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법지대 가상자산시장] 23조 시장인데...시세조종·상폐 등 혼란에 대책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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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섭 기자
입력 2022-12-05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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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 일평균 가상자산 거래량 11.3조...주식시장 절반 수준

  • 가상자산 시장 급성장에 전통 금융시스템에도 영향

  • '특금법'으로 규제 한계...투자자 보호 위한 기본법 필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가상자산 시장이 지난 5년간 급성장했지만 가격 급락, 시세 조종, 코인 상장폐지 같은 투자자 피해에 대한 대책이 없는 입법 공백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가상자산 충격이 금융 시스템 전반에 미칠 가능성도 점차 커지고 있어 예의 주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현재 국회에 법안이 17건 발의돼 있지만 내용은 중구난방이다. 전문가들은 가상자산 시장질서 확립뿐만 아니라 진흥까지 담은 기본법 제정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4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11월 기준 전 세계 가상자산 거래소 수는 523개, 거래되는 가상자산 종류는 2만1716개다. 시장 규모는 매년 커지고 있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2016년만 해도 121억 달러(약 15조8000억원)에 불과했지만 2020년부터 급성장해 그해 7월 2603억 달러(약 338조1297억원)를 기록했다. 2021년 5월엔 이보다 10배 가까이 늘어난 2조4379억 달러(약 3182조4000억원)까지 늘었다. 올해 상반기에는 미국, 유럽 등 주요국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꺾이면서 8743억 달러(약 1141조3100억원)까지 줄었지만 2020년 대비 3배가량 큰 수준이다.
 
한국은 2021년 말 기준 가상자산 시가총액이 55조2000억원, 일평균 거래 규모가 11조3000억원 수준이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시장 일평균 거래 규모가 21조100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매우 큰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시장 침체로 23조원, 거래 규모는 5조3000억원으로 각각 줄었다. 가상자산 투자를 위해 거래소에 예치된 원화는 5조9000억원이다.
 

[그래픽=김효곤 기자]

가상자산 투자 열풍으로 시장이 커지자 전통 금융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한국금융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이후 비트코인과 한국·미국 주가지수 간 상관관계가 급격히 커졌다. 이는 가상자산 가격 변동성, 불투명한 유동성 리스크가 기존 금융시스템에 충격을 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대기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국은 현재까지 가상자산 발전이 금융시스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가상자산과 전통 금융권 간 상호 연계성이 증가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제도적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5월 한국산 코인인 테라·루나가 동반 폭락하는 등 가상자산 시스템에 대한 의구심은 커지고 있지만 규제는 없다. 현재 관련 법안은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이 전부다. 이마저도 자금세탁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한계가 있다.
 
현재 국회에 계류된 가상자산 관련 법안만 17건에 달한다. 가상자산·디지털자산 관련 법안이 10건,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 특금법 개정안과 금융위 설치법 개정안이 7건이다. 각 법안은 ‘가상자산’ ‘디지털자산’ ‘가상화폐’ 등 기본적인 용어부터 제각각이다.
 
전문가들은 거래소 설립 인허가, 자본금 규제, 영업행위 규제, 투자자 보호 장치 등을 망라한 가상자산 기본법 제정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박선영 동국대 교수는 “의무공시, 불공정거래금지, 매매거래원칙, 수탁자산보호 등을 포함한 가상자산업권법 도입이 필요하다”며 “실질적 감독을 위한 정부 당국의 집행력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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