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타다의 실험…주 40시간 '완전월급제' 시범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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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훈 기자
입력 2022-12-05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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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택시업계 최초 사례…직영택시회사 '편안한이동' 통해 접목

  • '타다 플러스' 운행하는 2명의 드라이버 대상…9월께부터 적용해 와

  • 아직은 제한적 도입이지만 향후 확대 가능성 주목

'타다 넥스트'의 모습.[사진=VCNC]

'타다' 운영사인 VCNC가 일부 직영택시 기사들을 대상으로 완전월급제를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직장인들처럼 주 40시간을 기준으로 매월 일정한 금액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택시업계에서는 전례가 없는 시도다.

5일 업계에 따르면, VCNC의 법인택시 자회사인 '편안한이동'은 지난 9월부터 일부 직영택시 드라이버(기사)들을 대상으로 주 40시간 근무제를 시범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대상은 고급택시인 '타다 플러스'를 운영하는 기사 2명으로, 이들은 주 5일 근무를 하면서 일반적인 정규직처럼 정해진 임금을 매월 받는다.
 
주 5일 40시간 근무하고 매월 정액임금 지급…택시업계서는 처음
편안한이동이 이들에게 적용하는 월급제는 지난 2020년부터 법인택시업계에 적용되고 있는 '전액관리제'와는 차이가 있다. 전액관리제 역시 기본적으로 기사들에게 월급을 지급하며 4대 보험 등도 적용된다. 다만 기사가 운송수입 전액을 회사에 납부하고 노·사가 협약한 토대로 임금을 지급받는 구조로, 매월 똑같은 금액이 기사들에게 들어오는 방식은 아니다. 편안한이동 역시 기본적으로 전액관리제를 도입했으나, '타다 플러스' 기사 2명에 한해 운송수입과 상관없이 매달 정액을 지급하는 것이다.

전액관리제는 기본급에 더해 기사가 벌어들인 수입의 일정 비율(보통 60%)을 기사가 가져가는 방식이다. 기존 택시업계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되던 사납금제를 대체하는 성격이다. 사납금제는 기사들이 회사에 정해진 사납금을 납부하는 대신 나머지 수익을 온전히 갖는 방식으로, 만일 사납금을 못 채울 경우 기사 월급에서 깎는다. 이 때문에 기사들의 영업 압박을 높여 장시간 근무를 사실상 강제한다는 지적이 잇따랐고 결국 2019년 폐지됐다.

다만 전액관리제의 좋은 취지에도 정작 현장에서는 제대로 시행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의문이 제기돼 왔다. 우선 상당수 법인택시 회사들은 기사들에게 월 기준금을 정해 기준금을 넘는 매출을 올릴 경우에 한해 추가 수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했는데, 이 기준금이 기존 사납금과 비슷한 수준이라 여전히 이를 채우기가 쉽지 않다. 또 기준금보다 더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고 해도 회사에 일정 비율을 납부해야 해 오히려 사납금 시행 당시보다 기사들의 실수입이 더 적은 경우가 많다. 기준금을 채우지 못할 때 기본급에서 깎는 사례도 있다. 일각에서 사실상 '변종 사납금제'가 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법적으로 전액관리제를 명시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서도 기준금이나 수익 배분율 등에 대해서는 따로 명시돼 있지 않다는 맹점이 있다.

택시업계 일각에서는 택시기사들의 소정근로시간을 주 40시간으로 규정한 택시운송사업의발전에관한법률(택시발전법) 11조2항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하기도 한다. 해당 법은 택시기사들의 소정근로시간이 실제 근로시간에 비해 매우 적게 산정돼 기본급이 매우 낮은 수준으로 책정되는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지난해 1월부터 서울시를 대상으로 먼저 시행됐다. 그러나 법에 과태료나 범칙금 등이 규정돼 있지 않다 보니 실질적으로 주 40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규정하는 경우는 사실상 없다시피한 실정이다.
 
택시업계 자체적 시도 의미 커…확대 여부는 지켜봐야
이러한 가운데 이뤄지고 있는 편안한이동의 '완전월급제' 실험은 새로운 임금제도를 택시업계에서 자체적으로 테스트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는 평가다. 완전월급제로 근무할 경우 매월 일정한 임금을 지급받는 대신 월 수입 이상의 매출을 거뒀다고 하더라도 별도의 추가 금액을 받지 않는다. 수익을 극대화하기는 어려우나 대신 안정성을 끌어올린 방식이다. 택시업계에서 이러한 제도를 도입한 사례는 아직 없었다. 편안한이동 역시 기본적으로 전액관리제 체제로 운영되고 있지만, 부분적인 완전월급제 실험을 통해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택시업계에서 직접 나서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고 평가한다. 김동영 한국개발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전액관리제가 막상 현장에서는 사납금제와 유사하게 변형된 형태로 시행되는 경우가 많아 문제가 되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시도가 모범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법인택시 업계 역시 새로운 시도에 대한 고민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VCNC 측은 "택시 드라이버들에게 일정한 급여를 지급하는 방식을 시범적으로 도입했다"며 "다만 아직 이를 확대할지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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