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낙폭 최대 강서구, 매매가 16억→10억···"전셋값 하락의 악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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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현 수습기자
입력 2023-02-06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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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곡 13단지 힐스테이트마스터 전경 [사진=임종현 수습기자]


전세사기로 시름을 앓고 있는 강서구가 아파트 가격 하락세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정부가 1·3 대책을 발표한 이후 서울 아파트 가격 하락 폭이 둔화하는 추세지만 강서구는 예외다. 최고가 대비 6억원이나 빠진 매매 계약이 이뤄지는 등 하락세가 여전한 모습이다. 

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서구 마곡동 '마곡 13단지 힐스테이트마스터' 전용 59㎡는 지난달 말 9억원에 매매 계약이 체결됐다. 동일 면적이 2021년 10월 13억8000만원에 거래된 것을 감안하면 2년이 채 안 돼 4억8000만원이나 하락한 것이다. 이에 앞서 지난달 17일에도 같은 단지 전용 84㎡가 10억9000만원에 매매 거래됐다. 2021년 8월 매매 계약된 16억8000만원과 비교하면 약 6억원 떨어진 것이다. 

가양동에 위치한 가양 2단지 39.6㎡도 지난달 17일 5억9000만원에 매매 계약이 이뤄졌는데 동일 면적이 2021년 9월 8억4000만원에 거래된 바 있다. 비슷한 시기에 손바뀜된 마곡엠벨리7단지 84㎡ 매매 가격은 10억6400만원으로 2년 전 최고 14억4700만원을 찍은 것에 비해 4억원가량 하락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월 다섯째 주 강서구 아파트 가격은 0.62% 내려 서울 25개 자치구 중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서울 지역 매매가격 변동률(-0.25%)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강서구는 1월 둘째 주(-0.60%) 이후 4주 연속 0.6%대 하락을 보이고 있다. 

이는 1·3 대책 발표 이후 노·도·강(노원구·도봉구·강북구) 지역 등을 중심으로 하락 폭이 줄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노원·도봉·강북구는 1월 다섯째 주 각각 -0.19%, -0.25%, -0.20% 하락했다. 

강서구 아파트 가격 하락에는 전세가격 하락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세 시세가 매매 시세와 갭이 작을수록 향후 집값 상승 여력이 높지만 전세가가 낮아지면 집값과 차이가 커져 갭투자가 어려워지면서 결국 투자자가 매수를 꺼리는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최근 강서구 인근에 아파트 공급이 늘면서 하락한 전세 가격이 매매 가격도 끌어내리는 분위기다.

강서구 마곡동 A중개업소 관계자는 "마곡동 아파트 전세가 7억원이라고 하면 신축 아파트는 4억5000만원 또는 5억원에 전세를 내놓는다"며 "차이가 2억원 정도 나니 다들 신축 쪽으로 관심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세입자가 한꺼번에 빠지는데 공급은 많으니 전셋값이 하락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전셋값 하락이 결국 매매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중개업자들은 강서구 집값 하락이 당분간 지금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봤다. 높은 대출금리로 거래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매수인과 매도인 사이에 치열한 가격 협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강서구 화곡동 B중개업소 대표는 "매수인과 매도인 사이에 11억원대를 기점으로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는 중"이라며 "당분간은 강서구 집값 하락세가 유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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