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월드컵] [르포] "결과 아쉽지만 잘 싸웠다"…우천도 꺾지 못한 광화문 붉은 악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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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하준, 김민영, 임종현 수습기자
입력 2022-11-29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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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한국시간)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한국과 가나 전을 응원하기 위해 시민들이 서울 광화문광장에 모여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8일 자정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내린 겨울비도 축구대표팀의 승리를 향한 시민들의 응원 열정을 꺾지는 못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대한민국과 가나의 경기가 패배로 끝났다. 이날 시민들은 내리는 비에도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는 순간까지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경기 종료 휘슬 소리가 울리자 마지막 코너킥을 주지 않던 주심의 판단에 시민들은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곳곳에서 "말이 되냐"는 원성이 쏟아져 나왔다.

일부 시민들은 쓸쓸히 발길을 돌렸다.

패배의 상실감에도 시민들은 경찰과 안전관리 인력의 통솔에 맞춰 질서 있게 광장을 떠나기 시작했다. 경찰도 경광봉을 들고 인파를 관리했다.

주최 측 안전관리 인력도 퇴장하는 인파를 향해 "밀지 마세요", "천천히 이동해주세요"라고 말하며 인파를 끝까지 통솔했다. 
 
후반 45분간 냉·온탕 반복한 시민들…조규성 슈퍼스타 탄생
이날 광화문에 모인 응원객들은 지옥과 천국을 오갔다. 전반전은 한국이 기세를 내주며 가나한테 끌려다니는 모습이었다. 2대0 패배로 끝난 전반전 45분의 결과에 시민들은 "화가 났다"며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친구들과 함께 왔다는 대학생 김은혜씨(25·여)는 "전반부터 2대0이면 어쩌자는 거냐”라며 “너무 암울한 상황이다. 한 골이라도 넣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후반전이 시작되며 분위기는 반전됐다. 그 시작점은 조규성이었다. 교체 투입된 이강인이 후반 13분 상대 공을 뺏어내 정확한 크로스를 올리자 조규성은 타점 높은 헤더로 마무리했다. 바로 2분 뒤 김진수의 크로스를 조규성이 다시 마무리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한국이 골을 넣을 때 광화문광장에서는 함성과 함께 응원가가 울려 퍼지기도 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가나의 날카로운 역습에 무너지고 말았다. 후반 23분 모하메드 쿠두스가 우리 수비가 놓친 틈을 타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가르면서다. 연인과 함께 광장을 찾았다는 김종민씨(29)는 "한국의 찬스가 빗나갈 때마다 아쉬움의 탄식이 절로 나왔다"며 "아쉽게 졌지만 다음 포르투갈전 때 기대해보겠다"고 말했다.
 
비가 와도 멈추지 않던 붉은 악마의 함성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서울에는 최대 80㎜의 강수량이 예상됐다. 하지만 우비를 입고 태극기 분장을 한 응원객들은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수능을 끝내고 친구 2명과 함께 광장을 찾았다는 김모씨(19)는 "여름이었다면 경기 응원은 상상하기도 어렵다"며 "겨울 월드컵이 오히려 기억에 남을 것 같아서 날씨는 중요치 않다"고 말했다. 

광화문 바로 건너편에 설치된 메인 무대에는 중계를 위한 대형 스크린과 조명 및 스피커가 설치됐다. 응원객들은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응원가를 따라 부르거나, 함께 사진을 찍으면서 행사를 즐겼다. 밤이 깊어질수록 급격히 떨어지는 기온에 담요를 두르거나 손난로를 꺼내 들기도 했다.

응원객은 지난 우루과이전보다 적었지만, 경력은 오히려 증원됐다.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번 주 많은 비와 강추위가 예보됨에 따라 철저한 사전 대비를 지시한 바 있다. 경찰은 세찬 비를 맞으며 우비를 입고 시민의 안전을 위해 자리를 꿋꿋이 지켰다. 인근 4개 지하철 역사에도 안전요원을 12명에서 53명으로 평시 대비 4배 이상 증원했다. 동선 관리, 지하철 시설물 점검 등 역사의 인원 집중을 막아 안전관리를 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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