 사업은 작년 60조6400억원의 매출과 1조35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매출은 전년 대비 8.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63.0% 급감했다. 특히 TV·가전 사업은 작년 4분기 6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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