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채권·주식" 중국이 쏜 부동산 부양 '세 개의 화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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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중국)=배인선 특파원
입력 2022-11-29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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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년 만에 부동산기업 상장·증자 재개

  • 디폴트 기업 부채 구조조정 '속도'낼 듯

최근 중국 당국이 침체된 부동산 경기를 살리기 위해 잇달아 부양책을 내놓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중국 당국이 주식시장에 상장된 부동산 기업들이 증자나 전환사채(CB) 발행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재융자(再融資)를 약 12년 만에 허용하기로 하는 등 침체된 부동산 경기를 살리기 위해 또 한 차례 부양책 패키지를 내놓았다. 
 
12년 만에 부동산기업 상장·증자 재개
29일 중국 제일재경일보에 따르면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는 전날 부동산 기업끼리 인수합병이나 구조조정을 통한 상장을 허용하고,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유동성 보충, 채무 상환 등에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증감회는 또 부동산에 종사하거나 부동산 관련 상장사들의 재융자도 재개했다. 이들은 재융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미완공 아파트 준공 및 인도, 도시 재개발 사업 등 정부가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부동산 사업에 활용하고 유동성 보충이나 채무 상환 등 용도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밖에 증감회는 부동산 기업의 해외 상장을 위한 정책을 완비하고, 리츠(REITs, 부동산 간접투자펀드)를 활성화하는 한편, 부동산 사모펀드 투자 시범사업도 벌인다는 계획이다.
 
증감회는 이는 부동산 업계의 안정적이고 건전한 발전을 지원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상장 부동산 기업의 재융자를 통한 자금 조달은 지난 2010년 10월 중단된 이후 약 12년 만에 재개된 것이라고 제일재경일보는 보도했다. 당시 당국은 부동산 업체들의 투기를 막기 위해 주식시장에서 상장, 재융자, 인수합병을 사실상 틀어막았다. 
 
이번 부양책 패키지로 중국 부동산 업계에 우량업체가 지분이나 자산 등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부실업체를 구제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며 인수합병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간 자금난으로 중단됐던 부동산 업체들의 프로젝트가 재개되면서 부실 리스크 기업들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중국 제일재경일보는 중국이 침체된 부동산 경기를 살리기 위해 부동산 업체의 자금 조달을 위한 세 번째 화살(주식발행)을 쏘아 올렸다고 표현했다. 첫번째 화살은 은행권의 부동산 기업에 대한 대출 강화, 두번째 화살은 부동산 기업의 채권 발행을 적극 지원하기로 한 조치다. 이로써 부동산 기업의 자금 조달 루트인 은행 대출, 채권 발행, 주식 발행, 이 세 가지가 모두 뚫린 셈이다.
 
디폴트 업체 부채 구조조정 '속도'낼 듯
최근 들어 중국의 침체된 부동산 경기를 살리기 위해 부양책을 잇달아 쏟아내고 있다. 지난 11일 중국 인민은행과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은보감회)가 부동산 개발업체에 대한 은행 대출 규제 완화, 부동산 프로젝트 융자 지원 강화, 개인 부동산 대출 수요 지원,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조정 등의 16가지 대책을 발표했다. 얼마 전엔 중국 6개 국유은행이 이미 10여개 부동산 기업에 모두 1조3000억 위안(약 240조원)어치 대출을 지원했다는 소식도 흘러나왔다.

사실 중국 정부는 2020년 하반기부터 부동산 거품 붕괴를 막기 위해 부동산 기업의 돈줄을 바짝 조여왔다.

특히 그해 8월 부동산 기업에 '세 가지 레드' 라인을 제시하고 순부채율, 유동부채 대비 현금성 자산, 자산부채율 등 방면에서 일정 조건에 도달하지 못하면 은행 대출이나 채권 발행 등을 통한 신규 차입을 금지했다. 이로 인해 중국 부동산 재벌 헝다가 디폴트(채무 불이행)에 빠지는 등 돈줄이 막힌 부동산 기업의 디폴트, 파산이 속출하면서 중국 부동산 경기는 얼어붙었다. 

정화이우(鄭懷武) 중국 은허롄창증권 부동산 연구 책임자는 홍콩 명보를 통해 "부동산 부양책 지원 아래 향후 최소 6~9개월간 중국 본토 부동산 기업들은 빚 독촉을 걱정할 필요가 없어졌다”며 당분간 부동산업계 디폴트 리스크가 줄어들 것으로 관측했다.

명보는 부동산 기업간 지분 거래나 인수합병이 활발하게 이뤄지며, 그동안 자산 매각에 어려움을 겪으며 지지부진했던 룽촹, 스마오, 헝다 같은 디폴트 부동산 기업의 구조조정도 속도를 낼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헝다그룹은 최근 1조원이 넘는 자산 매각에 성공했다. 보도에 따르면 헝다는 28일 광둥성 선전에 본부 빌딩 건설용으로 매입했던 약 1만㎡ 면적의 토지를 약 75억 위안에 선전시 산하 국유기업 중심의 컨소시엄에 매각했다. 매각 자금은 헝다 부채를 갚는 데 쓰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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