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무노조 철폐' 결실...삼성전자, 창사 53년 만에 노조와 첫 임금협약 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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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기 기자
입력 2022-08-08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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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조, 사측 임금인상률 제안 수용...사측은 명절 배려금 확대로 화답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더 이상 삼성에서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한 지 2년 3개월 만에 삼성전자 노사 관계에 또 다른 이정표가 세워졌다. 창사 53년 만에 처음으로 회사·노조 간 임금협약을 체결하게 됐다.

8일 삼성전자 노·사에 따르면 삼성전자 내 4개 노동조합으로 구성된 공동교섭단은 최근 조합원 투표를 거쳐 사측과 협상 끝에 마련한 ‘2021~2022년도 임금교섭 잠정합의안’을 의결했다. 임금협약 체결식은 10일 경기 용인시 기흥캠퍼스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해 10월부터 2021년 임금교섭을 시작한 삼성전자 노·사는 교섭이 교착 상태에 빠지며 해를 넘기자 2022년 임금교섭을 병합해 협상을 진행해왔다. 본교섭 11차례, 실무교섭 20차례 등 총 31회의 교섭을 진행한 끝에 합의안을 마련한 것이다

합의안에 따르면 노조원들의 임금인상률은 기존에 회사가 제시한 수준을 그대로 따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7.5%(기본인상률 4.5%·성과인상률 평균 3.0%), 올해 9%(기본인상률 5%·성과인상률 평균 4%) 수준으로 임금을 인상했다.

또한 명절 연휴 기간 출근자에게 지급하는 ‘명절 배려금’ 지급 일수를 기존 3일에서 4일로 늘리고 올해 초 신설된 3일의 ‘재충전 휴가’를 사용하지 않으면 올해에 한해 연차수당을 보상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임금피크제와 휴식제도 개선을 위한 노사 태스크포스(TF)도 구성된다.

지난해 8월 창사 이후 첫 단체협약을 체결한 삼성전자 노·사는 같은해 10월 임금협상을 위해 테이블에 마주앉았다. 그러나 노조가 전 직원의 계약 연봉 1000만원 일괄 인상을 요구하는 등 임금·성과급 등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협상이 평행선을 달리자 노조는 결국 지난 2월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조정 중지’ 결정을 받으며 ‘파업 초읽기’에 접어들기도 했다.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겸 DS부문장이 직접 노조 대표자들과 만나 대화에 나섰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그러나 노조가 추가 임금인상 요구를 철회하면서 협상은 급물살을 탄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이 지나치게 장기화하는 상황을 고려해 먼저 한 발 물러선 것이다. 회사 측도 명절 배려금 확대 등 실질적인 복리후생 강화로 화답하면서 합의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첫 단체협약에 이어 이번에 첫 임금협약이 체결되는 데 따라 삼성전자도 소위 ‘임단협’이라고 불리는 주요 협약을 모두 체결하게 됐다. 이로써 이 부회장이 약속한 ‘무노조 경영 철폐’의 마지막 조각이 맞춰진 셈이다. 삼성전자 노·사는 향후 임금·단체협약을 통해 조합원들의 처우와 근무 환경 개선 등을 위해 지속해서 머리를 맞대며 노사문화 개선을 위해 머리를 맞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첫 단체협약에 이어 이번에 첫 임금협약도 원만하게 합의하면서 노사관계에 큰 발걸음을 뗐다”며 “상생의 노사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당시 삼성전자 노·사 관계자들이 경기 용인시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에서 첫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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