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물폭탄의 습격] 물에 잠긴 공장…음식점‧전통시장‧쇼핑몰도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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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한지 기자
입력 2022-08-09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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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영업자‧소상공인 '한숨'...공장 직격탄에 공사장 주의보도

  • 쇼핑몰‧은행‧병원·대학교·영화관...빗물에 잠긴 각종 시설들

"코로나 장기화에 집중폭우 피해까지, 자영업자들은 살기가 정말 팍팍합니다."

80년 만에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로 전통시장과 쇼핑몰, 은행, 공장 등 수도권 곳곳에서 이른바 '물폭탄' 피해 사례가 속출했다. 공장은 가동을 멈추는가 하면 전통시장 상인들은 가게를 덮친 흙탕물의 흔적을 지워내고, 은행이나 복합 쇼핑몰은 구멍 뚫린 천장 복구 작업이 한창이다.

기상청은 9일 브리핑에서 전날 중부지방에 폭우를 쏟아낸 정체전선에 의한 비가 12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기상청은 어느 지역이든 비구름대가 강해지면 시간당 강수량이 50~100㎜에 달하는 비가 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자영업자‧소상공인 '한숨'...공장 직격탄에 공사장 주의보까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고통받던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은 집중호우로 또다시 큰 한숨을 내쉬고 있다. 혼수 가게의 이불과 베개는 복구 불가능한 상태로 널부러져 있고, 약국에서는 약이 든 종이 상자들이 물에 젖은 채로 위태롭게 쌓여있었다.
 

9일 폭우로 침수피해를 입은 서울 동작구 남성사계시장의 상인들이 상점을 복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특히 서울의 전통시장 상인들은 밤사이 휩쓸고 간 물폭탄의 흔적을 지우고 있었다. 제 자리를 찾지 못하는 물건들을 정리하거나 가게 바닥에 흥건한 빗물을 밖으로 빼내며 사투를 벌였다. 서울 동작구 남성시장에서 14년째 반찬 가게를 운영하는 김모씨는 "바닥에 물이 순식간에 차올랐다"며 "청소하면 또 오고 청소하면 또 와서 소용이 없다"고 토로했다.

공장의 경우에는 중소 규모의 업체가 직격탄을 맞았다. 작은 규모의 공장이 밀집한 시흥시에는 총 33건의 공장이나 상가 침수 신고가 접수됐다. 그러나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현대기아차, LG 전자 등은 뚜렷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곳곳에는 이른바 '공사장 주의보'가 켜졌다. 감전이나 건조물 낙하로 인한 인명 피해까지 발생했기 때문이다. 서울 구로구 가리봉오거리 인근 공사장에서는 크레인 정전이 발생했다. 또 서울 중구 약수역 인근 공사장에서 철제 가림판이 골목 방향으로 쓰러져 행인 한 명이 다쳤다. 경기 시흥시 한 오피스텔 신축 공사 현장에서 전기 그라인더로 철근 절단 작업을 하던 50대 중국인이 감전돼 숨졌다.
 
쇼핑몰‧은행‧병원·대학교...'물폭탄' 못 피한 각종 시설들
대규모 유통시설들도 침수 피해를 벗어나지 못했다. 먼저 서울 강남 고속터미널역 지하상가 상당 부분이 침수돼 지하상가와 이어진 복합 쇼핑몰 '파미에스테이션' 바닥이 전체적으로 빗물에 젖었다. 삼성동 코엑스몰 곳곳에도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코엑스몰은 특히 '별마당 도서관'이 위치한 광장 인근으로 피해 규모가 컸다. 도서관 천장으로 물이 새면서 바닥과 책이 젖어 밤새 직원들이 분류 작업에 나섰다.

서울 여의도 IFC몰 L1층 천장에서도 큰 구멍이 뚫려 대량의 물이 새기 시작했다. 쇼핑몰 안으로 빗물이 쏟아지자 IFC몰 직원들은 즉각 빗물 수습 작업에 투입됐다.

편의점 업계는 이번 폭우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CU는 200여개 점포가 침수와 누수, 정전 등으로 피해를 봤다. 7개 점포는 침수 피해가 커 영업이 불가능한 상태다. GS25는 서울 강남구, 동작구 등에서 운영 중인 매장 46개점, 세븐일레븐은 40여곳이 침수됐다. 이마트24도 수도권 매장 총 33개점이 침수 피해를 입었다.

온라인몰 새벽배송 지연 사태도 잇따랐다. 쿠팡, 마켓컬리, 롯데온, SSG닷컴 등 이커머스 업계는 서울 강남일대에서 도로·배달차량 침수로 인해 배송에 어려움을 겪었다.

은행도 일부 지점에서 물이 넘치며 영업이 일시적으로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KB국민은행은 일부 지점에서 빗물이 넘쳤지면 현재 복구가 완료된 상태다. 신한은행은 서울대지점과 강남역금융센터가 영업을 일시 중단했다. 우리은행에서는 숭실대지점과 강남역지점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대형 병원도 침수 피해를 봤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있는 세브란스병원 건물 내부에 물이 찼다. 빗물은 식당과 카페, 약국과 자기공명영상장치(MRI)실 등이 위치한 지하 1층에 집중됐다. 물에 민감한 의료기기 손상을 막기 위해 병원 직원들은 검사실 입구에서 물이 들어오지 못하게 막으며 사투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서울대학교도 일부 건물이 침수되거나 정전이 발생했다. 정문과 후문, 제1공학관이 적게는 발목부터 많게는 무릎 높이까지 침수됐다. 인문대와 중앙도서관 등은 건물 전체가 정전됐다.

영화·공연·예술계도 운영을 잠시 멈췄다. 서울 동작구 메가박스 이수점과 롯데시네마 신대방점, 구로구 롯데시네마 신도림점, 금천구 독산점 등이 영업 중단에 들어갔다. 동작구에 위치한 예술영화관 아트나인은 건물 전체 정전으로 상영 취소 및 운영을 중단했고, 서초구에 있는 국립국악원은 공연장 전기실과 기계실의 냉난방기 침수 피해를 입어 12~14일 무대에 올릴 예정이던 국립국악원 '임인진연' 공연을 오는 12월로 연기했다.

중부지방 집중호우는 금요일인 12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부터 11일까지는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비가 오겠고 12일에는 남부지방이 강수 구역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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