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풀 꺾인 킹달러] 환율 1200원대로 '뚝'..."하락세 본격화" vs "불확실성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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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근미·정명섭 기자
입력 2022-12-05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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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올해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1500원을 바라보던 '강달러' 환율이 1300원을 밑도는 달러 약세로 방향을 틀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가 조만간 정점에 달할 것이라는 시장 관측과 연준의 속도조절 기대감이 환율에 반영된 데 따른 것이다. 전문가들은 내년 환율이 하락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 속에서도 경기침체 등 불확실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5일 서울 외환시장의 원·달러 환율은 지난 2일(1299.9원) 대비 7.3원 내린 1292.6원에 장을 마쳤다. 이는 두 달 전인 지난 10월 중순 기록한 연고점(1444원)과 비교해 12% 가까이 하락한 것이다. 원·달러환율이 1300원대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 8월 5일(1298.3원) 이후 4개월 만에 처음이다.

약달러 기조는 최근 1~2주 새 더욱 가파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29일 하루에만 13.6원이 떨어졌고 30일에도 장중 7.8원 내려갔다. 이달 들어서도 19.1원(1일) 내리는 등 최근 일주일여 동안 달러화 가치는 50원 가까이 하락했다. 지난 9월 114를 넘어섰던 달러인덱스(DXY, 1973년=100)도 이날 기준 104.1선을 나타내고 있다. 

이 같은 환율 움직임은 국내 외환보유액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모습이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외환보유액 규모는 한 달 전보다 20억9000만 달러 늘어난 4161억 달러로, 7월 이후 넉 달 만에 증가세를 기록했다. 그동안 한은이 강달러 방어에 적극 나서면서 외환보유고를 빠르게 소진했으나 지난달 미 달러화(달러인덱스 기준)가 3.5% 상당 평가절하돼 자산 규모가 늘어난 것이다.

원·달러 환율이 이처럼 하락한 배경으로는 미국의 통화정책 속도조절 영향이 컸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연준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에 대한 경계감이 고조돼 왔는데 최근 제롬 파월 연준 의장뿐 아니라 레이얼 브레이너드 부의장,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등 연준 주요 인사들이 금리 인상 속도조절에 힘을 싣는 발언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시장이 더 크게 반응한 것이란 시각이다.

향후 환율 추이에 대해 국내 전문가들은 연준의 통화긴축 사이클이 곧 끝나고 물가 상승률이 정점을 통과하면 달러화가 약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환율을 밀어올린 연준의 매파적 재료가 약화하고 있다"면서 "내년 환율은 달러화 가치와 유사한 흐름을 그리며 점진적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침체 가능성이 짙어지고 있다는 점은 환율에 있어 여전히 불확실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세계 경제성장률이 시장 전망보다 낮을 경우 안전자산인 '달러'에 다시 돈이 몰릴 수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도 여전히 남아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에 따른 대러시아 경제제재는 세계경제 성장과 교역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고 전 세계 GDP(국내총생산) 비중이 18%(2021년 기준)에 달하는 중국의 경기 침체 장기화 역시 주요 악재다. 
 
소재용 신한은행 S&T센터 리서치 팀장은 “연준의 통화 긴축 감속과 금리 인하 전환 가능성으로 2023년에 달러 변곡점을 맞이하며 점차 수위가 낮아질 전망”이라며 “하지만 경기 침체와 금융 불안, 미·중 갈등 등 다양한 변수들이 적지 않은 저항과 걸림돌로 작용해 변동성을 자극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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