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손정의 결국 만났다···"중장기적 협력과 M&A 등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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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2-10-05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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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지난 4일 회동했다. 두 사람은 삼성전자와 소프트뱅크 간 중장기적인 협력 방안과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다양한 IT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 등을 논의한 것으로 파악된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과 손 회장은 지난 4일 서울 서초구 삼성사옥에서 만났다. 이 자리에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총괄하는 노태문 사장도 동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재계에 알려진 ARM 인수 문제보다는 포괄적인 협력 등을 논의한 것으로 파악된다. 소프트뱅크 자회사인 ARM은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 IT기기 '두뇌'로 불리는 반도체 설계 핵심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ARM은 특히 모바일 칩 설계 분야에서 점유율이 90%에 달한다.

실제 재계에서는 손 회장이 이 부회장보다 훨씬 ARM 관련 논의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2020년 미국 반도체 회사 엔비디아에 ARM을 400억 달러(약 56조원)에 매각한다고 발표했지만 각국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해 올해 초 최종 무산됐다.

이후 소프트뱅크는 ARM을 연내에 상장하겠다고 전략을 수정했으나 최근 글로벌 경기 위축 등 영향으로 이마저도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소프트뱅크는 '비전펀드'의 잇단 투자 실패로 창사 이래 분기 기준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올 2분기(4~6월) 3조1267억엔(약 30조5000억원) 순손실을 피하지 못해 자금 조달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소프트뱅크를 이끄는 손 회장이 돌파구 마련을 위해 이 부회장과 회동한 것으로 파악된다.

또 손 회장은 코로나19 사태가 불거진 2020년 이후 3년 동안 일본 도쿄에서 지내다 3년 만에 첫 출장지로 서울을 택했다. 이 부회장과 회동해 삼성전자와 협력을 논의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삼성전자는 ARM을 선뜻 인수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50조~70조원 수준으로 거론되는 몸값도 적지 않을뿐더러 글로벌 주요 국가에서 반독점 문제를 제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회동에서 논의가 ARM에 국한되기보다는 그동안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다양한 IT 기업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다. 소프트뱅크가 만든 비전펀드 1·2호가 투자한 IT 기업이 매우 많기 때문이다. ARM보다는 다른 IT 기업 중에 이 부회장과 삼성전자가 주목하는 회사가 있으면 M&A가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다.

다만 삼성 측에서는 이 부회장과 손 회장 면담에 대해 "확인된 내용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2019년 만찬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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